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은행권 부동산 PF 연체율 상승 경계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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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비은행권 부동산 PF 연체율 상승 경계 해야” 한은 “부동산 관련 금융부문 잠재리스크 현실화 가능성 배제 못해”

기사입력2024-03-15 00:0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부동산 경기부진이 비은행 금융기관의 부동산 PF 연체율 상승과 맞물려, ‘금융부문의 잠재리스크 현실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이 14일 공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 3월호는 “부동산 경기부진은 부동산 PF 대출 및 이에 기반한 유동화증권의 부실화를 통해 관련 금융기관의 자산건전성과 유동성을 저하”시킬 수 있다며, “특히 비은행 금융기관의 부동산 PF 대출의 연체율이 상승하고 있어 경계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은행권과 비은행 금융기관의 상황이 다르다고 봤다. “은행권은 건전성 규제 강화 등으로 안정적 자금운용 행태”를 보여왔지만, “비은행 금융기관은 그간 수익성 제고 및 사업다각화 노력의 일환으로 PF 대출을 대폭 늘려온 만큼, 관련대출 부실화 및 충당금 적립 확대가 향후 비은행 금융기관의 수익성 악화와 유동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같은 부실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부동산 경기부진에 있다. 부동산 경기가 부진하자, 잠재된 리스크가 겉으로 드러나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고금리·비용 부담으로 건설업 재무부담 확대 가능성

보고서는 “최근 부동산시장은 주택매매가격이 하락하고 거래량이 감소하는 등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주택경기의 둔화 흐름은 부동산 PF 대출 등의 부실 위험을 높이는 동시에 자산매각을 통한 채무상환을 어렵게 만들어 가계부문의 고위험 가구를 양산하는 등 금융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는 만큼, 이와 관련한 잠재적 리스크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비은행 금융기관이 PF 대출을 대폭 늘려온 만큼, 대출 부실화와 경기부진의 여파로 유동성 저하에 직면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실제로 전국 주택 거래량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주택매매가격은 지난해 12월 이후 하락으로 전환했고, 경제주체들의 주택가격 상승 기대도 약화되는 모습이다. 주택가격전망CSI의 경우 2월중 92를 기록하며 기준치(100)보다 낮게 나타났다.

보고서는 앞으로 주택가격 향방에 대해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며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가능상승 기대의 약화에 따른 높은 수준의 아파트 매도물량과 더불어 스트레스 DSR 제도 등이 향후 주택가격의 하방압력으로 작용하겠다고 봤다. 스트레스 DSR이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에 대출 이용기간 중 금리상승으로 인해 원리금 상환부담이 상승할 가능성을 감안, 가산금리를 덧붙이는 제도다. 스트레스 DSR이 2월을 시작으로 점차 확대될 예정이어서, 대출한도는 반대로 축소될 전망이다.

하지만 보고서는 올해부터 시행된 신생아 특례대출, 신규주택 공급물량 감소 등을 상방요인으로 꼽았다. 하방압력의 영향에도 주택가격이 쉽사리 안정을 찾기는 어려울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주택가격 하락, 취약계층 신용위험 확대 가능성도

이 뿐만 아니라 최근 건설업 및 부동산업 기업에 대한 대출 연체율이 비은행권을 중심으로 상승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보고서는 “최근 미분양 및 준공 후 미분양이 증가하는 등 분양시장이 위축되는 상황에서 고금리 지속, 공사비 상승 등의 비용부담 증대로 건설업 및 부동산업의 재무위험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로 인한 비은행권의 건전성 악화는 시장 전반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관련 잠재리스크에 대한 면밀한 점검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고금리가 지속되는 가운데 부동산 시장이 부진에 빠지면서 가계의 채무상환 부담이 늘어났다는 점도 문제다. 보고서는 “지난해 주택매매 거래량이 과거 평균을 하회했음에도 주택담보대출은 예년 수준의 증가세”를 보였다며, 가계의 자금조달이 주로 부동산 담보를 통해 이뤄지고 있으며 “향후 주택가격 하락은 취약계층 중심의 신용위험 확대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짚었다. 특히 가계대출 연체율이 취약차주와 비은행권을 중심으로 계속 상승하고 있다며, 관련 리스크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보고서는 올해 중 국내외 통화정책 긴축기조에 대한 전환기대 등으로 금융여건이 점차 완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은행의 복원력이 양호한 수준에 있다며, “개별 부문의 시장 불안이 금융시스템 전반의 불안으로 확대될 가능성은 많이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그간 쌓여온 금융기관의 부동산 익스포저와 가계부문의 부채수준이 문제라며, “부동산PF 부실화, 취약차주의 신용위험 등 부동산 시장과 관련한 금융부문의 잠재리스크가 현실화될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는 만큼” 주택시장 부진의 영향을 살피는 동시에 중장기적으로 누적된 불안요인을 경감해 나가는 정책적 노력을 지속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