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항경제’ 이란…완제품 수출장벽 높아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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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시장 ㅣ 아시아·오세아니아 ‘저항경제’ 이란…완제품 수출장벽 높아질 것 자국 산업보호 정책…현지 생산공정 늘리고, 터키를 우회생산기지로

기사입력2017-07-17 19:52

이란에 진출할 계획이 있는 기업은 완제품 수출대신 현지 생산공정을 늘려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이란식 자립경제 체제인 ‘저항경제(Resistance Economy)’ 정책을 확대해, 석유중심 경제구조를 개선하고 완제품 수입장벽을 더 높일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코트라 아카데미 한선희 수석연구위원은 17일 중소기업청과 (사)중소기업기술혁신협회가 개최한 ‘이란 진출전략 교육’ 세미나에서 “지난해 미국의 경제제재가 풀리면서 이란에서 비즈니스 기회가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물건만 팔겠다는 생각으로 접근해서는 오래갈 수 없다”며 “단순한 수출이 아니라, 현지에 생산공정을 구축하는 등 접근전략을 다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

지난해 미국의 경제제재가 해제되면서 이란시장은 부상하고 있다. 인구 8000만의 대규모 내수시장이자, 풍부한 천연자원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중동·유럽을 잇는 지역으로 어디로든 진출이 유리하다는 강점도 있다. 또 1979년 이란혁명이후 미국으로부터 경제제재를 받아왔기 때문에, 산업화를 위한 인프라 개발도 시급해 진출할 수 있는 분야가 무궁무진하다. 이에따라 중국, 일본, 유럽연합(EU) 등 전세계 기업의 경쟁이 치열하다. 한국의 경우 한류로 인해 국내제품 프리미엄이 있고, EU를 대체하는 산업화 파트너로 떠오르면서 기회가 적지 않다.

그러나 국내기업의 투자진출은 미미하다. 코트라와 수출입은행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진출기업은 20개사로, 투자금액은 4500만달러에 그쳤다. 혹시 모른 위험요인이 부담으로 작용한 탓이다. 동시에 아직 해결되지 않은 서방국가들의 경제 및 금융제재와 까다로운 외국인투자 규제도 기업이 직접 진출을 꺼리는 요인이다. 국내기업의 대부분은 현지사무소 형태로 진출하고 있다. 코트라에 따르면, 현재 이란에 거점을 둔 20개 기업가운데 KT&G를 제외하면 모두가 사무소나 지점 형태다.

문제는 이란의 ‘저항경제’ 정책으로, 완제품 수출장벽이 점점 더 높아질 것이라는 점이다. 저항경제(Resistance Economy)는 이란식 자립경제 체제를 말한다. 미국과 EU 등 서방국가의 강력한 경제제재에 대응, 생존하기 위해 시작됐다. 즉 경제자립을 통해 대외환경으로부터의 변화에 따른 영향을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다. 실제 저항경제 정책시행으로 이란 경제는 견고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IMF발표에 따르면, 이란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6.6%를 기록했다. 지난해 전세계 경제성장률(3.1%)의 두배를 넘는다.

원유 의존형 경제체질을 개선하고, 자립경제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 주요내용이다. 이에따라 외국산 완제품을 수입할 때 높은 관세를 매긴다. 현지에서 공정을 실시했더라도 단순조립제품은 완제품으로 간주한다. 높은 관세를 통해 수입을 최대한 줄이고 자국산업을 육성하겠다는 게 목적이다. 또 자국내 생산이 가능한 품목은 정기, 수시로 관세율을 인상한다. 신규 국산화 품목에는 수입금지 조치를 내리기도 한다. 이러한 기조는 외국인 투자정책에도 반영됐다. 기본적으로 외국인 투자를 장려하지만, 기술을 이전하고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기업을 우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