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PF 부실, 연착륙 안되면 충격 확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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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부동산PF 부실, 연착륙 안되면 충격 확대 우려 금융위, 새로운 PF 사업성 평가기준 6월부터 시행

기사입력2024-05-14 00:00

“PF 부실의 누적‧이연은 정상 PF 사업장까지 자금공급에 경색을 초래해 본PF로 전환되지 못하고 공사착공이 지연되는 등 향후 부동산 공급 위축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는 충분히 대응 가능하지만, 부동산 PF가 연착륙되지 못해 급격한 정리가 나타나는 경우 부동산시장의 과도한 위축과 함께 건설업계‧금융업계 전반의 충격으로 확대될 우려도 있습니다.”

13일 금융위원회는 ‘부동산 PF의 질서있는 연착륙을 위한 향후 정책 방향’을 발표한 배경으로 이같이 밝혔다.

정부는 앞서 2022년 하반기 PF-ABCP 불안사태로 인해 회사채 금리와 CP 금리가 급증하는 상황부터 채권시장안정펀드 조성과 증권사‧건설사 PF-ABCP 매입 등의 조치를 취해왔다. 2023년 말 시작된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 이후에도 사업성이 없는 PF 사업장의 경공매나 부동산 PF 재구조화 등을 촉진해왔다.

이같은 대응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PF 위기의 불씨가 꺼진 것은 아니다. 외부 상황도 좋지 않고, 건설업계와 금융업권의 현황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건설‧부동산 경기회복 단기간 기대 어려워”

대부분의 문제들은 건설‧부동산 경기가 회복되면 해결될 수 있다. 하지만 금융위는 “고금리·고물가의 상당기간 지속 우려가 제기되는 등 건설·부동산 경기 회복을 단기간에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금융위원회는 ‘부동산 PF의 질서있는 연착륙을 위한 향후 정책 방향’을 발표하면서, 부동산PF 위기 대응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미국 소비자물가는 3%대가 지속되고 있고, 러우전쟁에 이어 중동분쟁까지 격화되면서 글로벌 금리인하 예상시기가 당초보다 지연되고 있다. 그 여파로 한국은행 역시 기준금리(3.5%) 동결을 지속하는 중이다. 단시일 내에 금리인하로 시장상황이 개선될 가능성은 요원하다고 보는 이유다.

고금리 등으로 부동산시장의 위축국면이 지속되는 가운데, PF 사업비용을 결정하는 주요요소인 공사비의 상승추세가 계속되고 높은 금융비용 부담 등 PF사업성 개선에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실제로 건설공사비지수는 2019년 117.3에서 2021년(138.9)과 2022년(148.6) 연거푸 상승한 뒤 지난해에는 153.2을 기록했다. 이와 함께 아파트실거래가격지수(2021년 142.0, 2023년 122.0), 부동산매수우위지수(2021년 114.8, 2023년 18.8) 등의 지표에서 경기부진이 나타나고 있다.

금융위는 이와 함께 “사업성이 극히 낮아 정상적인 사업추진이 어려운 사업장에 대해서까지 관대하게 만기연장이 이루어지는 등 재구조화‧정리가 지연되는 경우”가 있고,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상승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금융업권 PF 대출 연체율은 2022년말 1.19%에서 2023년 6월말 2.17%, 2023년말 2.70%로 지속 상승하고 있다. 결국 “PF 부실 누적은 부동산시장의 자금공급 경색을 초래하고 금융‧건설업계의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연착륙을 위한 지원책을 더욱 강화하기로 한 것이다.

PF 사업성 평가기준 개선, 6월 시행할 예정

금융위는 “현재 금융업권이 운영 중인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기준은 PF 특성과 위험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구체적이지 않아 사업성이 부족한 사업장 선별 및 질서 있는 정리 추진에 한계가 있다”며, 보다 강화된 사업성 평가기준을 마련하기로 했다.

먼저, 현재 본PF 중심으로 구성된 평가기준을 사업장 성격에 따라 브릿지론, 본PF로 구별해 평가체계를 강화하고, 사업 진행 단계별 위험요인과 그 수준을 세분화·구체화해 실효성 있는 사업성 평가가 이뤄지도록 한다.

사업성 평가등급 분류는 기존 3단계(양호·보통·악화우려)에서 4단계(양호·보통·유의·부실우려)로 세분화한다. 단 일률적인 기준에 따라 경직적으로 운영되는 것이 아니라 금융회사가 융통성을 가지고 다양한 평가지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평가할 수 있도록 한다.

금융위는 “이번에 개선되는 PF 사업성 평가기준은 충분한 의견수렴을 거쳐 6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며, “적용대상 사업장을 순차적으로 확대함으로써 시장의 우려를 완화하는 한편, 사업성 평가 진행 등 집행단계에서부터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필요한 사항을 보완하는 등 PF 시장이 연착륙되도록 빈틈없이 관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사업성이 충분한 정상사업장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금융을 공급하고, 사업성이 부족한 일부 사업장은 금융회사 스스로 체계적인 재구조화 또는 정리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 민간·공공이 함께 재구조화‧정리에 필요한 자금과 인센티브를 지원해 나가기로 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