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성장에도 가맹본부·점주 분쟁 끊이지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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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소상공인 사업 성장에도 가맹본부·점주 분쟁 끊이지않아 가맹점주 경영여건 열악이 “불씨”…협의요청 거부로 분쟁 심화

기사입력2024-06-21 11:3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지난 10년간 가맹사업이 성장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가맹점주와 가맹본부 사이 수입 불합리 등으로 인해 분쟁이 끊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악화된 가맹점주 경영여건이 가맹본사와 가맹점주 간 분쟁의 불씨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따라 가맹점주 외에도 사회경제적 변화로 종속성이 강화된 종속적 자영업자를 보호하기 위한 법제도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정종열 전국가맹점주협의회(전가협) 자문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 오세희·민병덕·김남근 의원 등과 전가협이 20일 개최한 프랜차이즈업계 구조적 문제점 개선방안 토론회에서 가맹점주 현안과 제도개선 과제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가맹사업 분쟁의 근본적 원인으로 힘의 불균형과 가맹본사의 약탈적 수익추구 행위를 꼽으면서 이렇게 주장했다. 여기에 가맹본부의 무분별한 출점전략으로 가맹점의 매출은 감소하고 가맹본부의 매출액만 증가하는 불합리로 집단분쟁이 지속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가맹점주 경영여건 열악 “분쟁의 불씨”=2013년 2973개였던 가맹본부 수는 2022년 9183개로 10년간 2.75배 증가했다. 브랜드 수 역시 2013년 3691개에서 2022년 1만1844개로 3.21배 늘었으며, 프랜차이즈 산업 전체 매출은 2013년 91조7000억원에서 2022년 164조원으로 1.79배 증가해, 국내 명목GDP의 약 7.6%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그러나 이러한 산업전반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가맹점주의 상황은 더 열악해졌다고 정 위원장은 지적했다. 전가협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22년 사이 가맹점당 매출액이 1.41배 증가했다. 하지만 원·부자재 비용, 인건비와 플랫폼 비용 등의 증가로 영업이익은 1.16배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를 소비자물가지수를 반영한 화폐가치로 환산할 경우, 영업이익은 2013년 연간 2000만원에서 2022년 1990만원으로 감소하고 정체돼 있다는 것이다. 정 위원장은 가맹점주들은 일정한 자본에 자신의 노동력까지 쏟아 부어도 최저임금조차 벌기 어려운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악화된 가맹점주 경영여건은 가맹본사와 가맹점주 간 분쟁의 불씨가 되고 있다. 2022년 공정위 분쟁조정 접수건수는 489건으로 2013년 554건과 큰 차이가 없다.

2022말 기준 1만1844개 브랜드 중 가맹점주단체가 구성된 곳은 80여개로 가맹점주 단체구성률은 0.68%인데, 최근 10년 단체분쟁은 32건이 발생했다. 이 가운데 31개 가맹본부는 가맹점주의 대화요청을 거부했고, 이중 23건은 (지방)정부의 분쟁조정도 거부해 분쟁조정이 성립하지 못했다. 32개 단체분쟁 사건 중 13건은 결국 국회 등이 주선한 대화로 당사자 간 합의가 이뤄졌다.

상당수의 가맹본부가 가맹점사업자단체의 거래조건 협의요청을 거부함에 따라 평화적인 해결이 아닌 집회, 시위, 농성 등으로 분쟁이 격화돼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킨다. 정 위원장은 대화와 타협을 통해 당사자간 합의성립으로 분쟁이 해결된 경우가 40.6%이지만, 합의성립까지의 사회적 비용이 과도하게 발생한다며 가맹점주단체에게 협상력을 부여해 합리적인 대화와 타협이 가능한 구조로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더불어민주당 오세희·민병덕·김남근 의원 등과 전국가맹점주협의회는 20일 ‘프랜차이즈업계 구조적 문제점 개선방안’ 토론회를 개최했다. <사진=오세희 의원실>

◇종속적 자영업자 보호·지원 제도 필요=정 위원장은 그러면서 종속적 자영업자를 보호하고 지원하기 위한 일반규범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현행법은 소상공인기본법, 소상공인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 등 독립적인 자영업자를 보호하기 위한 일반법이 존재하지만, 최근 확대되고 있는 종속적 자영업자를 보호하기 위한 일반법령은 없다는 것이다. 가맹사업, 대리점, 하도급 등 일부 영역을 대상으로 한 특별법만 존재할 뿐이다.

따라서 정 위원장은 상생협력법의 적용범위를 확대해 수탁기업, 가맹점, 가맹지사, 대리점, 하도급, 플랫폼입점사업자 등 전체 종속적 자영업자를 보호·지원하기 위한 기본법·일반법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가맹사업법 적용범위를 확대하는 것도 다른 방안이 된다. 전속대리점의 경우 사업형태와 운영방식 등이 가맹사업과 매우 유사하고 거래의존도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수준의 통제’와 ‘가맹금’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가맹사업법 적용이 배제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따라서 가맹사업법의 일부요건 ‘경영 및 영업활동 등에 대한 지원·교육과 통제’를 ‘경영 및 영업활동에 대한 지원·교육 또는 통제’로 변경하고, 차액 가맹금의 정의를 ‘적정 도매가격의 초과분’에서 ‘적정한 제조원가를 초과하는 금액’으로 변경할 경우 대다수 전속대리점이 가맹사업법에 포섭될 수 있다는 것이 정 위원장의 견해다.

가맹사업법 제도 개선도 필요하다. 가맹사업법 제14조의2에 가맹본부의 거래조건 협의의무 규정을 신설함으로써 가맹본사와 가맹점주의 대등한 거래질서를 조성해야 한다는 얘기다. 또, 가맹점주단체 구성 등록제를 도입해 가맹본부와의 협의요청권 실효성을 갖도록 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했다. 이와더불어 가맹지사도 가맹사업법 규정의 일부를 준용해 보호하는 것과 가맹금의 정의 규정을 명확히 할 것도 제안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