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 배달앱 성장과실 매출 상위업체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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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소상공인 “외식업 배달앱 성장과실 매출 상위업체 집중” 민간배달앱 수수료 체계 개선하고, 공공배달앱 서비스 고도화해야

기사입력2021-11-08 12:06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배달앱을 통해 증가한 외식업 시장 매출이 매출 상위업체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나, 일부 업체가 유리하지 않도록 검색순위 알고리즘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 이 공 박사는 공정거래위원회와 한국경제학회 등이 최근 개최한 ‘플랫폼 분야 공정거래법 집행에 있어서의 경제 분석의 역할과 방향 학술대회’에서, ‘외식업 시장의 양극화와 플랫폼의 역할:배달앱을 중심으로’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이렇게 분석했다. “외식업종 자영업자들에게 배달 플랫폼은 전화로 주문을 받고, 배달원을 직접고용하며, 각종 홍보물을 제작하는 수고와 비용을 절약해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매출 상승에도 도움이 되지만, 배달 플랫폼 성장 과실이 일부 상위 매출업체에 집중될 확률이 높아 보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외식업 배달앱 시장 성장=국내 외식업 분야 자영업은 시장포화와 과당경쟁의 늪에서 경영난과 수익성 하락으로 자생력이 약화된 상황이다. 숙박·음식업 분야 자영업자의 5년 생존율은 19%로, 자영업 전 업종 평균 28%보다 현저히 낮다. 여기에 2020년 2월 이후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며, 자영업자의 휴·폐업은 증가하고 있다.

10여년 전부터 등장한 배달앱 플랫폼은 외식업 분야 자영업자의 영업을 돕는 역할을 하는 동시에, 배달앱 종속이라는 양면성을 가지며 성장하고 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민간 배달앱 플랫폼 서비스는 2010년 ‘배달통’, ‘배달의 민족’을 시작으로 2011년 ‘푸드플라이’, 2012년 ‘요기요’, 2019년 ‘위메프오’와 ‘쿠팡이츠’가 등장했다.

배달앱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배달앱 플랫폼의 적정수수료 논쟁 ▲배달대행업체 종사자의 처우 갈등 ▲배달앱 인수·합병 문제 등 각종 이슈가 발생하면서 대안으로 여러 지자체에서 공공배달앱도 출시했다. 공공배달앱은 2020년 본격적으로 등장했는데, ‘서로e음배달서구’(인천 서구), ‘배달의명수’(군산), ‘배달특급’(경기), ‘제로배달 유니온’(서울) 등이다.

◇배달앱 시장 2년간 3배 성장=이 박사가 통계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음식 배달앱 시장 규모는 2018년 5조2600억원, 2019년 9조7300억원, 2020년 17조3800억원으로 최근 2년 동안 3배 넘게 커졌다.

특히 2020년에는 코로나19라는 외부효과로 배달서비스 시장이 급속도로 성정했으며, 같은 업체 내에서도 배달앱을 사용하는 시기에 매출이 높았다. 코로나19 시기에 따른 매출감소를 배달앱을 통해 보전하고 있는 것이다.

이 박사가 신한카드의 2020년 전국 외식업체의 월별 매출자료를 통해 ‘플랫폼 시장의 성장과 그에 따른 입점업체의 영향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 결과, 지난해 한 해 동안 배달앱을 사용하는 업체의 비중은 1월 17.1%에서 12월 27.7%로 증가했다. 2020년 12월 기준 업종별 배달앱 사용비중은 치킨 64.3%, 피자 52.4%, 중식 39%, 기타 외국식 음식점이 66.4%였다.

◇성장 과실이 매출 상위업체에 집중=이 박사는 배달앱 플랫폼은 입점업체로 하여금 큰 매출증대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적극 장려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중소기업중앙회의 배달앱 가맹점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외식업체의 경우 배달앱 입점 후 매출액이 증가한 업체는 84.4%, 영업이익이 증가한 업체는 80.8%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그러나 배달앱을 사용하고 있는 업체 사이에서의 불평등도는 배달앱 시장이 활성화될 수록 심화됐다. 이 박사가 외식업종의 매출 분위수별 월평균 배달앱 매출 비중을 분석한 결과, 매출 상위업체가 배달앱 매출 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달앱 시장의 규모가 확대되면서 그 과실이 매출 상위업체에 집중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일부 배달앱 플랫폼의 수수료 체계가 상위업체에 유리하게 설계된 것에도 원인이 있다는 것이 이 박사의 분석이다. 정률제수수료 시스템이 비용 면에서 발생하는 불균형을 해소하는데 유리할 것이며, 일부 업체들이 배달앱 화면의 노출에서 지나치게 유리하지 않도록 배달앱 내에서의 검색순위 알고리즘을 보완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제안이다. 이 박사는 이를 통해 비인기 업체가 유달리 손해보는 것을 방지하고, 시장의 매출 불균형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와함께, 이 박사는 공정하게 검색이 되도록 설계되고, 저렴한 수수료를 부과함으로써 소상공인의 부담을 줄여주는 공공배달앱은 매우 긍정적이지만, 민간배달앱이 전국에서 사용 가능하고, 마케팅 효과가 더 크다는 점에서 공공배달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공공배달앱이 성공하려면 사람들이 사용하기 편리하고 좋은 서비스를 갖추는 것이 우선이며, 민간배달앱과 같은 시장 확대효과를 가지기 위해 투자하고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