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영정보 ㅣ 정책법률
금융당국의 담보평가 강화…대출 문턱 영향은
중소기업 신용위험 확대에 대출 ‘문턱’ 더 높아질까 우려
- 기사입력2024-07-25 00:0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다른기사보기
-
금융당국이 은행권의 중소기업 부동산 담보대출에 대해 내부통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판단을 내렸다. 감정평가액을 부풀려 초과대출을 한 사례 등이 발생했다는 이유에서인데, 은행들의 감정평가 강화가 대출 문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엿보인다.금융감독원은 최근 은행권에서 허위의 매매·분양계약서를 이용하거나 감정평가액 부풀리기를 통해 초과대출을 취급한 금융사고가 잇달아 발생함에 따라, 감정가액을 과대평가한 초과대출 실행을 신속하게 차단하기 위해 은행권의 부동산 감정평가 점검시스템 도입·보완을 추진했다고 24일 밝혔다.이와 함께 개인사업자·중소기업 대출 중 사고 개연성이 높은 대출 1만640건에 대해 은행 자체 표본점검을 실시한 결과, 담보가액 대비 초과대출 124건과 여신취급 관련 내규 위반 492건 총 616건이 금감원에 보고됐다.금감원에 따르면, 현재 각 은행들은 초과대출 의심거래(124건)에 대해 대출 취급경위, 직원의 고의·중과실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해 2차 정밀조사를 진행하고 있다.주요 사례들을 보면, 대출 담보로 제공한 부동산에 대해 매매가격 부풀리기, 분양가격 부풀리기, 임대료 부풀리기, 임대소득 과다산정, 선순위 과소차감 등의 사례가 있었다.
금융기관들의 중소기업 상대 대출태도가 크게 강화될 것으로 조사됐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금감원은 이에 대해 “다수 은행이 감정평가액 부풀리기나 대출한도 과다 산출을 통제하기 위한 업무방법 및 전산시스템상 미비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대표적으로, 상당수 은행에서 영업점의 대출취급자가 감정평가법인을 지정할 수 있어 대출취급자의 공정하지 않은 가치평가를 차단할 수 있는 직무분리 체계가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일부 은행의 경우 직무분리제도는 도입했으나 느슨하게 운영하는 등 보완이 필요한 사례도 있었다.대출한도 산정체계에서도 문제점이 드러났다. 일부 은행은 감정평가액이 실제 매매가격을 크게 상회하는 경우에도 검증없이 담보가액으로 그대로 사용하고 있어 대출한도가 과다하게 산정되는 측면이 있었다는 것이다.대출취급자가 담보인정비율(LTV)을 높게 적용하더라도 검증·통제할 수 있는 전산시스템이 미비하거나, 임대차현황서 확인, 현장조사 등이 소홀하게 이루어져 선순위 임차보증금을 과소 차감한 사례도 다수 확인됐다.금감원은 현재 2차 정밀조사가 진행 중인 초과대출 의심거래에 대해 조사결과를 면밀히 검토한 후, 위법·부당행위를 신속·엄중하게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이번 점검 시 은행들이 제출한 내부통제 개선계획에 대한 보완사항을 안내하고, 개선계획의 이행현황을 점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이같은 금융당국의 점검 강화는 대출 시 담보로 제공하는 부동산의 가치평가 강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중소기업 입장에서 보면 대출 문턱이 더욱 높아지는 결과를 낳을 전망이다.이미 중소기업에는 높은 대출 ‘문턱’인데금융기관들은 중소기업에 이미 높은 대출 문턱을 적용하고 있다.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 결과’ 2분기 동향 및 3분기 전망 보고서를 보면, 3분기 중 국내은행의 대출태도는 기업과 가계 모두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18개 은행과 26개 상호저축은행, 신용카드사·상호금융조합·생명보험사 등 총 204개 금융기관의 여신업무 총괄담당 책임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다.보고서는 “기업대출은 대내외 경제여건의 불확실성 및 기업 실적부진에 따른 여신건전성 관리 등으로 강화”할 것이라며, 석유화학과 철강 등 경기민감 업종의 실적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고 이유를 들었다.대출행태 관련 지수는 0보다 크면 완화라 답한 금융기관이 더 많다는 의미이며, 0보다 작으면 강화라 답한 금융기관이 더 많다는 의미다. 국내은행의 3분기 대출태도 지수를 보면, 중소기업의 경우 2분기 -3에서 3분기 -11로 크게 강화될 전망이다. 이뿐만 아니라 대기업(3→-3), 가계주택(-6→-6), 가계일반(-14→-19) 등 모든 유형에서 대출에 보다 엄격한 잣대를 댈 것으로 조사됐다.3분기 기업의 신용위험 역시 일부 취약업종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높은 수준이 지속될 것으로 조사됐다. 중소기업 신용위험 지수는 올해 1분기 33에서 2분기 36으로 상승했고, 3분기(36)에도 30을 넘어서 높은 위험이 있는 것으로 판단됐다.이처럼 중소기업의 신용위험이 높아지고 은행 등의 대출태도도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부동산대출을 중심으로 평가를 강화하면 대출 문턱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