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와 제조·공급업체 시장조사 함께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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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산업뉴스 소비자와 제조·공급업체 시장조사 함께 하라 세분화-타깃-위치선정 후 직접 발로 뛰어 보고 듣는 것이 최선

기사입력2016-07-23 15:33

김성화 기자 (rukawasss@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아이템 포지셔닝은 시장조사와 함께 진행해야 한다. ‘내 아이템을 구매할 소비자가 얼마나 되느냐’는 양적인 조사도 중요하지만, 이미 경쟁이 이뤄지고 있는 시장에서 소비자 특성과 선호에 대한 조사 또한 필요하다. 그리고 소비자뿐만 아니라 아이템 생산·제조를 함께할 공급업체에 대한 조사도 시장조사 단계에 포함해야 한다.

시장조사 앞서 STP(세분화-타깃-위치)과정 필요

<그래픽=김성화 기자> ©중기이코노미

창업아이템을 시장에 내놓기 위해 대부분 ‘얼마나 팔 수 있을까’를 생각한다. 하지만 이보다 앞서는 것이 있다. ‘어디에, 누구에게 팔 것이냐’다. 창업컨설팅 회사 ㈜희망설계의 김성호 전문위원은 “처음 제품을 내놓을 때는 일정 타깃을 염두에 두고 제품을 내놔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를 위해 STP과정을 선행해야 한다. STP란 세분화(Segmentation), 타깃선정(Targeting), 위치선정(Positioning)을 의미한다. 내 물건을 팔고 싶은 소비자를 세분해 특성을 파악하고, 그 중 일정 계층을 타깃으로 선정한 후, 그 타깃층의 성향을 파악해 제품을 어디에 위치시킬 것이냐를 분석하는 과정이다.

일례로 고급 친환경 타월을 판매하는 Hug+(허그플러스)는 여성 소비자 층을 세분화하고, 그 중에서 유아와 아동이 있는 엄마를 1차 타깃으로 삼았다. 그리고 조금 비싸더라도 좋은 것을 선호하는 엄마들의 특성을 파악하고, 기존 타월보다 고급화한 시장에 포지셔닝했다. 마케팅은 소득이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시작했다.

비슷한 사례로 기념과실수 사업을 준비 중인 한 창업자는 사업을 구상하면서 과실수에 의미를 둘 수 있는 대상을 신생아로 좁혔다. 과실수 가격을 대략적으로 정하고 난 후, 이를 소비할 수 있는 지역을 파악해 해당 지역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시작할 계획이다.

직접 발로 뛰어라…그 다음이 인터넷 활용

같은 위치에 있는 같은 업종이라도 매출은 다르다. 그 차이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내용과 무관 ©중기이코노미

김성호 전문위원은 “시장조사할 때 이론적인 방법도 있겠지만, 발품을 팔아 직접 보고 듣는 것이 가장 좋다”며 “시장조사를 온라인만으로 할 수 있는 사업은 없다”고 강조했다. 또 “가게를 차리고 싶은 곳이 있다면, 직접 찾아가서 시간대별로 요일별로 몇 명이 오가는지, 왜 같은 종류의 음식을 파는데 한쪽에만 몰리는지 소비자들에게 물어보고, 가게 매출은 얼마나 되는지 알아보는 것이 가장 좋은 시장조사”라며 여기에 많은 시간을 투자할 것을 조언했다. 길거리에서 직접 간단한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아이템에 대한 의견을 들을 수도 있다. 제품을 타깃으로 삼은 대상에게 제공해 사용 후기를 수집하는 것도 일종의 시장조사다.

직접 현장을 누비며 시장조사할 시간이 없다면 인터넷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최근에는 ‘네이버 데이터랩’이나 ‘구글 트렌드’를 통해 대략적인 트렌드를 가늠할 수 있다. 가령 ‘네이버 데이터 융합분석’을 이용해 ‘여행’, ‘캠핑’을 함께 검색하면 계절에 따른 캠핑 선호도를 알 수 있다. 간단하게는 포털사이트에 치킨집만 쳐봐도 주위에 어느 정도 있는지 알 수 있다. 통계청에서는 업체별 사업체 수 등 관련 정보를 제공한다. 김 위원은 “인터넷에 나오는 정보만 잘 활용해도 창업을 위한 뼈대를 잡을 수 있다”고 했다.

네이버 데이터랩 융합분석을 이용한 ‘여행’과 ‘캠핑’ 검색 결과<자료=네이버 데이터랩>

쇼핑몰 사이트에서 볼 수 있는 여러 숫자들은 모두 현재의 시장상황을 보여준다. 쉽게 지나쳐서는 안된다. 쇼핑몰 인기 검색어나, 제품별 물량 준비량과 판매량, 공동구매 제품에 무엇이 올라와 있나 등을 통해 시장현황을 볼 수 있다. 판매량에서 차이가 나는 동종제품을 비교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김 위원은 “시제품이 있다면 인터넷쇼핑몰 입점을 시도해보는 것도 시장조사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입점 협상과정에서 유사제품이 얼마나 팔리는지, 입점 시 몇 개나 팔려야 하는지, 가격은 어느 정도가 적당한지에 대한 쇼핑몰의 입장은 업계현실을 반영한다. 이를 통해 출시하려는 제품의 가치를 판단할 수 있다.

소비자뿐만 아니라 공급자 시장 파악도 중요

시장조사는 소비자에 국한해서는 안된다. 제품 제조업체나 공급업체에 대한 시장조사도 필요한데, 이를 바탕으로 초기 사업방향이 정해지기도 한다.

맵씨는 사업 초기부터 많은 공급업체를 섭외할 수 있었기에 빠른 성장이 가능했다.<자료=맵씨 홈페이지>

창업컨설팅사 ㈜희망설계에 따르면, 현재 남성패션코디 플랫폼 앱 ‘맵씨(MAPSSI)'를 운영 중인 장윤필 대표는 옷을 쉽게 구입하지만 만족도가 낮은 남성들의 쇼핑패턴을 타깃으로 정했다. 소비자인 남성이 온오프를 통해 찾아오면, 맵씨 코디와 상담한 후 맞춤형 옷을 선택하게 하고, 해당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와 연결해주는 플랫폼 기능만으로 1년만에 억대 매출을 올렸다. 이 플랫폼이 제대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소비자도 중요했지만, 옷을 공급해줄 업체 역시 그에 못지 않았다. 장 대표는 일일이 동대문 상인들을 찾아다니며 플랫폼과의 연계 가능성과 능력을 조사해 섭외했다. 사업 초기부터 많은 공급업체를 섭외할 수 있었기에 빠른 성장이 가능했다.

또 다른 예로 신선한 채소를 원하는 소비자와 농촌노인들을 연결한 ㈜생생농업유통의 김가영 대표가 있다. 김 대표는 농촌노인들이 직접 재배한 채소에 대한 선호도가 높지만 쉽게 구 할수 없다는 점을 눈여겨 봤다. 2005년 사업을 시작할 무렵엔 생산이 소규모임을 고려해 공급망에 맞춰 소량판매를 시작했다. 이후 공급망을 확보하며 사업을 확장했고, 현재 연 120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소비자가 있어도 아이템에 맞춰 공급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사업이 성사될 수 없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