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 탈중국 현상, 제3국 이전 지원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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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한국기업 탈중국 현상, 제3국 이전 지원해야”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공급망 안정화 차원 지원제도 정비 필요”

기사입력2024-05-11 00:0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중국에 투자한 한국기업의 탈중국 현상이 확산됨에 따라, 이들의 제3국 이전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근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발표한 ‘한국의 대중 투자 둔화 배경 및 시사점’ 보고서는 “재중 한국기업의 탈중국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해외 공급망 안정화 차원에서 대중국 투자기업의 경영 안정화 및 제3국 이전 지원제도의 정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전자통신 산업의 전체 해외투자액 중 49.9%가 중국에 투자됐다. 투자잔액이 318억달러에 달한다. 이 밖에 업종별 해외투자액 중 중국 비중을 보면 자동차 및 트레일러 30.4%), 고무 및 플라스틱 33.3%, 화학 24.3%, 섬유 및 의류 제조업 20% 등으로 중국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문제는 최근 중국 내수와 수출의 빠른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데 있다. 보고서는 “자동차·화학 등 중국기업과 경쟁이 치열해지는 업종의 중국 내 사업 구조조정과 탈중국 압력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또 “특히 소재와 부품 기업의 탈중국은 중장기적으로 우리의 공급망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첨단 분야 및 공급망 핵심 업종에서 탈중국기업의 한국으로의 회귀(U-turn)뿐만 아니라 해외 공급망 다원화 차원에서 제3국으로의 이전(P-turn)이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원제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감소하는 대중국 투자, 수출감소 원인으로 작용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한국의 대중국 신규 투자는 2019년을 정점으로 빠르게 둔화되고 있으며, 2023년에는 반도체 분야 투자가 크게 감소하면서 대중국 투자가 급감했다.

한국의 해외직접투자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점차 하락하는 추세로, 2023년에는 7위국까지 내려앉았다. 투자감소가 수출위축으로 연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사진=이미지투데이>

2018~22년의 5년간에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대중국 투자가 확대됐으나, 중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의 철수도 크게 증가했다. 이 기간 대중국 신규 투자액 311억달러 가운데 반도체 분야가 124억달러로, 전체 대중국 투자의 39.8%를 차지했다.

그러나 재중 한국기업의 사업 매각 또는 중단을 통한 자본 철수가 본격화되면서, 2021년 한국의 대중국 투자 회수액은 역대 최대 규모인 27억1800만달러를 기록했다. 또 반도체 분야의 투자가 일단락된 2023년에는 한국의 대중국 신규 투자액이 18억6700만달러로 1년만에 78.1% 감소했다.

한국의 해외직접투자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점차 하락하는 추세로, 2023년에는 7위국까지 내려앉았다. 중국은 2013년 처음으로 한국의 1위 투자 대상국이 된 후 2022년까지 2~3위를 유지해왔으나, 2023년 들어 미국(1위)은 물론 베트남(5위), 인도네시아(6위)보다도 순위가 밀렸다.

보고서는 한국기업의 대중국 투자 둔화에 대해 ▲반도체 투자 급감 ▲중국의 투자여건 악화에 따른 해외투자 지역 전환 ▲전반적인 해외투자 증감 등 복합적 요인에 기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대중국 투자 둔화가 중국 내수시장 개척, 대중국 중간재 수출의 위축으로 이어지면서 대중국 수출 감소의 중요한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해외투자가 수출 확대의 중요한 루트 중 하나”

보고서는 “안미경세(안보는 미국, 경제는 세계; 대중국 수출 의존 축소, 대중국 중간재 수입 의존 축소, 대중국 투자 의존 축소) 전략의 일환으로 해외투자 지역 다변화를 통해 수출시장 다변화를 도모해야 한다”고 방향을 제시했다.

한국의 해외투자에 대해서는 여전히 미국, 중국, ASEAN 지역에 편중돼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한국기업의 새로운 투자 지역으로 부상한 ASEAN, 특히 베트남에 대한 상대적인 편중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글로벌 FDI(해외 직접투자)의 나라별 비중에 비하면, 한국의 대미 투자는 1.17배가 더 많다. 중국(1.35배)과 ASEAN(1.67배)에 대한 투자 역시 글로벌 비중보다 더 많다. 특히 베트남(9.53배), 미얀마(7.64배, 캄보디아 6.41배 등의 비중이 두드러진다.

보고서는 “글로벌 해외투자 분포를 감안할 때, 유럽(영국, 독일, 프랑스 등), 중남미(브라질, 멕시코), 베트남 이외의 동남아(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인도 등지로의 해외투자 확대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들 지역의 경우 “다른 국가에 비해 한국의 해당 지역 투자가 상대적으로 부진하다”며, “해외투자가 수출 확대의 중요한 루트 중 하나라는 점에서 동 지역에 대한 투자에 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보일 필요가 있다”고 했다.

특히 “한국의 해외투자 잔액 대비 수출이 상대적으로 부진한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동유럽(폴란드, 헝가리 등), 브라질 등의 경우 상대적으로 우리의 수출 확대 가능성이 큰 지역이 될 수 있다”고 주목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