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성·전시성 지원으론 해외 공략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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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지금 중기에선 일회성·전시성 지원으론 해외 공략 어렵다 “지원기관 채널 집중, 정책 연계, 해외인증 지원 개선” 필요

기사입력2014-05-16 00:00

박영미 기자 (young07@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흡수성 수술용 실 등 의료용 소재 전문기업인 (주)메타바이오메드는 전세계 98개국에 200여개의 영업망을 확보한 중소기업이다. 1990년 회사 설립이후 끊임없이 세계시장을 공략한 끝에 이 회사는 전체 매출 336억8424만원(2013년 12월 사업보고서) 가운데 약 94%인 315억3276만원을 수출로 거둬들였다.

이 회사 오석송 대표는 글로벌화 성공 전략에 대해 “메타바이오메드의 경우 인도네시아, 중국, 캄보디아, 일본, 미국에 진출했다. 각 시장마다 처한 상황이나 사회적 분위기가 다르기 때문에 차별적으로 접근했다”고 소개했다. “캄보디아의 경우 현지 공장 주변의 낡은 학교를 개보수해 주고 학생들에게 학용품을 제공하는 등 기업 이미지를 높였고, 미국의 경우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을 고용해 중남미 사람들을 겨냥했다”며 “중소기업들이 해외에 진출할 때 이미지 제고를 위해 각 나라별로 전략을 짜야한다”고 조언했다.

중소기업 CEO와 전문가들이 참여한 ‘중소기업 글로벌화 확산을 위한 대토론회’가 지난 13일 중소기업중앙회 릴리홀에서 열렸다. ©중기이코노미

방폭형 조명 전문기업인 남북전기 주식회사는 2012년 1000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한 데 이어 지난해에도 2000만불 수출의 탑을 받았다. 1년 만에 수출 실적이 두 배나 뛰었고, 2013년 매출액 310억원 가운데 수출이 60%를 차지한다.

남북전기는 진출하고자 하는 시장이 요구하는 인증을 우선 취득했다. 미국에서 소비용품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운영하는 UL인증과 러시아 연방국가 표준 규격이자 공해를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해 주는 GOST인증 등을 받았으며, 이를 토대로 사우디아라비아의 ARAMCO등의 발주처에 협력업체로 등록했다. 또 플랜트 공사 발주처에서 수주를 한 국내외 건설업체의 협력업체로 등록해 입찰에 참가하기도 했다.

남북전기 이세형 전무이사는 “뛰어난 기술제품을 개발한 것 이상으로, 해당국가 인증을 받고 각 나라 발주처에 등록한 것이 해외시장을 공략할 수 있었던 배경”이라며 “기술집약형 중소기업들이 해외진출을 할 때에는 진출국에서 요구하는 인증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필수적이다”고 설명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13일 개최한 ‘중소기업 글로벌화 확산을 위한 대토론회’에서는 이처럼 성공적인 글로벌화 전략 등이 소개돼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성공업체 일부를 제외하고는 해외시장을 노크한 중소기업 대부분의 수출규모는 100만달러 미만에 불과한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중소기업의 수출 비중을 높이기 위해서는 기존의 일회성·전시성 지원에서 벗어나 기업맞춤형 정책지원이 절실한 것으로 지적됐다.

수출 규모별 중소기업 비중

<자료=중소기업연구원>

이날 토론자로 나선 김세종 중소기업연구원 부원장에 따르면 수출 중소기업 수는 2011년 8만2833개사에서 2013년 8만7810개사로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지난해 기준으로 중소기업 수출비중은 전체 기업의 17.3%에 그쳤다. 또 2012년 기준 수출규모는 중소기업의 83.2%가 100만달러 미만에 불과했다.

2013년 벤처기업 정밀실태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이 해외에 진출할 때 겪는 애로사항으로 응답기업의 26.9%가 해외진출자금 부족을 꼽았으며, 20%는 무역전문인력 부족을, 18%는 시장정보 부족을, 15.8%는 기술 부족 및 현지시장 규격·인증 획득의 어려움을 꼽았다. 정부에서는 수출 중소기업이 겪는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이처럼 중소기업들은 정부 정책이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불만을 토로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해외전시회에 참가하려는 기업은 보통 6개월에서 1년 정도 사전준비를 하는데, 해외전시회 참가지원은 약 2개월 전에 공고가 나기 때문에 지원을 받고 싶어도 준비기간이 짧아 어렵다”며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중소기업들이 준비할 수 있는 기간을 감안해 지원돼야 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중소기업 관계자는 현재 중소기업 해외진출을 지원하는 기관들이 너무 분산돼 있다고 지적했다. 중소기업은 대기업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인력이 부족하고, 각 기관을 찾아다닐 만큼 시간과 비용이 부족한 상황에서 필요한 지원을 받기 위해 KOTRA를 비롯해 중소기업중앙회, 무역보험공사 등을 일일이 찾아가 지원을 요청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토론회 연자로 나선 손동철 인소팩(주) 대표는 “바이어 상담회나 해외시장개척단 등의 활동이 일회성에 그치는 경우가 많고, 신뢰있는 바이어를 만나는 경우가 적어 실효성이 없다”며 개선해 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김세종 중소기업연구원 부원장도 “중소기업의 해외수출을 증대하기 위해서는 무역보험 등의 혜택이 중기 위주로 돌아가야 하며, 중소기업이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해외진출 프로그램인 ‘K-Move’ 등과 같은 정책과의 연계를 통해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우선이다”고 강조했다.

또 현행 ‘해외규격 인증획득 지원보조금 제도’의 비용지원 방식을 개선할 것을 제안했다. 해외인증을 획득할 경우 이를 기술개발 절차의 일환으로 보고, 기술료사업을 연계한 R&D 지원사업이나 민간금융의 투자 또는 현행의 보조금제도를 ‘성공불융자제도’로 전환해 기업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