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100 탄소국경세…대비 안하면 수출 힘들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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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산업뉴스 RE100 탄소국경세…대비 안하면 수출 힘들 듯 글로벌 기업, 협력업체에 RE100 동참 요구…탄소국경세 본격 논의

기사입력2021-05-06 12:0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탈탄소, 온실가스 감축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코로나19를 계기로, 강력한 탈탄소 그린 뉴딜정책이 전 세계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의무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RE100 캠페인과 본격적인 도입 논의가 시작된 탄소국경세는 제조업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제조업 비중이 높은 우리 기업은 장기적이고 면밀한 준비가 필요한 대목이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최근 발행한 ‘제조업을 흔들 탈탄소 패러다임 RE100과 탄소국경세’ 보고서는 유럽연합(EU)과 미국을 중심으로 한 산업분야 탈탄소 압박이 한국, 일본, 중국, 인도 등 후발 주자들에 대한 무역장벽이라는 비판이 거세지만, 환경에 대한 우려 때문에 대세로 굳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제조업·건설업에서 탈탄소 정책 본격 추진 전망

전 세계적으로 발전에너지와 자동차 분야를 중심으로 탈탄소 정책 추진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유럽에서는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2020년 이미 화력발전 비중을 추월했다. 발전단가도 수년간 크게 하락해 독일, 미국 등에서는 화력발전보다 저렴한 수준에 도달했다. 또한, 유럽에서는 전기차 비중이 이미 10%를 넘어섰으며, 주요 국가들은 2030~2050년 내연기관 차량의 신규 판매를 금지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유럽과 미국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은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특히 제조과정에서 탄소 배출량이 많은 석유화학, 정유, 철강, 시멘트 등의 산업이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탈탄소 정책을 추진하는 다음 주자는 제조업, 건설업 등의 산업분야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의 2014년 전세계 온실가스 배출 비중 통계에 따르면, 에너지·냉난방이 25%로 가장 많다. 이어 농림·목축업이 24%, 산업 21%, 운송 14%, 빌딩이 6%를 차지한다.

◇RE100 캠페인 의무화 움직임=RE100(Renewable 100)은 2050년까지 필요한 전력 100%를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기업들의 자발적인 약속이다. 자발적인 캠페인이지만 애플, 구글, BMW 등 글로벌 기업이 협력업체에 동참을 요구하고 있어, 이런 추세를 따라가지 못할 경우 새로운 무역장벽에 부딪힐 수 있다.

BMW는 2018년 LG화학에 부품 납품조건으로 RE100 동참을 요구한 바 있으며, 삼성SDI는 국내 생산물량을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할 수 있는 해외로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도 반도체 납품을 두고 2020년 SK하이닉스에 RE100 조건을 맞출 것을 요구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RE100과 관련, 2019년까지만 해도 국내기업의 참여가 없었다. 그러나 세계적인 확산에 따라 2020년 말부터 SK, SK하이닉스, SK텔레콤(SK브로드밴드 포함), SKC, SK실트론, SK머티리얼즈, LG화학, 한화큐셀 등이 잇따라 참여를 선언했으며 참여 기업은 갈수록 늘어날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서는 한국형 RE100(K-RE100) 제도를 마련하고 기업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RE100과 달리 K-RE100은 기업의 전기 사용량과 무관하게 참여가 가능하며, RE100 기준과 동일한 태양광, 풍력, 수력, 해양, 지열, 바이오 에너지 등의 사용량을 인정한다.

◇본격 논의 시작된 탄소국경세=탄소국경세는 탄소배출 규제가 약한 국가가 규제가 강한 국가로 상품과 서비스를 수출할 때 적용을 받게 되는 무역관세의 일종이다. EU집행위는 2019년부터 탄소국경세 적용을 강하게 표명하며 2023년까지 법안을 시행하는 계획을 수립했다. 최근 미국 바이든 행정부도 탄소국경세를 주요 통상의제로 선정했다.

보고서는 실질적으로 관세를 부과하기까지 다소 난항이 있을 것으로 봤다. 관련 업계와 폴란드, 헝가리, 러시아, 중국 등 다른 국가들의 거센 반대로 글로벌 무역분쟁 발생이 우려되며, 기술적으로는 불명확한 탄소세 부과기준과 정확한 탄소배출량 측정 등 난관을 넘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단 규정이 아닌 지침 형태로 마련될 것으로 전망되며, 시멘트 등 산업 파급력이 다소 적은 분야를 먼저 적용한 후 석유화학, 철강 등 제조과정에서 탄소배출이 많은 산업으로 확대할 것을 관측된다.

특히 제조업에 사용되는 재료 자체를 문제 삼기보다는 에너지원과 절차상 탄소배출량 감축이 주요 이슈가 될 전망이다. 보고서는 이에 대비하지 않는 경우 장기적으로 수출이 어려울 수 있으므로 국가적 차원에서 면밀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