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ive 중기 ㅣ 산업뉴스
느낌 그대로…‘자연’을 집 안으로 끌어 들이다
원목의 냄새와 결을 트렌디하게…국제가구 및 인테리어산업대전
- 기사입력2024-09-06 00:00
김범규 기자 (bgk7@junggi.co.kr) 다른기사보기
-
오드 트레인에서 새로 출시한 워크웨어 브랜드 제품들 ©중기이코노미“변하지 않는 아름다움은 클래식에서 나옵니다. 세월이 주는 느낌을 이길 수 없죠. 우리는 이런 고풍스러운 느낌을 가구를 통해 감각적으로 구현하고 있습니다.”지난 8월29일부터 9월1일까지 킨텍스에서 열린 ‘한국국제가구 및 인테리어산업대전’에서 중기이코노미와 만난 오드 트레인(ODD. TRAIN) 이준호 대표가 브랜드를 소개하며 한 말이다.자연이 주는 편안함과 안정감은 사람의 정서에도 많은 영향을 끼친다.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원목가구가 사랑을 받는 이유다. 이번 박람회는 목재산업 전시와 동시 개최한 만큼 나무를 활용한 다양한 인테리어 제품들이 선보였는데, 최근 트렌드와 맞물려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브랜드들이 대거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나무의 클래식함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다원목의 질감과 느낌은 클래식함을 넘어 고급스러운 아름다움을 준다. 특히 오랜 손때가 묻을수록 원목의 아름다움은 빛을 발하기 마련이다.오드 트레인은 이런 나무의 느낌을 그대로 집 안으로 들였다. 이준호 대표는 “증기 기관차의 클래식함에 영감을 받아 기업명도 오드 트레인으로 지었다”며, “우리가 추구하는 방향은 엔틱과 클래식 그 중간”이라고 설명했다.
오드 트레인의 직원이 워크웨어 브랜드에서 클래식한 느낌의 앞치마를 입고 책상에 앉아 독서대를 이용해 책을 보고 있다. ©중기이코노미가구 목수인 이 대표가 오드 트레인을 론칭한 것은 3년 전이다. 최고급 북미산 호두나무를 사용해 가구와 소품을 제작하는데, 홈인테리어 관련 제품을 생산하다 지난달부터 데스크테리어로 방향성을 구체화했다고 한다.그렇다고 해서 오드 트레인이 클랙식한 미적 감각만을 추구하는 브랜드는 아니다. 주력 상품 중 하나인 독서대를 보면 사용감 등 디테일에 신경 쓴 모습이다. 독서대를 접고, 펼치는 과정에서 부드러우면서도 쫀쫀함 탄력감 등 폴딩감을 잊지 않았기 때문이다.고급스러운 외관에 비해 금액대는 9만5000원으로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책정했다. 즉, 판매 비율을 높여 수익 구조를 가져가겠다는 전략이다.이준호 대표가 개인적으로 필요해 만든 제품이 또 다른 브랜드로 탄생하기도 했다.그는 “가구 소품을 제작하다 개인적으로 필요한 툴을 달아 앞치마를 만들었다”며, “일하는 사람도 얼마든지 클래식하게 입고 일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에 8월 말에 제품 개발을 완료해 이번에 처음 워크웨어 브랜드를 론칭했다”고 소개했다.
이철상 대표가 자신이 기획, 설계, 디자인한 제품에 앉아 있다. ©중기이코노미화려한 조명과 원목의 어우러짐이 눈에 띄는 자연과 나(elon studio) 부스는 썩은 나무를 목수가 디자인해 인테리어 소품으로 재탄생시킨 브랜드다.이곳의 이철상 대표는 “산에서 몇십 년 동안 썩어 겉만 남아 있는 나무를 소재로 삼고 있다”며, “자연적인 형태는 살리고, 금속 등을 결합해 데스크, 조명 등을 제작하고 있다”고 중기이코노미에 소개했다.그러며 “강화도에 있는 800년 된 보호수가 태풍에 쓰러져 있던 걸 가져와 이 나무의 껍질을 이용해 테이블을 만들었다. 또, 썩은 부분을 도려내 그 부분은 몇 십년간 선박에 사용되다 썩은 철을 조합해 디자인적으로 풀어냈다”고 덧붙였다.특히 그는 기존 조명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기존에 원목으로 만든 조명을 보면 과거형에 머물러 있는 점이 안타까웠다. 이를 현대적으로 풀어내고 싶었다”며, “목재 상부에 있는 고리를 쇠사슬 대신 와이어를 이용해 갤러리 분위기를 풍기도록 했다”고 뿌듯해했다.나무와 숲…이 시대 가장 큰 사치를 누리다한강뷰, 숲세권은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주거지다. 한국트리하우스협회는 나무와 숲이 인간에게 주는 편안함과 즐거움을 체험으로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권태원 이사가 직접 트리 하우스에 올라 눈 앞에 보이는 나무를 바라보고 있다. ©중기이코노미한국트리하우스협회 권태원 이사는 중기이코노미에 “현행법상 숲경영체험림이나 휴양림에는 나무 위에 집을 짓는 것이 가능하게 돼 있다”며, “이에 강화, 김해, 평택, 홍천 등의 야영장과 숲 체험장에 트리하우스를 짓고 있다”고 했다.트리 하우스는 사람들에게 잠시나마 숲에 사는 기분을 느끼게 해줄 뿐만 아니라 남녀노소 불문하고 누구나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이날 부스에 마련된 트리 하우스 역시 1m가 넘는 소나무에 집을 짓고, 기둥 사이 사이마다 매트, 출렁다리를 연결해 관람객들이 직접 오르락내리락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여기에 도르래를 이용해 물건을 나무 밑에서 위로 올려 본다든지, 출렁다리를 건너며 종을 치고, 나무를 두드리는 행위를 통해 자연과 사람을 하나로 잇는 역할도 한다.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인간이 나무를 우러러보는 게 아니라 동등한 시각에서 서로를 바라본다는 점이다.권태원 이사는 “트리 하우스에서 나무를 바라보면 수평으로 보인다. 평소에는 위로 쳐다봐야 보였던 나뭇잎을 라이브로 눈앞에서 볼 수 있는 것”이라며, “창문을 열고 숲을 라이브로 본다는 것 자체가 이 시대에 가장 큰 사치”라고 말했다.
이정환 연구원이 한옥의 기본 설계를 보여주고 있다. ©중기이코노미자연을 품은 집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한옥의 인기도 덩달아 올랐다. 한국목조건축직업전문학교 교사이면서 한국목구조기술인협회에 속해 있는 이정환 연구원은 중기이코노미에 한옥의 기본구조를 설명했다.그는 “관람객에게 한옥의 기본 설계를 보여주기 위해 한옥 공포(栱包) 체험 부스를 열었다”며, “기둥 위에 부재들이 결부되는 방식을 공포라고 하는데, 목재를 사용하는 한옥 특성상 가로 부재를 연결해 건물을 짓는데 이 지점을 안정적으로 받쳐주기 위해 사용되는 받침부재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공포는 건물에 따라 달라지는데, 사찰, 궁궐, 화려한 큰 건물인지 대중이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양반집 형태인지에 따라 달라진다”며, “이를 설명하기 위해 3D프린터로 각 부품을 뽑아와 각 부재가 어떤 형식으로 조립되는지 보여주고 있다”고 덧붙였다.최근에는 기술적으로도 발전해 완전 수공예에서 기계를 이용해 가공해 한옥을 짓기도 한다. 하지만, 못을 쓰지 않는 한옥은 전문지식이 필요하기 때문에 관련 자격증을 공부하거나 목조주택을 짓고 싶은 사람들은 교육이 필수다. 보통 교육과정은 9개월 정도 소요된다고 한다.기후 위기·동물 등을 디자인적으로 풀어내다이번 박람회에는 가구 디자이너를 꿈꾸는 대학생들이 자신의 작품을 직접 소개하는 자리도 마련됐다.흔적을 메인 테마로 ‘~에 담긴 이야기’라는 콘셉트로 부스를 꾸민 공주대학교 가구리빙디자인학과 학생들은 ‘가구를 통해 세상의 자국으로 남고 싶다’는 마음을 표현했다.윤찬영, 편다은 씨는 중기이코노미와의 만남에서 “세상의 모든 것은 한시적으로 존재하고, 그 안에서 각자의 과거를 남기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전시는 과거와 현재를 보여주는 흔적인 동시에 미래를 향하는 이정표”라고 정의했다.
공주대학교 가구리빙디자인학과 작품들. 최근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지구 온난화 등 기후 문제를 표현한 의자와 자연의 풍화를 주제로 표현한 작품 등에 학생들이 앉아 있다.
강원대학교 생활조형디자인학과 작품들. 구름 밑으로 무지개가 보이는 것을 표현한 가구와 켈트 신화의 산양을 표현한 가구 등 다양한 디자인들이 선보였다. ©중기이코노미강원대학교 생활조형디자인학과 고재찬, 김석주, 김정현, 김지환, 이윤서, 이정재, 임지애 씨는 “원목을 통해 따뜻한 분위기의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며, “이를 통해 손이 자꾸만 가는 가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여기에는 청년의 복잡다단한 심경을 디자인으로 표현한 작품도 있다.동물로서의 산양은 보호를 상징하지만, 켈트 신화에 나오는 산양은 이기심을 나타낸다. 즉, 자신의 이중성에 대해 혼돈하고 있는 사람들이 자신의 진정한 자아를 수납장 안에 담길 바라는 마음을 디자인으로 풀어냈다고 한다. 중기이코노미 김범규 기자<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