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감 흐르는 신년사…고금리·부동산PF 우려

프린트

오피니언 ㅣ 키워드이슈 긴장감 흐르는 신년사…고금리·부동산PF 우려 “경기회복 온기 느끼기 쉽지 않다”, “당분간 고물가와 고금리 지속”

기사입력2024-01-02 14:04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주요 경제 관계기관에서 발표한 신년사를 보면, 2024년 경제를 바라보는 ‘긴장감’을 확인할 수 있다. 고금리와 부동산PF, 수출과 내수 등 각종 분야에서 다양한 위기요인이 지목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신년사를 통해, “IT 제조업을 제외하고 본다면 올해 성장률이 1.7%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어 국민들께서 경기회복의 온기를 충분히 느끼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수출 중심의 경기 회복세가 이어져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은 2.1% 및 2.3%까지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경기회복의 온기가 느껴지기 어려울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고금리의 원인이었던 고물가에 대해서는 “물가상승률이 점차 2%에 근접해갈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목표수준에 안착되는 시기와 관련해서는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상황이다. 높아진 물가수준과 고금리 장기화의 영향을 크게 받는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특히 염려되는 이유”라고 분석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신년사를 통해, “IT 제조업을 제외하고 본다면 올해 성장률이 1.7%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어 국민들께서 경기회복의 온기를 충분히 느끼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세계경제에 대해서도 “지난해 IMF는 향후 5년간의 세계 경제성장률을 연평균 3%대 초반으로 전망했다. 이는 1990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의 전망”이라며, “우리 경제의 대외여건이 결코 녹록지 않음을 말해준다”고 했다.

고금리를 언제까지 이어갈 것인지에 대해서는 고심을 드러냈다. “올해는 주요국의 금리인상 사이클이 마무리되는 가운데 나라별로 정책이 차별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며, “한국은행도 우리 내부 여건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정책을 결정할 여지가 커졌다”고 지적했다.

특히 “물가상승세의 둔화 흐름이 이어지겠지만, 원자재가격 추이의 불확실성과 누적된 비용인상 압력 등의 영향으로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가 예상보다 더딜 수 있다”면서, 물가안정에 힘을 실었다.

최근 부동산PF 긴장 고조에 대해서도 “주요 선진국에서는 상업용 부동산 대출의 부실화 징후가 나타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부동산PF를 중심으로 일부 위험신호가 감지되고 있다”면서, “부동산PF의 질서있는 정리 방안을 마련하고 시행하는 과정에도 힘을 보태겠다”고 했다.

한국은행뿐만이 아니다. 주현 산업연구원장 역시 신년사에서 “2024년 세계경제는 인플레이션 압력과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과거 어느 해보다 높은 불확실성을 겪을 것”으로 내다봤다.

“고금리 당분간 지속 가능성 커…관건은 내수”

주현 원장은 “이러한 상황에서는 주요국의 고금리 기조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며, 인플레이션 안정화 이전까지 정책당국의 경제 활성화를 위한 지원도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주요 국가들에 대해서는 성장률 하락을 예상했다. 미국의 경우 “더딘 인플레이션 둔화로 고금리 기조가 상당 기간 이어짐에 따른 수요 억제 본격화”로 인해 성장률이 낮아질 것으로 봤다. 중국 역시 “부동산 경기 침체와 외수 약세로 대내외 성장 여건이 약해지고 있으며, 인구 감소 등 구조적인 문제로 성장 모멘텀이 둔화되는 상황에서 성장률의 하락이 예상된다”고 했다.

국내 경제의 경우 특히 내수에 대해 우려했다. “민간 소비는 고금리와 높은 가계부채로 인한 이자 부담 확대, 금융 부문과 지정학적 불확실성 확대로 인한 자산가치 하락, 고물가에 따른 구매력 약화 등이 성장을 제약해 전년 대비 1.9% 증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여전히 높은 3%대의 고물가 상황은 올해도 긴축적 통화정책 기조가 유지되며 당분간 우리경제에 고물가와 고금리 상황이 지속될 것임을 예고”한 상황에서, “올해 경제 회복의 관건은 이러한 상황에 따른 내수의 반응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주현 원장은 “이자 부담 등이 개인의 소비 활동을 제약하고 경기 둔화와 고금리가 병존하며 쌓여가는 기업 부채는 개인과 기업의 여력에 따라 영향력과 회복력이 달리 나타날 것”이라며, “결국 경제 회복을 위한 내수 진작은 통화정책의 다른 한편에 자리 잡은 재정정책의 역할에 기대어야 하되, 다만 재정 이슈를 고려할 때 선별적 정책 대응이 적합할 것”이라고 짚었다.

중장기적인 과제 중에서는 “국제적 규범 준수보다 자국 우선주의가 강화되며 나타난 세계 무역시장 분절화”가 “자원 빈국이며, 수출 의존적이고, 특정 산업·국가의 의존 관계가 큰 우리 경제에 경제 안보강화를 위한 전략의 마련과 과제 해결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이같은 중장기 과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