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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미래 ㅣ HIT! 이 기술
스마트 기술과 친환경으로 더 안전해지는 바다
사건·사고 대비와 환경보호에도 최첨단…국제해양·안전대전
- 기사입력2024-06-27 00:00
김범규 기자 (bgk7@junggi.co.kr)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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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안에서는 전파가 차단돼 통신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습니다. 이럴 때 특수무전기를 통해 해상에서 바로 통신이 가능하게 하고, 각각의 정보를 표적 추적해 드론으로 모든 상황을 중계함으로써 작전상황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지난 19일부터 3일간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국제해양·안전대전(Korea Ocean Expo)’에서 중기이코노미와 만난 휴니드테크놀러지스 관계자가 해상 통합솔루션을 소개하며 이렇게 말했다.해양은 다양한 위험요소를 안고 있다. 특히, 아덴만·홍해 등 정세가 불안한 해역에서는 언제, 어떻게 해적이 공격을 해올지 모른다. 어떤 상황에서는 피랍된 선박 구출도 진행해야 한다. 요즘처럼 과학기술이 발전한 시대에서는 전투도 더욱 복잡한 양상을 띠기 마련이다. 이는 전시상황뿐만 아니라 일반 선박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바다 가운데에서 운항하는 만큼 선박은 급작스러운 위험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11개국, 165개사가 참여한 이번 국제해양·안전대전에서는 이처럼 급격히 변화하는 해양환경에서 안전을 담보할 수 있도록 좀 더 발전된 해양 안전기술이 선보였다. 특히, 탄소중립을 위한 환경기술부터 일상 안전, 전시상황에 대비한 전술까지 발 빠르게 변화의 속도를 높이고 있었다.최첨단 기술로 전시 상황을 대비한다휴전국인 특성상 우리나라 군대가 가진 의미는 크다. 특히 지정학적인 이유로 해상에서의 군 전력은 매우 중요하다.
휴니드테크놀러지스의 차세대 해상용 네트워크 솔루션과 초연결 해상 네트워크 시스템. ©중기이코노미항공전자 시스템 및 군 전술통신 개발업체인 휴니드테크놀러지스는 애드혹(Ad-hoc) 기술을 활용한 ‘차세대 해상용 네트워크 솔루션’과 ‘초연결 해상 네트워크 시스템’ 등 해상 통합솔루션을 이번 전시회를 통해 공개했다. 미국 정부에서 주요 자산으로 파악하고 있는 피아식별장치를 제외한 순수 국내기술로 만들어진 인터페이스로, 해상작전 시 격실이 많은 선박 내부의 네트워크 음영지역을 해소했다. 즉, 함정의 통신 음영지역에서도 현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다는 말이다.휴니드테크놀러지스 해양사업팀 최민석 팀장은 중기이코노미와의 인터뷰에서 “라디오 프리퀀시라는 특별한 주파수를 사용하는 무전기를 통해 선박 위의 사람들에게 하나씩 장착해 연결한다. 그러면 각자 꽂힌 무전기가 기지국 역할을 해 작전 시에도 바로 통신이 가능해진다”며, “배 안의 카메라와 드론을 통해 모든 상황을 촬영하고, 촬영한 정보를 배 위의 지휘소를 통해 보여준다”고 설명했다.여기에는 EOTS(Electrooptical Tracking System, 전자 광학 추적기)를 통해 추적한 좌표까지 관측해 보여주는데, 이를 통해 연결된 20mm, 40mm, 76mm 포로 상대편을 공격할 수 있다. 또한, IFF(Identification Of Friend Or Foe System, 피아식별장치)를 통해 질문을 보내게 되는데, 이때 상대측에서 사전에 약속된 응답을 하는지 여부로 아군인지, 적군인지 식별도 가능하다.최 팀장은 “해군에 탑재한 이 솔루션을 해경에서도 갖고 있는 이유는 전시상황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전시에는 해경이 해군에 편입돼 전투가 이뤄지기 때문”이라며, “현재 해군에 8척 정도 들어간 상황이고, 중장기적으로 더 투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초연결 해상 네트워크 시스템’ 역시 마찬가지다. 통신상의 이유로 기함급 함정에서 일어나는 상황을 각 경찰청이 보기 힘든 상황이다. 이에 트랙킹 안테나를 보고 공중에 떠 있는 중계 드론이 해상의 상황을 해양경찰청을 비롯해 중부해경청, 제주해경청, 서해해경청 등 전국의 경찰청에 영상으로 쏴 준다. 이런 기술은 아덴만 작전과 같은 구출상황에서 유용한 고지를 차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선박 충돌 등 각종 사건·사고를 정밀하게변수가 다양한 해양 환경에서는 전시상황뿐만 아니라 여러 사건·사고에도 민첩하고, 정확하게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중부지방해양경찰청 박창준 경사가 선박 충돌재현 시스템을 선보이고 있다. ©중기이코노미중부지방해양경찰청은 ‘선박 충돌재현 시스템’을 선뵀다. 해상에서 사고가 발생할 시 항해기록 자료를 이용해 사고 선박의 항적을 시각적으로 재현한 시스템이다. 2019년 8월에 해양경찰연구센터, 해양플랜트연구소와 총 10억원의 예산을 들여 진행한 국가 R&D 사업으로 2023년 6월에 연구를 최종 완료했다고 한다.박창준 경사는 중기이코노미에 “사고 상황을 3D로 표현해 재현하는 시스템으로, 도로에서 교통사고가 났을 때 피해 차량과 가해 차량 등 대상물을 선박으로 변환했다고 생각하면 된다”며, “가해 선박과 피해 선박 등의 경로, 항로, 침로, 속도 등의 당시 상황의 데이터를 시스템 안에서 재현한다”고 설명했다.실제로 부스에 마련된 재현 시스템을 살펴보니, 조타실에서 바라보는 모든 상황을 보여줬다. 박 경사에 따르면, 이런 모든 자료를 모아 재현뿐만 아니라 더 섬세한 과학수사를 위해 활용되기도 한다. 즉, 재현되는 모든 데이터가 입증자료가 되는 셈이다.박 경사는 “자동차 사고를 예로 들면, 사고가 났을 때 사람들은 순간적으로 브레이크를 밟거나 핸들을 꺾는 행위를 하는데, 선박 역시 그런 행위가 있었는지 알 수 있다”며, “기본적으로 선박이 갖고 있는 GPS 등 기존의 장치를 통해 쌓인 로그 기록과 프로그램만 가져오면 되기 때문에 별도의 장치나 프로그램 없이 실행 가능하다”고 했다.사고 상황 재현뿐만 아니라 사고를 예방하는 일에도 쓰인다. 선박이 어느 정도의 회피를 했을 때 사고 예방이 되는지, 속도를 어느 정도 줄였을 때 회피가 가능한지 시뮬레이션이 되기 때문이다.박 경사는 “중부지방해양경찰청은 인천부터 보령시까지 관할하는데, 매년 2~3회씩 상시로 교육하고, 담당 형사들에게 시스템을 알리는 일을 한다”고 전했다.
씨드로닉스에서 개발한 인공지능 기술로 주변 장애물을 인식하고 있다. ©중기이코노미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해양 안전기술을 선보인 회사도 눈에 띄었다.2023년도 CES 기술혁신상을 비롯해 해양수산부 혁신 제품 등을 수상한 씨드로닉스(SEADRONIX)는 주변 선박들의 장애물을 인공지능 기술로 인식하는 기술을 들고나왔다.이 회사의 홍철진 팀장은 중기이코노미에 “기존에는 선박 주변에 다가오는 장애물들을 레이다(RADAR), 지도 기반 서비스와 같은 전통적인 항공 장비로 인식했지만, 이런 시스템은 시차가 발생하고, 타 선박이 항통장비를 켜지 않을 경우에는 사람이 인지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곤 했다”며, “우리 기술은 영상 기반으로 주변 선박들이 오는 상황을 실시간으로 인식하고, 이 모든 것을 조타실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더불어 “최근 들어 선박 운항사들에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작업자의 안전사고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이 시스템을 활용하면 갑판 위의 작업자들을 실시간으로 인식해 제공해 주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최대 3~4km까지 인식 가능한 이 제품은 2019년도에 출시한 이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를 거듭하고 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인명 사고가 났을 경우 가장 먼저 시행하는 것이 심폐소생술(CPR)이다. 하지만, 어느 정도 깊이까지, 어떤 빠르기로 CPR을 해야 하는지 일반인들은 잘 모른다. 교육을 받았더라도 막상 위급 상황이 닥치면 헷갈리곤 한다.
혈행 표시 CPR 마네킹은 획기적인 아이디어로 미국과 유럽에서 교육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중기이코노미위코멧(WeCOMET)은 순수 국내기술로 전 세계의 CPR 마네킹 시장을 뒤바꾼 이노소니언의 혈행 표시 CPR 마네킹을 들고나왔다. 혈행 표시 CPR 마네킹은 세계 특허가 걸려 있는 제품으로 개발한 지는 10년이 넘었다. 그런데도 여전히 국내에서는 30년 전에 도입된 CPR 마네킹이 주로 사용되고 있다고 관계자는 안타까움을 드러냈다.혈행 표시 CPR 마네킹의 국내판매법인인 위코멧 박종성 차장은 “이 마네킹을 본 사람들은 다들 ‘이런 게 있었네?’라며 한결같은 반응을 보인다”며, “소방서와 응급의학과와 간호학과에서 교육용으로 사용하고 있고, 경기도교육청에서 채택해 사용하지만, 여전히 흔히 볼 수 있는 것 같지 않다”고 중기이코노미에 말했다.사실 이 제품은 해외에서 더 인정받은 케이스다. 3년 전에 미국 적십자에서 채택하면서 원래 쓰던 마네킹 제품을 전부 우리나라 제품으로 바꿨기 때문이다. 미국 적십자 외에도 대학병원에서 사용하고 있고, 유럽에서도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국산 제품의 이름을 알리고 있다.이 CPR 마네킹의 강점은 심폐소생술의 기본원리인 심장으로부터 뇌까지 혈류를 전달해 주는 과정을 3가지 표시등을 통해 시각적으로 보여줌으로써 깊이, 속도, 이완이 잘 수행되고 있는지 알려준다.박종성 차장은 “예전에는 CPR 마네킹에서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정보라곤 딸깍딸깍하는 소리뿐이었는데, 이 마네킹은 가슴에서 쇄골로, 또 뇌로 혈행이 뻗어나가는 깊이와 정도를 표현하기 때문에 제대로 CPR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고 소개했다.해양 환경보호에도 자율주행 기술 적용최근에는 해양 환경 관련 사업이 국가적으로 중요한 분야로 떠오르면서 다양한 IT 기술이 선보이기 시작했다. 그중 환경 개선 로봇 제조업체인 쉐코(SHECO)의 기름유회수기는 최근 업계에서 주목받는 기술로 수출도 앞두고 있다.
쉐코의 기름유회수기 모습. ©중기이코노미이 회사의 한종희 매니저는 중기이코노미에 “해안에 유출된 기름을 회수하는 장비로, 물과 기름을 동시에 흡입해 실시간으로 분리한 후, 물은 밖으로 다시 배출하고, 오염된 기름만 카트리지에 저장하는 시스템”이라고 소개했다.이어 “기존의 유회수기 장비가 흡착포를 이용해 기름의 끈적끈적한 점도를 흡착하는 것과는 다른 형태로, 기름의 점도와 상관없이 대응이 가능하다는 점이 강점”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최근 탄소배출 규제로 인해 많이 쓰이는 저점도 오일 회수에도 유용하다”고 강조했다.이런 이유로 액체로 된 모든 오염물은 회수가 가능한데, 가령 화력발전소 근처에서 나오는 세노스피어같은 잔여 잿가루들도 회수할 수 있다.150kg, 1m20cm의 길이에 100m까지 이동이 가능한 이 장비는 해양환경법상 정화수 배출기준인 15ppm 이하보다 3배 낮은 수치로 배출 가능하다는 점도 장점이다. 현재 해양환경공단, 해양경찰, 해군, 울산 현대자동차 공장 등에서 이 장비를 사용하고 있고, 올해 안에 인도네시아, 아랍에미리트에 수출할 계획도 있다.더불어 지금은 리모트콘트롤을 통해 사람이 조정하지만, 가까운 미래에는 자율주행 기술이 가능하도록 개발 중이라고 한다.한 매니저는 “제품 스스로 오염물을 회수하고, 로봇스테이션으로 돌아오는 기술을 개발 중에 있다”고 밝혔다.최근 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이유로 기존 스티로폼 부표에서 플라스틱으로 전환되고 있는데, 이런 부표에도 스마트 기술이 적용됐다.
씨랩의 스마트 부표 모습. 파란색은 양식장에서 주로 쓰이고, 노란색은 댐이나 저수지에 최적화돼 있다. ©중기이코노미레몬과 포도라는 이름의 스마트 부표를 들고나온 씨랩(CiLab)은 부표에 카메라를 달아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하도록 했고, GPS와 라이다, 모터를 통해 제어가 가능하게 했다.이 회사의 부설연구소 김영민 주임연구원은 “GPS로 포인트를 지정해 주면 그곳까지 자율주행으로 부표가 이동한다. 이동하는 동안 라이다로 장애물을 회피할 수 있다”며, “7~8km 까지 불루투스로 연결돼 콘트롤러가 운행되기 때문에 육지에서도 조정이 가능하다”고 중기이코노미에 소개했다.스마트 부표를 개발한 이유는 플라스틱 부표가 좀 더 친환경적이기 때문이다. 기존의 스티로폼 부표는 파손될 경우 그대로 바다로 흘러가기 때문에 최근 어촌계에서는 플라스틱 부표로 바꾸고 있는 추세라고 한다.또한, 양식장 특성상 따개비 등 어패류가 부표에 붙기 마련인데, 이렇게 되면 무게 때문에 가라앉게 되고, 이로 인해 양식장의 굴, 김, 물고기들이 폐사할 확률이 높아진다. 따라서 부표가 가라앉을 때마다 어선이 바다로 나가 부표에 붙어 있던 따개비 등을 떼야 하는데, 어선이 한 번 나갈 때 마다 드는 연료비용이 30~40만원에 달한다고 한다.하지만, 스마트 부표는 자율주행으로 입력한 포인트로 이동할 수 있고, 카메라를 통해 어떤 부표가 내려가는지 정확하게 모니터링해주기 때문에 비용적인 낭비가 적다. 이런 장점으로 인해 현재 마산, 통영, 거제도 등의 양식장에서 사용 중이다.온도 변화에 민감한 양식장에 유리하게 활용되기도 한다. 수질 센서가 탑재돼 있어 데이터를 서버로 보내오기 때문에 양식장 수온 변화를 실시간으로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김 연구원은 “지구온난화 때문에 빙하가 녹으면서 수면도 높아짐에 따라 윗물은 따뜻한데 아랫물은 차가운 현상이 일어난다”며, “온도에 예민한 굴 양식장은 수면의 변화로 폐사가 빈번하게 일어난다. 하지만, 스마트 부표를 통해 실시간으로 수면의 변화를 알 수 있어 즉각적으로 수온을 맞춰줄 수 있다”고 자신했다. 중기이코노미 김범규 기자<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