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세력에 흔들리지 말고 서민경제 올인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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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키워드이슈 투기세력에 흔들리지 말고 서민경제 올인하라 달걀 한판 가격과 ‘영끌’족의 주식 투자 그리고 부동산 투기

기사입력2021-03-12 13:32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1년이면 소형승용차 1대 값이 절약됩니다.’ 1980년대 어느 신문에 실린 자동차 광고에는 이런 문구가 있었다. 광고를 한 자동차 회사의 논리는 이랬다. 자사가 판매하는 디젤지프는 기동성, 차 성능 등이 우수할 뿐 아니라 1년에 300만원 이상 기름 값이 절약된다는 것이다.

1990년대 초반에는 전화요금 인하 광고도 있었다. 당시 한국전기통신공사는 시내통화에 이어 시외통화 요금까지 내려 수익을 소비자와 함께 나누겠다고 밝혔다. 같은 시기 한국전력공사 역시 전기요금을 또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물가안정과 경제활성화를 선도하고, 여러 세대 거주 소비자의 부담을 덜기 위해서란다. 이래저래 지금의 현실과 비교할 바는 아니지만, 분명한 건 소비자가 이득을 보는 상황이란 것이다.

벌써 몇 달 됐다. 아침식사에 빠짐없이 올라온 달걀이 지난해 말경부터 식탁에서 사라졌다. 가격 때문이다. 고작 몇 푼 되지 않은 금액이라고 하기에는 다소 부담될 만큼 올랐다. 해가 바뀌고 벌써 석 달이 다 지나간다. 식탁에서 다시 달걀을 볼 수 있긴 하지만 가정경제 부담은 여전하다.

최근 기름 값에 전기요금, 도시가스까지 오를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게다가 지난해 여름 최장 장마와 겨울 한파에 직격탄을 맞은 농작물 가격은 아직도 원상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 정국에서 근근이 버티고 있는 서민에게 2021년이 더 버거울 것 같다는 우려가 생기는 대목이다.

몇 달 간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달걀 값에 홀쭉해진 주머니를 원상복구 시킬 수 있는 방안이야 말로 탄력을 회복할 수 있는 대책일 것이다. 정부는 더 이상 정치놀음 투기세력에 흔들리지 말고 서민경제에 올인하기 바란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갑작스레 큰돈이 생겨 부자 반열에 오른 사람을 흔히 졸부 혹은 ‘벼락’부자라고 한다. 최근 들어서는 이와 상반되는 의미의 용어가 생겼다. ‘벼락’거지다. 급여는 오르지 않았는데 부동산이 올라 갑자기 부자가 된 사람들을 보고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것을 말한다.

사실 그렇다. 이제 부자 아니 최소한 우리 사회에서 중산층 언저리 정도의 삶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뭔가 아끼는 것만으로는 안 된다. 1980년대처럼 기름 값을 절약하면 소형승용차를 구입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가지기 어렵다. 1990년대와 같이 수익을 내려 소비자와 함께 나누겠다는 공공정책으로 살림이 활짝 피는 시대도 아니다.

그렇다고 고정소득 외 수익을 얻기도 쉽지 않다. 근근이 저축해도 매년 생기는 수익으로는 물가 인상분을 감당하기 힘들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영끌’족의 투기에 가까운 적극적인 투자는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른다. 주식과 부동산 시장이 연일 들썩이고, 언론이 관련 기사를 집중적으로 다루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톱니효과, 어떤 상태까지 도달하게 되면 다시 원상태로 되돌리기 어렵다는 뜻이다. 소비 수준이 한번 올라가면 소득 여건과 무관하게 원 상태로 쉽게 내려가지 못한다는 것이다. 1인당 국민소득 3만불 시대다. 그만큼 우리 사회는 전반적으로 눈높이가 올라갔다. 과거와는 비교되지 않는다.

가계소득이 늘지는 못하더라도 줄거나 제자리걸음을 한다면 서민생활은 지켜오던 탄력을 잃게 된다. 탄성을 잃은 물건은 사용하기 힘들어진다. 늘어난 스프링이나 고무줄이 그렇다. 경제도 비슷하다. 탄성을 잃지 않게 하기 위한 유일한 수단은 탄력을 키우는 수밖에 없다. 몇 달 간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달걀 값에 홀쭉해진 주머니를 원상복구 시킬 수 있는 방안이야 말로 탄력을 회복할 수 있는 대책일 것이다. 정부는 더 이상 정치놀음 투기세력에 흔들리지 말고 서민경제에 올인하기 바란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