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강력한 ‘트럼프 2기’…파급 적지않을 텐데

프린트

오피니언 ㅣ 키워드이슈 더 강력한 ‘트럼프 2기’…파급 적지않을 텐데 “필요로 하는 ‘공간’을 찾아, 트럼프 방식에 맞는 협상 진행해야”

기사입력2024-12-26 12:0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트럼프 행정부는 세금 감면 등을 통해 고용안정과 경기부양을 추진하는 한편 대외적으로는 무역불균형 시정을 위한 관세인상 그리고 중국에 대한 통상압력과 무역 상대국에 대한 환율절상 압력 등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트럼프 1기 시대와 비교해 현재 고물가·고금리 상황이라는 점에 비춰 글로벌 파급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 이에 한국은 ‘원칙있는 절충형 편승전략’을 택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김한창 동국대학교 교수는 더불어민주당 조정식·김성환·임광현 의원이 지난 24일 개최한 ‘계엄쇼크 한국경제, 트럼프 2기 출범 탄핵정부 대응할 수 있나’ 토론회에서 ‘슈퍼트럼피즘이 온다’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트럼프 2기의 한국 대외전략의 토대이자 핵심은 원칙있는 절충형 편승전략을 택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자주의가 강화된 트럼프 2기에서는 미국의 압박을 견디지 못하는 상황이 될 것이며, 한국을 필요로 하는 공간들을 찾아내고 그러한 공간에 대해 미국의 협조를 얻어내기 위해 트럼프의 거래방식에 맞춰 협상에 임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세계은행에 따르면, 2030년을 전후로 중국의 GDP가 미국의 GDP에 가장 근접한 수준에 다다를 전망이다. 김한창 교수는 패권국과 신흥 패권국 사이에 GDP가 70% 수준에 다다르면 이론상 전쟁이 발발해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이른다고 하므로 2030년을 전후로 가장 치열한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이 현실에서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따라서 트럼프 2기는 중국 경제성장을 저지하는 것을 포함해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이 가장 치열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며,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는 중국을 필두로 관세폭탄과 관세전쟁을 불러올 것이 불 보듯 명확한 사실이라는 것이다.

또 트럼프 2기는 한국 정부에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요구할 것이며, 주한미군은 중장기적으로 축소할 가능성이 있고 전작권 전환은 조기 추진될 가능성이 있다. 대북정책은 톱다운 방식이 지속될 것이며, 한미일 협력은 인도·태평양 전략의 일환으로 강화될 것이라고도 내다봤다.

◇“원칙있는 절충형 편승 전략 취해야”=김 교수는 우리나라가 트럼프 2기 시대에 취할 수 있는 대외전략은 원칙있는 절충형 편승전략이 돼야 한다고 했다. 양자주의가 강화된 트럼프 2기에서는 한국이 사용할 수 있는 중견국의 메리트도 크지 않기에, ‘더욱 미국과 가깝게’라는 전략과 한국을 필요로 하는 공간을 찾아내 트럼프의 거래방식에 맞춰 협상을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트럼프 2기에서 한국의 대외전략과 외교정책은 트럼프를 어떻게 설득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것이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이다. 김 교수는 한국의 요구보다는 트럼프 당선인이 원하는 것을 한국이 지원하는 구조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트럼프 당선인의 요구와 희망을 먼저 정확하게 알아내는 것이 핵심적 사인이라고 했다. 문재인 정부 시절 한국은 당시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해 북미정상회담이 열리도록 한 경험이 있다. 이러한 노하우를 다시 트럼프 2기에 되살리게 된다면, 한국의 대외전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트럼프의 반도체법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축소 또는 폐기 가능성에 주시해야 한다. 반도체법은 중국 반도체 굴기를 막아내고 반도체 기업의 미국 설비투자를 유인하기 위해 미국에 공장을 짓는 기업에 반도체 생산보조금으로 5년간 약 70조7000억원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반도체법과 IRA 폐지 또는 축소는 한국의 반도체, 배터리, 전기자동차, 신재생에너지 등의 산업분야에 비우호적인 환경이 만들어질 수 밖에 없다.

김 교수는 특히 경제와 안보가 연계되는 상황에서 기업들의 리스크가 커지고 있고, 미국의 공급사슬 재편 정책에 우리가 협조를 할 수 밖에 없다면 우리 기업들의 위험 내지는 불확실성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며, 이에 대한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