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기술탈취 의혹사건 연속 국감출석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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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파트너 ㅣ 대기업·공기업 현대차 기술탈취 의혹사건 연속 국감출석 이유 기술탈취 증언·서증 나와…‘VOC 저감 기술탈취’ 또 다시 국감으로

기사입력2017-10-18 10:08

김성화 기자 (rukawasss@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현대차 中企 기술탈취 논란 ②동일사건으로 2년연속 국감]‘현대자동차가 환경전문 중소기업 ㈜비제이씨의 특허기술을 도둑질했다’는 내용의 ‘현대자동차의 VOC 저감 기술탈취’ 의혹이 또 다시 국정감사에서 다뤄진다.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한 관계자는 17일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오는 23일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교육부 국정감사에서, 비제이씨 관련 내용에 대해 유은혜 의원이 경북대총장을 상대로 질의를 할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로써 현대차는 지난해 이어 같은 사건으로 국감에 2년 연속 출석하는 오명을 안게됐다.

16일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최용설 ㈜비제이씨 대표가 현대차에 당한 기술탈취 사례를 증언하고 있다. ©중기이코노미

현대차 동일한 의혹으로 2년 연속 국감 증인출석

지난해 현대차의 국감증인 채택에 대해 비제이씨 최용설 대표는 “작년 8월, 더불어민주당 유동수 의원실에서 갑질 및 기술탈취건으로 비제이씨에 먼저 연락이 왔다”고 설명했다. 이후 현대차 김동규 품질총괄전무가 국감에 증인으로 나왔고, 당시 유 의원은 비제이씨로부터 제공받은 전화통화 녹취록, 표절이 의심되는 논문 등을 근거로 현대차의 기술탈취 여부에 대해 조사했다.

국감자리에서 현대차 김 전무는 “비제이씨가 악취제거 솔루션을 개발하지 못해 다른 업체와 협력해 개발했다”는 요지의 해명을 했다. 이후 ‘현대자동차의 VOC 저감 기술탈취’ 의혹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듯했다. ‘또 하나의’ 중소기업이 특허기술을 탈취당한 채 도산과정을 겪는 그저그런 ‘갑질사건’으로 매듭지어질 수도 있었다.

현대차의 기술탈취를 뒷받침할 증언과 서증 나왔다

그러나 올해 국감에선 사정이 달라졌다. 지난해 국감 이후에도 을지로위원회는 ‘현대자동차의 VOC 저감 기술탈취’ 의혹을 계속 조사했고, 결국 현대차의 기술탈취를 뒷받침할 수 있는 증언과 서증을 찾았기 때문이다.

먼저 증언을 확보했다. 비제이씨에 대한 현대차의 일방적인 계약해지를 중재하기 위해 지난 5월 을지로위원회가 3자대면을 주선했다. 3자대면 과정에서 비제이씨가 개발한 미생물을 현대차가 비제이씨 직원으로부터 받았다는 진술이 나온 것이다. 이 자리엔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 이학영 의원실 보좌관 등 을지로위원회 관계자와 비제이씨 직원이 참석했다. 현대차에서는 비제이씨 미생물을 절취했다는 의혹의 당사자인 이 모 사원과 담당부서의 부장도 참석했다.

3자대면에 참석했던 을지로위원회 관계자는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현대차 이 모 사원은 (VOC 저감) 기술자료는 탈취하지 않았지만 미생물은 비제이씨의 근무자가 제공했는데, 누군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며 3자대면 당시를 성멸했다.

이에대해 비제이씨 최 대표는 “당시 비제이씨 사무실에 근무하던 직원은 많아야 두명인데, 누구인지 기억나지 않는다는건 말이 안되며, 무단으로 탈취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증언 이외 현대차의 기술탈취를 입증해 줄 수 있는 서증도 나왔다. 지난 9월에는 ‘경북대 연구팀이 현대차 이 모 사원에게서 VOC 저감기술자료를 받았다’는 내용의 자료를 경북대가 스스로 작성해 더불어민주당 유은혜 의원실에 제출했다.

경북대는 ‘현대자동차의 VOC 저감 기술탈취’ 의혹 사건에서 현대차와 ‘공범’으로 지목된 이 사건의 당사자중 하나다. 경북대는 비제이씨의 특허기술인 ‘VOC 저감 기술’과 유사한 기술을 현대차와 공동으로 개발해 함께 특허출원했다. 경북대가 유 의원실에 보낸 자료를 검토한 비제이씨 최 대표는 “보내진 자료만으로도 충분히 비제이씨의 기술을 구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경북대가 을지로위원회에 현대차 이 모 사원이 보낸 이메일 자료를 제출해, 이 모 사원이 기술자료를 제공했음을 진술했다. <사진=비제이씨>

재판과정에서 기술탈취를 입증할 경북대측 증언도 나와

기술탈취 의혹이 사실임을 입증할 수 있는 증언과 서증 이외에도 비제이씨와 현대차간의 민사소송 과정에서 비제이씨에 유리한 증언도 있었다. 재판과정에서 ‘VOC 저감 기술’과 유사한 기술을 연구한 이모 직원이 비제이씨가 개발한 미생물을 경북대 연구팀에 넘겼다고 경북대측이 진술한 것이다.

3자대면 당시 이 모 사원의 증언, 유은혜 의원실에 전달된 기술자료, 재판과정에서 나온 경북대측의 진술은, 아직 공개되지 않은 을지로위원회의 최종조사 결과와도 일치한다는 것이 최 대표의 전언이다.

중기이코노미 취재결과 비제이씨 최 대표와 을지로위원회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현대차는 5개월동안 8차례에 걸쳐 비제이씨에 기술자료를 요구했고, 현대차 이 모 사원은 무단탈취한 기술자료 및 실험결과, 미생물 6병 등을 경북대에 보내 분석했다. 이후 경북대는 탈취기술을 기반으로 유사기술을 개발했고, 유사기술은 이 모 사원의 석사논문에 게재됐다. 또 경북대 산학과제 보고서로도 작성됐다.

이와관련 최 대표는 “3자대면 후 현대차는 협의서를 들고와, 기존 거래량의 40%까지는 납품하도록 해주겠다고 했다. 하지만 그 정도 물량으로 비제이씨는 적자를 면치 못한다”며 “현대차는 소송과정에서 계속해 말을 바꾸고 있고, 7차까지 진행된 변론에서는 기술자료와 미생물 탈취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자신들이 등록한 특허에는 사용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3자대면 이후 현대차가 정당한 손해배상을 제시했다면 소송까지도 정리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