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양육 제도’ 사용 못하는 직장문화가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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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더불어 중기 ‘출산·양육 제도’ 사용 못하는 직장문화가 문제 “패널티 함께 인센티브도”…‘기업·근로자 상생 출산·양육정책’ 어떨까

기사입력2024-03-04 15:17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출산율 저하는 생산가능인구 감소로 이어지고, 인력난과 시장수요 축소 등으로 기업경쟁력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그래서 기업에서 출산·양육 친화적인 문화를 조성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 제도’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한국무역협회가 최근 발표한 ‘기업내 신출산양육문화 정착을 위한 정책제언’ 보고서는, 기업의 출산·양육친화제도는 여성근로자 출산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지만, 그동안 정부가 출산율 제고를 위해 발표한 다양한 정책은 기업이 자발적으로 근로자의 출산·양육지원제도 활용을 장려할 유인이 부족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일·가정 균형문화가 미흡해 여전히 저출산 현상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인구보건복지협회가 전국 만20~25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저출산 원인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자녀 양육에 대한 경제적 부담’이 42.6%로 1위를 차지했고, ‘일과 육아 양립문화가 미흡해서’라는 응답이 14.3%로 2위를 차지했다. 고용노동부의 일가정 양립 실태조사에 따르면, 육아휴직 등 실제 제도 활용이 어려운 이유로 ‘사용할 수 없는 직장 분위기나 문화 때문에’가 상위권이다.

출산·양육 제고 정책…“패널티와 함께 인센티브도 필요”

정부가 다양한 출산율 제고 정책을 발표하고 있지만, 기업이 출산 및 양육 지원제도 활용에 협조할 인센티브 제도가 부족하고, 또 이행하지 않을 경우 받는 불이익 역시 부족하다는 분석이다. 이로인해 2022년 근로자 1000명당 육아휴직 사용자 수는 대기업의 13.7명, 중소기업은 6.9명에 그쳤다.

우리나라 근로자 대상 출산·양육 지원제도는 ▲출산전후휴가(출산 전후 90일) ▲배우자 출산휴가(10일) ▲가족돌봄휴가(10일) ▲육아휴직(1년) ▲임신기근로시간 단축 ▲가족돌봄 등을 위한 근로시간 단축(1년) ▲육아기 단축근무 ▲난임치료 휴가(3일) ▲유산·사산휴가(최대 90일) ▲직장보육시설 ▲태아 건강검진 ▲가족돌봄휴직(90일) 등이 있다.

보고서는 출산·양육 제고 정책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제재가 따르는 징벌적 접근과 함께 성실히 이행했을 때 기업에 이득이 되는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기업·근로자 상생 출산·양육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중기이코노미

저출산에 대한 사회적 책임…기업 분담에 동의하는데

한국무역협회가 실시한 출산·양육 지원제도의 기업활용 실태조사에 따르면, 거의 모든 기업(94.5%)이 저출산 기조 속에서 정부와 기업이 함께 사회적 책임을 분담해야 한다는 점에는 동의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출산·양육제도는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가 적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기업에 대한 징벌적 접근인 패널티가 많다는 응답은 40.3%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현재 정부에서 시행 중인 출산·양육 지원제도와 관련한 한계점으로는 ‘현실적 기업운영과 동떨어진 정책’(31.8%), ‘결혼·출산에 대한 인식변화에 대응 미흡’(22.8%), ‘부족한 지원 규모’(20.5%) 등을 꼽았다.

출산·양육 지원제도 중에서는 출산휴가, 육아휴직 등 상대적으로 법제화 역사가 긴 제도들의 활용도가 높았으며, 최근 도입된 가족돌봄휴가·휴직, 가족돌봄 등을 위한 단축근무 등의 경우는 활용도가 상대적으로 낮았다.

제도를 충분히 사용하지 못하거나 활용이 불가한 사유는 제도별로 상이하나, ‘직장 분위기나 문화’, ‘대체인력 채용의 어려움’ 등이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대체인력 고용의 경우 출산휴가·육아휴직 등으로 인한 업무공백 해소에 효과적이나, 대체인력 비용 부담이나 효율저하를 이유로 기존 인력 내에서 해결하려는 경향이 높았다. 출산·양육 지원제도 실시로 인력 운영상 어려움을 겪는다고 응답한 기업이 과반 이상(63.8%)이었다.

무엇보다 기업들은 근로자의 출산·양육 지원제도 이용에 따른 기업의 직간접적 비용과 이를 보전해주는 현행 정부 지원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기업에 ‘종합적으로 손실’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43.7%로 높게 나타났다.

보고서는 현행 정부의 출산·장려정책은 주로 근로자 대상으로 국한돼 있다고 했다. 기업이 직원의 모성보호를 적극 지원할 유인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기업 입장에서 경제적 유인이 부족한 현재의 출산·양육 지원제도로 정부 정책에 비협조적이고, 사회초년기 여성에 대한 채용 기피를 유발할 수 있다고도 했다.

보고서는 직원이 출산·양육을 자발적으로 독려하는 유인구조가 형성될 수 있도록, 법인세 감면 등을 통해 적극적인 경제적 인센티브를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기존의 출산양육 지원제도 및 지원사업을 간소화해 인지도 및 활용률을 개선하는 한편 육아기 근로형태 유연화를 장려해 인력공백을 해소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했다. 예를 들어 사내 돌봄 인프라를 확대하면, 돌봄 공백을 축소하는 방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