보조금 중심 지원 ‘사회적기업’ 성장 도움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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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지금 중기에선 보조금 중심 지원 ‘사회적기업’ 성장 도움 안돼 투·융자 방식 자금조달 필요하고, 기업특성 맞게 중장기 지원 있어야

기사입력2017-11-21 18:28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현행 사회적기업 창업 지원정책은 1년단위의 단기 인큐베이팅 지원에 비해 정책목표가 과도하며, 사용처를 제한하는 보조금 중심의 사업개발비는 기업성장에 효과가 없다는 현장 목소리가 나왔다. 따라서 1년 단기형, 2~3년이상 중장기형 등 기업특성에 맞게 성장경로를 설계하고, 현행 보조금 위주의 자금조달 방식을 보조금과 투·융자가 융합되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기이코노미가 20일 주최한 ‘사회적경제 창업생태계 진단 좌담회’에서 에스이임파워 사회적협동조합 김성기 이사장은 ‘소셜벤처 창업 생태계 시즌2’ 발제를 통해 “새 정부의 사회적기업 창업지원 정책은 기업특성에 따른 다각적인 성장경로를 마련하고, 정부보조금과 투·융자 자금을 병행하는 창업자금 생태계를 조성하는 한편, 기술특화형 소셜벤처 지원을 확대할 것”을 제안했다.

김 이사장은 “지난달 18일 정부가 발표한 사회적경제 활성화 대책 내용을 살펴보면, 대부분 수사에 그칠 뿐이고 그동안 해오던 사업에 명칭만 바꿔 넣은 것 같다는 문제의식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사회적기업 창업은 그동안의 다양한 성공·실패 경험이 공론화된 장에서 다뤄지지 못했다”며, “새롭게 변화될 경제패러다임과 정책환경을 염두에 두고 지난 시기를 ‘시즌1’로 규정하고, 사회적기업 창업생태계의 대폭적인 개편을 목표로 논의를 시작할 때”라고 주장했다.

©중기이코노미

◇창업팀 예비(인증)사회적기업 전환실적 미흡=2011년 처음 시작된 고용노동부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은 예비사회적기업가 창업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창업공간, 사업개발비, 멘토링서비스 등을 지원한다. 이 사업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 1년 사업기간으로 권역별 위탁운영기관을 선정해 수행한다. 매년 500개가량의 예비창업자에게 창업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데, 인큐베이팅 지원기간은 1년이다. 정책목표는 예비사회적기업으로의 성장이다.

하지만 지원을 받은 예비창업가의 창업성공률은 50% 수준인데 반해,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성장한 실적은 미흡하다.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14년까지 4년간 1363개 지원팀중 창업에 성공한 팀은 745개(54.7%)지만,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진입한 팀은 123개(9%)이다. 여기서 인증사회적기업으로까지 성장한 팀은 8개(0.6%)에 불과했다.

◇단기·소규모 지원에 비해 과도한 정책 목표=김 이사장은 “현행 사회적기업 창업 지원정책은 1년단위의 단기 인큐베이팅 지원을 하고, 예비(인증)사회적기업 달성이라는 정책목표를 설계해 뒀다. 이는 창업기업 입장에서 과도한 목표”라고 지적한다.

예비사회적기업 지정기준을 충족하려면, 적어도 직원을 고용할 수 있는 고용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매출액이 발생해야 한다. 그러나 예비창업가가 1년만에 그러한 성과를 달성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는 얘기다. 또 사회적기업 창업팀으로 선정되면 1000만원에서 5000만원 규모의 사업개발비를 지원받고 재정 지원기간은 1년인데, 사용처를 제한하는 보조금 중심의 사업개발비는 기업성장에 미치는 효과가 미흡하다는 것이 김 이사장의 분석이다.

이와함께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 지원이 종료된 이후, 창업성장 단계·분야별 지원 프로그램이 거의 없다. 중소기업의 경우 창업 7년차까지 지원하고, 다양한 지원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과 비교된다. 김 이사장은 “창업팀을 인증사회적기업으로 성장시킬 단계별 창업지원 사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김성기 에스이임파워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은 “새 정부의 사회적기업 창업지원 정책은 기업 특성에 따른 다각적인 성장경로를 마련하고, 정부 보조금과 투·융자 자금을 병행하는 창업자금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중기이코노미

창업 인큐베이팅의 품질저하도 사회적기업 창업생태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 위탁운영기관을 지원하는 기간은 1년으로 한정돼 있다. 그러다보니 위탁운영기관에서는 창업 인큐베이팅 멘토를 1년 단기 계약직으로 고용하는 경우가 많아 지속적이고 전문적인 업무를 수행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축적된 경험이 단절되기도 한다. 김 이사장은 “위탁운영기관 상근 멘토의 저임금과 고용불안정은 결국 서비스 품질을 떨어뜨리고, 이는 결국 사회적기업 창업생태계를 취약하게 만든다”고 주장했다.

◇다각적 성장경로·투융자 방식의 자금조달 필요=이에따라 김 이사장은 소셜벤처의 성장을 도모하고 촉진할 ‘소셜벤처 창업생태계 시즌2’ 시대를 열기 위한 정책을 제안했다. 소셜벤처란 소수 기업가가 사회문제를 해결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사업화하기 위해 설립한 신생기업을 말한다.

첫째 1년 단기형, 2~3년이상 중장기형 등 기업특성에 따른 다각적인 성장경로를 설계하고, 현행 보조금 위주의 자금조달 방식을 보조금과 투·융자가 융합되는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둘째 기술특화형 창업투자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다. 김 이사장은 이를 위해 소셜벤처에 자격을 부여하는 제도를 도입하자고 했다. 사회적가치를 창출하는 기업 범위를 영리법인까지 확장하되, 소셜벤처 자격을 부여함으로써 사회적경제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방법이다. 소셜벤처 자격을 받기 위해 기업은 ‘중소기업 창업 지원법’상 액셀러레이터를 통해 투·융자를 받고 일정기간 인큐베이팅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와함께 기술개발 기간이 길고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기술 소셜벤처의 성장을 효과적으로 돕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가 참여하는 기술벤처 통합지원 플랫폼을 설치하는 것도 기술 소셜벤처를 육성하는 방안이다.

김 이사장은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이 시작되고 7년차에 접어들었다. 그동안 3000명의 사회적기업가가 사회적기업을 운영하기 위해 도전했고, 그들의 사회혁신 열정은 소중하다”며 “중소기업 창업정책과 마찬가지로 사회적기업 창업지원 정책도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