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통 하나면 수거비도 CO₂발생도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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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파트너 ㅣ 스타트업·TIPS 쓰레기통 하나면 수거비도 CO₂발생도 줄인다 스마트 태양광 압축 쓰레기통으로 “폐기물 수거비용 80% 절감”

기사입력2016-07-21 13:0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클린큐브는 태양광 압축 쓰레기통이다. 쓰레기통 상단의 태양광패널이 전기를 생산하고 센서를 활용해 쓰레기를 자동으로 압축하는 시스템이다. ©중기이코노미

전세계 폐기물 수거비용은 연간 350조원에 육박한다. 선진국일수록 쓰레기 발생량이 많고 인건비가 비싸 폐기물 처리비용도 더 많이 발생하는 추세다. 쓰레기 수거비용을 줄이고, 수거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와 연료비·인건비를 줄이기 위한 솔루션이 필요한 시점이다.

스마트 태양광 압축 쓰레기통인 ‘클린큐브’와 ‘클린캡’, 데이터 기반 통합 폐기물 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하드웨어 스타트업 ㈜이큐브랩은 쓰레기 수거시점을 예측해 경로를 최적화하는 것만으로도 경제적 파급효과는 약 150조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큐브랩의 권순범 대표는 “클린큐브와 통합 관리 솔루션을 활용하면 도시의 쓰레기 수거비용을 최대 80%까지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폐기물수거 新 패러다임 클린큐브·클린시티네트워크

클린큐브는 태양광 압축 쓰레기통이다. 쓰레기통 상단의 태양광 패널이 전기를 생산하고 센서를 활용해 쓰레기를 자동으로 압축하도록 한 시스템이 적용됐다. 클린큐브는 압축을 통해 일반 쓰레기통보다 최대 8배의 쓰레기를 담을 수 있다. 또, 압축과 통신에 사용하고 남은 전력은 쓰레기통 측면에 부착된 LED백라이트 광고판으로 보내져 부가적인 광고수익까지 기대할 수 있다.

클린캡은 어떤 타입의 쓰레기통에도 설치가 가능한 초음파 적재량 감지센서다. 300만원대의 클린큐브를 구매하지 않더라도 기존 클린캡을 쓰레기통에 부착하면 쓰레기량을 감지하고 수거시점을 관리자에게 전달한다. 클린캡은 무료로 설치할 수 있으며 월 1만2000원의 시스템 사용료를 내면된다. 클린캡은 어떠한 종류의 물질도 감지할 수 있는 초음파기술을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클린시티네트웍스(CCN)는 웹과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으로 사용할 수 있는 통합 관리 소프트웨어서비스다. 실시간으로 클린큐브와 클린캡이 전송한 쓰레기 적재량 정보를 확인해 사용자가 쓰레기를 효율적으로 수거할 수 있도록 수거경로와 일정을 짜준다. 일괄적으로 전체 구역을 들러야 하는 현재의 비효율적인 시스템에 비해 시간과 비용을 모두 절약할 수 있는 것이다.

클린시티네트웍스(CCN)는 실시간으로 클린큐브와 클린캡이 전송한 쓰레기 적재량 정보를 확인해 사용자가 효율적으로 쓰레기를 수거할 수 있도록 수거경로와 일정을 짜준다.<자료=이큐브랩>

클린캡은 어떤 타입의 쓰레기통에도 설치가 가능한 스마트 초음파 적재량 감지센서다.<자료=이큐브랩>

이상화탄소 발생 줄이고 수거비용 절감 효과

권 대표는 “인구밀도가 높거나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서 빠르게 처리하지 못한 폐기물은 쓰레기통에 넘쳐 길거리를 지저분하게 만든다”며 “클린큐브나 클린캡을 설치하면 거리에 쓰레기가 넘치는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또 궁극적으로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줄이고, 인건비와 연료 등 수거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2월 10년 만에 대학을 졸업했다는 권 대표는 대학 재학시절 뜻 맞는 친구들과 태양광 압축 쓰레기통이라는 아이디어만으로 세계시장을 향한 도전을 시작했다. 시작은 ‘거리의 쓰레기통이 넘치고 지저분해지는 것이 과연 시민의식 문제인가’라는 의문이었다. 경험도 기술도 부족했던 청년들은 청계천 등 시제품을 만들어볼 수 있는 곳들을 돌아다니며 시제품을 만들었다. 시제품이 과연 시장에 필요한 물건인지 확인하기 위해 새벽 5시면 미화원의 일을 도와가며, 시제품의 가능성과 보완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 현장이야기를 들었다. 미화원들과의 대화를 통해 미화원 숫자가 부족하고, 낙후된 수거방식이 미화원의 업무부담을 가중시킨다는 것을 알았다. 쓰레기 수거방식은 기술발전에서 소외된 시장이라는 생각을 했다.

㈜이큐브랩 권순범 대표

“재밌게 시작했지만 제대로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권 대표는 2011년 7월 친구 2명과 창업을 하고 투자유치를 위해 각종 창업 경진대회를 찾아다녔다. 도전결과는 성공적이었고 2012년 7월 창업 경진대회를 통해 TIPS운영사 ‘쿨리지코너 인베스트먼트’와의 인연도 시작됐다. 이큐브랩은 쿨리지코너로부터 10억원의 투자를 받고, 2014년에는 TIPS팀으로 선정돼 5억원을 추가로 지원 받았다. 쿨리지코너는 창업 초기부터 교육과 멘토링을 해줬으며 해외 파트너를 통해 이큐브랩의 해외시장 진출을 도왔다.

권 대표는 “경험이 부족하고 현장에서 일어나는 변수들이 많아 늘 계획했던 것보다 2배의 비용이 들어가고 3배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며 “쿨리지코너의 투자와 멘토링을 받지 못했다면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생각도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시장 넘어 해외시장에서 러브콜

이큐브랩은 지난해부터 서울시 종로구, 마포구, 서대문구에 클린큐브 30대를 시범운영하는 것을 시작으로 제주·전주 등 지자체, 스마트시티 건설사, 폐기물수거회사 및 비영리단체 등에 사물인터넷(IoT) 기반 폐기물관리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국내 가로변 쓰레기통은 정부에서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정부에 납품하려면 우수조달제품으로 등록해야 한다. 권 대표는 신생 벤처기업으로서 조달시장에 진입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고 한다. 준비기간도 오래 걸리고 제품에 대한 검증도 필요해 1년여의 준비기간 끝에 지난해 3월에야 우수조달제품으로 등록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영국 도심에 설치돼 있는 클린큐브<자료=이큐브랩>

해외시장의 관심도 뜨겁다. 이큐브랩은 지금까지 유럽 11개국과 중동 4개국, 싱가폴, 홍콩, 호주 기업 등과 1400여대, 50여억원의 수출계약을 맺었다. 미국의 경우 현지 법인을 설립, 곧 미국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다.

“벤처에는 안정기라는 것이 없다. 내일 망해도 이상하지 않은 것이 벤처기업”이라는 권 대표는 “TIPS프로그램과 같은 정부의 벤처기업 지원사업은 아무 것도 가진 것 없는 스타트업이 무에서 유를 창출할 수 있도록 버틸 수 있는 기회와 힘을 준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순수 제조업 만으로는 시장에서 승부를 낼 수 없다”며 “소프트웨어와 IOT를 결합한 제품이 시장의 주목을 받을 수 있다”고 말한다. 이와함께 지금은 가로변의 쓰레기통을 먼저 시작했지만, 앞으로 상업시설과 산업폐기물 분야 등 전세계 폐기물을 이큐브랩의 시스템을 통해 효율적이고 안전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