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법인 ‘원’ 김현희 노무사

경조휴가는 근로 제공의무가 있는 날을 면제한다는 점에서 연차휴가와 동일하다. 하지만 법정 휴가제도인 연차휴가와 다르게 경조휴가는 약정휴가이기 때문에 법적으로 부여할 의무는 없다. 그러므로 회사 재량에 따라 유급 여부나 대상에 따른 기간을 설정해 운영할 수 있다. 

또한 연차휴가제도는 근로자의 정신적·육체적 휴식의 기회를 부여해 근로의욕을 증진시키는데 목적이 있지만, 경조휴가는 경조사의 참여를 보장하기 위해 부여하므로 제도의 취지와 목적이 다르다. 그러므로 연차휴가는 사업 운영에 막대한 지장이 있는 경우 사용자는 휴가 시기 변경권을 행사할 수 있지만, 경조휴가는 경조사 발생 기간이 지나면 휴가 부여 목적이 소멸되므로 시기 변경권 행사가 불가능하고, 기일이 경과하면 휴가 청구권이 상실하게 된다(근기 68207-1452, 1994.09.14. 관련).

경조휴가 사용방법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나 관행이 존재한다면 그에 따라 해결하면 되지만, 명확한 규정이 없는 경우 적용방법에 있어 의견이 대립할 수 있다.

경조사는 근로자 본인에게 큰 의미가 있다. 경조휴가 사용에 대한 의견 충돌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에 산정기준에 대해 명확하게 규정해야 한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경조사 시작 기준점에 대해서도 해석이 충돌할 수 있다. 민법 제157조는 ‘초일불산입 원칙’에 따라 발생일은 포함되지 않지만, 그 기간이 오전 0시에 시작된 때에는 초일을 산입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경사일이 사전에 정해져 있을 경우 오전 0시부터 시작됐다고 볼 수 있으므로 초일을 산입하지만, 부고와 같이 조사일은 특성상 사전에 정해질 수 없으므로 0시에 사유가 발생하지 않는 한 초일불산입 원칙에 따라 다음날부터 휴가 시작일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만약 경조사 휴가를 유급휴가로 부여했음에도 근로자가 출근할 경우 임금 제공의무가 있을까? 근로 제공의무를 면제했음에도 근로를 했으므로 사용자는 임금 지급의무가 있는 반면, 경조휴가는 근로기준법에 따른 유급휴일이 아니므로 제56조 제2항의 휴일근로 가산수당은 발생하지 않는다(근기01254-3483, 1988.03.08.).

경조사는 근로자 본인에게 큰 의미를 가지는 일인데 경조휴가 사용에 대한 의견 충돌이 발생할 경우, 근로자는 회사에 서운한 감정이 들게 돼 애사심이 낮아지고 근로의욕이 저하될 수 있다. 그러므로 가급적 사전에 산정기준에 대해서 명확하게 규정해, 분쟁 발생을 사전에 방지해야 할 것이다. (중기이코노미 객원=노무법인 원 김현희 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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