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해외진출 새 관문…정상외교 ‘후광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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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산업뉴스 中企 해외진출 새 관문…정상외교 ‘후광효과’ ‘한국 정부가 보증하는 대표기업’ 이미지 얻어 브랜드 알리는데 주효

기사입력2016-06-29 21:01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정상외교가 중소·중견기업의 성공적인 해외진출을 위한 새로운 관문으로 자리잡고 있다. 정상외교 당시 경제사절단으로 참여한 중소·중견기업들이 현지에서 ‘한국 정부가 보증하는 대표기업’이라는 대통령의 후광효과를 등에 업고, 해외 우량 바이어들과 만나 양해각서(MOU)를 맺거나 수출계약을 성사시키는 등 크진 않지만 성과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이란 정상외교를 통해 이란 기업과 수출 MOU를 체결했다는 ‘뮈샤’의 김정주 대표<사진=코트라>

지난 5월, 한·이란 정상외교 경제사절단에 참가한 주얼리 기업 ‘뮈샤’는 이란 현지에서 300만달러에 이르는 수출 MOU를 성사시켰다. 특히 주목할 만한 성과는 4개 기업과 맺은 수출 MOU의 구체적인 내용이다. 이란 왕실에 주얼리를 납품하는 현지 유명 주얼리기업 메흐 이라닌(Mehr Iranin)사와 라이선싱 계약으로 2년간 브랜드 사용권 6억원의 수출 MOU를 체결했다. 또 타라 갤러리사와 인프라, 디자인, 시장개척 공동사업도 추진하게 된다. 뮈샤의 김정주 대표는 “MOU를 체결한 기업들 모두 명성이 대단하다. 정상외교가 아니라면 중소기업이 만날 수 없었을 것” 이라고 말했다.

전자출판 생산기업 ㈜엣지아이앤디는 지난해 11월 프랑스·체코 경제사절단으로 참가해 네덜란드 바이어와 1300만달러 규모의 수출 MOU를 체결했다. 이후 엣지아이앤디는 지난해 12월 컨테이너 2량 분량의 제품을 곧바로 선적해 보냈다. 중소기업의 독자 브랜드로도 얼마든지 세계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주영학 대표는 올해 4월 미국·멕시코 경제사절단에도 참가해 미국 디지털 사이니지·기자재 유통업체인 F사와 500만달러 규모의 수출 MOU 체결에 성공했다.

코트라가 29일 개최한 ‘4차 산업혁명 시대:오픈네트워크와 정상외교 활용전략’ 세미나에서 윤원석 정상외교경제활용지원센터장은 ‘정상외교 후광효과 활용 전략’이라는 주제발표에서 “정상외교 경제활용과 일반 해외바이어 상담회의 가장 큰 차이는 바로 ‘후광효과’”라고 말했다. 그는 “경제사절단으로 참여한 중소·중견기업들은 현지에서 ‘한국 대표기업’이라는 대통령의 후광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상외교 경제활용은 대통령의 정상외교에 기업들이 경제사절단으로 참가해 실제 비즈니스 성과를 내는 지원체계를 말한다.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독자적으로 해외박람회나 전시회에 참여하는 것보다 나라를 대표하는 브랜드로 가는 정상외교 경제사절단에 참가하는 것만으로도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기회다. 비즈니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신뢰인데 정상외교 경제사절단으로 해외 바이어를 만나면 참가기업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 비즈니스 성사에 유리한 조건으로 작용한다.

코트라가 29일 개최한 ‘4차 산업혁명 시대:오픈네트워크와 정상외교 활용전략’ 세미나에서 윤원석 정상외교경제활용지원센터장은 ‘정상외교 후광효과 활용 전략’이라는 주제발표에서 “정상외교 경제활용과 일반 해외바이어상담회의 가장 큰 차이는 바로 ‘후광효과’”라고 말했다. ©중기이코노미

정상외교 경제사절단은 시장에 대한 사전조사가 개별기업에 비해 조직적으로 치밀하기 때문에 참여할 경우 기업의 해외 판로개척에 도움이 된다. 게다가 중소기업에 부담이 될 수 있는 부스비나 통역비 등도 지원받을 수 있다. 또 경제사절단 참가가 시발점이 돼 글로벌 기업으로 가는 터닝 포인트가 되기도 한다.

윤 센터장은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미국·중남미·중동·유럽·중국·멕시코·아프리카·프랑스·이란 등의 국가에서 정상외교와 함께 경제사절단을 구성해 약 20여회의 1:1상담회를 추진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상담회에 참가한 우리 기업은 1021개사이며, 370여건 약 31억달러의 계약을 추진했다. 이들 기업의 96%는 중소·중견기업이다.

신뢰·브랜딩·시장진입·스노우볼 효과 기대

윤 센터장은 정상외교 경제활용의 효과로 ▲신뢰 ▲브랜딩과 홍보 ▲비관세 장벽해소 등 시장진입 ▲스노우볼 등을 꼽았다.

◇신뢰효과=정상외교 경제사절단에 참가대상기업은 브랜드 인지도가 낮고 해외진출이 어려운 중소기업이다. 이들 기업에 ‘국가대표’ 이미지를 부여함으로써 현지 기업들에 신뢰감을 준다는 것이다.

◇브랜딩과 홍보효과=양국의 정상회담은 양국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된다. 정상외교 관련기사에 자사의 이름이 포함됨으로써 브랜드 인지도가 상승하는 효과가 나타난다. 이달 초 한-프랑스 정상회담 당시 경제사절단으로 참가했던 한국기업 ‘스마트박스’는 현지 상담회에서 프랑스 우체국과의 수출계약을 따냈고, 이 소식을 현지언론이 보도했다.

◇비관세 장벽해소 등 시장진입 효과=정상회담은 기업간의 비즈니스와 달리 통상정책이나 각종 규제 문제를 해소하는 역할을 한다. 이를 통해 실질적인 비즈니스를 창출할 수 있다. 지난해 10월 한-중 정상회담 시에는 양국 간 쌀, 삼계탕, 김치 등의 위생검역·검사조건에 대한 합의를 통해 중국 수출 판로를 확대하기도 했다.

◇스노우볼 효과=정상회담 경제사절단 참가로 얻는 수출계약 등의 효과는 1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후속계약을 체결하거나 인지도가 향상되는 등 후속 영향을 가져온다. 지난해 중동 경제사절단으로 참가해 쿠웨이트 정유사와 28만달러 수출계약을 체결했던 특수복 제작업체 태산상역은 이후 매달 재계약을 통해 100만달러로 수주규모가 확대됐다. 또 중동순방 직후 사우디에 방염복 400만달러 수출계약을 추가로 체결했다.

윤 센터장은 “정상외교 후광효과는 참여기업으로 선정되지 못한 기업에는 역후광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며 “따라서 선정과정에서 가장 우수한 기업을 선정하는 방식이 아닌 시기적으로 여건상 가장 적합한 기업이 참가하는 방식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 선정된 기업에 대한 마케팅에 집중하는 것보다는 프로젝트의 특성을 부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상외교 경제사절단 참가를 희망하는 기업은 코트라에서 운영하는 정상외교 경제활용포털(president.globalwindow.org)을 통해 상시 신청할 수 있다. 최초 1회 등록을 하면 이후 진행되는 정상회담 등의 사업정보를 지속적으로 받아볼 수 있다. 코트라는 신청기업 중 정상외교 해당 국가와의 사업관련성, 순방활용도, 유망성 등의 검증을 거쳐 100여개사를 선정한다. 선정된 기업은 정상외교 경제사절단으로서 해당국가를 방문해 비즈니스 포럼, 1:1상담회, 분야별 네트워킹 세미나에 참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