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X시대…디바이스에서 생성된 데이터에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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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미래 ㅣ HIT! 이 기술 DX시대…디바이스에서 생성된 데이터에 주목 “디바이스 자체보다는 디바이스를 통해 사용되는 서비스가 돈”

기사입력2021-08-23 00:0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매일 착용하는 스마트워치는 개인의 심박수, 수면시간, 스트레스 지수, 걸음 수, 물 먹은 양 등을 수시로 체크하고 기록해 사용자에게 알려준다. 그렇게 축적되는 데이터를 사용자가 사용할 곳은 마땅치 않다.

그러나 디바이스를 통해 생성된 수면정보가 상품과 서비스를 판매하는 사업자에게 제공된다면? 수면클리닉, 침구회사, 조식 서비스 회사 등에는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디바이스보다는 디바이스에서 생성되는 데이터가 더 중요한 DX(digital transformation)시대에는 데이터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 데이터가 누구에게 제공되고, 어떤 비즈니스 모델로 만들어질 것인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DX=서울산업진흥원과 이노핏파트너스가 최근 진행한 ‘DX시대를 살아가는 방식의 혁신’ 웨비나에서, 김학용 DBI연구소 대표는 ‘스마트 시티와 스마트 라이프’라는 주제를 통해 스마트시티가 바꾸는 일상 생활의 모습을 보여주고 스마트시티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했다.

김 대표는 “스마트홈 이야기가 나온지 어느덧 20년이 돼 가지만 스마트홈은 아직까지 요원한 얘기처럼 들린다”며, “최근 5년 사이 건설사들이 열심히 사물인터넷 아파트를 짓고 가전사들도 스마트 제품들을 출시하고 있지만 시장은 생각만큼 빠르게 움직이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하던 일들을 인공지능 스피커, 사물인터넷 디바이스, 스마트 모빌리티 디바이스 등 다양한 스마트 디바이스로 대신하는 DX의 진전이 여전히 더디기 때문이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DX시대는 디바이스에서 생성되는 데이터와 다양한 디지털 기술, 비즈니스 모델을 이용하는 시대다. 예를 들어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인공지능, 클라우드, 블록체인, AR과 VR 등의 기술들을 활용해 축적한 데이터를 구독서비스 모델, 사용량 기반의 모델, HW와 SW의 분리, 제품-서비스 결합 등의 비즈니스 모델로 창출해내는 것이다.

김 대표는 이런 것들이 적용된 공간 즉 스마트홈, 스마트오피스, 스마트팩토리, 스마트팜, 스마트시티 등에서 살고 일하는 것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라고 정의했다.

◇“디바이스 통한 서비스가 돈”=우리나라 디지털 기술은 발전했지만, 디지털 전환은 늦다.

김 대표는 우리나라의 디지털 디바이스들은 이용자 관점이 아닌 기획자와 개발자 관점에서 설계돼 이용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디바이스와 서비스의 가격도 비싼 편이라고 진단했다. 또, 연동 표준이 있지만 사업자들 간의 알력으로 인해 자체 기술과 표준을 고집하고 있어 이용자의 활용을 더욱 어렵게 한다.

김 대표는 DX시대를 앞당기기 위해서는 접근이 쉬운 디바이스를 저렴한 가격에 보급하되, 디바이스 자체로 수익을 얻기 보다는 디바이스를 통해 사용되는 서비스가 돈이 되는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삼성전자가 최근 선보인 스마트오븐 ‘비스포크 큐커’는 단순히 기기만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구독경제를 접목한 가전의 서비스화를 보여주는 사례다. 비스코크 큐커의 일시불 구매가는 59만원이다. 그러나 사용자가 24개월 동안 월 3만9000원 이상의 식료품을 전용 플랫폼을 통해 구매하면 기기를 5만원에 구매할 수 있다. 소비자는 식재료 구매처를 바꿔 디바이스를 공짜에 가깝게 얻을 수 있고, 회사는 식재료 판매 수익을 지속적으로 얻을 수 있다.

◇스마트홈 연동 표준 Matter 등장=DX시대를 더 앞당기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소비자들이 디바이스를 다양한 플랫폼에 손쉽게 연동할 수 있는 표준이 필요하다.

아마존, 애플, 구글 등이 추진하고 있는 개방형 스마트홈 연동 표준 매터(Matter)는 가정 내에서 사용하는 스마트기기들 간의 연결 혹은 상호연동성을 개선하기 위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표준이다. 이 표준이 본격 사용되면, 디바이스 제조사들은 하나의 표준만 만족시키는 제품을 만들면 되기 때문에 개발 부담과 노력,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또, 고객들은 어느 기업의 제품을 사서 쓰더라도 플랫폼이나 디바이스를 쉽게 연동할 수 있어 편리해지고, 결국에는 스마트홈 생태계를 확대시켜 기업의 비즈니스 기회도 많아지게 된다.

김 대표는 Matter의 본격적인 활용은 내년 이후로 예상했다. Matter가 등장하면 이용자들은 아무 디바이스, 아무 플랫폼이나 쉽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차별화된 기능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디바이스와 서비스 플랫폼을 선택하게 될 것이다.

디바이스 제조사 사이에서는, Matter를 따르면 어떤 플랫폼에든 이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새로운 기회가 열린다. 그러나 특정 플랫폼에 독점공급하는, 예를 들어 삼성 IoT 제품을 삼성 어플리케이션에 연결해 사용하도록 하는 구조가 사라지고, 가격경쟁을 하거나 차별화된 기능화 서비스를 개발해야 하는 경쟁심화에 맞닥뜨리게 된다.

플랫폼 사업자들 사이의 무한경쟁도 예상된다. 디바이스의 연동문제가 해결되기 때문에 이용자 확보에 치중해야한다. 음성인식 등 인터페이스 방식 개선, 데이터 기반의 개인 맞춤형 지능 서비스, 다양한 디바이스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경쟁이 불가피하다.

아마존 CEO 제프 베조스는 “우리는 사람들이 우리의 디바이스를 살때가 아니라 사람들이 우리의 디바이스를 사용할 때 돈을 벌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DX표준이 등장한 후 기업들은 디바이스에서 나오는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데이터 분석을 통한 서비스 비즈니스 모델 발굴에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