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배달 플랫폼 횡포에 자영업자들이 뭉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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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더불어 중기 주문·배달 플랫폼 횡포에 자영업자들이 뭉쳤다 ‘사장님’들의 배달대행서비스…굿딜리버리 협동조합 최영조 이사장

기사입력2022-04-28 12:02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경기도 분당지역의 자영업자와 주민신협 그리고 성남시가 함께 설립한 배달대행서비스 굿딜리버리 협동조합은 지난 1월 창립총회를 하고 2월부터 운영에 들어갔다. <사진=굿딜리버리>

올해 초 배달음식 주문플랫폼과 배달대행 업체들이 배달대행 수수료를 인상하면서, 자영업자와 소비자의 부담이 커졌다. 배달주문이 증가하며 매출도 늘었지만 갈수록 수익이 악화되자, 이를 개선하고 배달시장의 건전한 성장을 위해 자영업자들이 뭉쳤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지역의 배달음식 자영업자들과 주민신협, 성남시 등은 지난 2월 배달대행 ‘굿딜리버리 협동조합’을 설립한 것이다.

“배달의 민족, 쿠팡잇츠 등 배달플랫폼의 단건 배달, 바로고나 부릉과 같은 지역 기반의 기존 대행사들은 단순한 오더 중계플랫폼임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각종 수수료를 인상하며 자영업자들의 수익구조를 악화시켜왔습니다.”

분당에서 오랫동안 족발집을 운영해온 굿딜리버리 협동조합 최영조 이사장은 현재 배달시장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배달음식점과 배달기사 그리고 소비자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굿딜리버리는 자영업자도, 배달기사도 모두 협동조합 조합원이라고 소개했다.

배달대행 업체의 일방적인 가격인상에 ‘속수무책’

“배달대행업체들은 서로 서비스와 가격으로 경쟁하며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 담합을 해 일방적으로 가격을 인상하고, 소비자와 자영업자는 이를 그대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현실이죠. 수수료 인상에 대해 협의를 하자고 해도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지난해 12월 분당지역의 기본배달료는 1.3km당 4000원에서 4500원으로 인상됐다. 거리와 지역에 따라 배달비 할증이 부과되고, 배달료는 고객과 음식점이 나눠서 낸다. 기본배달료 4500원 중 500원의 수수료를 대행사가 가져가고, 4000원을 배달기사가 가져가는 구조다. 음식점들은 여기에 가맹비 명목으로 매월 최소 20만원 이상을 추가로 지불한다.

굿딜리버리는 기본배달비를 1.5km에 4300원으로 책정하고, 수수료는 200원을 가져간다. 가맹비가 아닌 조합비로 매월 10만원을 받는다. 기본배달료가 낮아지니 소비자가 내는 비용도 줄어든다. 배달기사는 거리기준은 길어지고 4100원을 가져간다. 배달기사의 경우 100원 차이에 불과한 적은 금액이지만 여러 건이 쌓이면 무시못할 금액이다. 음식점 입장에서도 기본비용이 줄고 가맹비도 줄어, 최소 40~50만원 이상 아낄 수 있다.

분당에서 오랫동안 족발집을 운영해온 굿딜리버리 협동조합 최영조 이사장. 최 이사장은 배달음식점, 배달기사, 소비자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굿딜리버리는 자영업자도 배달기사도 모두 협동조합 조합원이라고 말한다. ©중기이코노미

“스스로 힘을 키워 배달대행 서비스 문화를 바꾼다”

“플랫폼의 횡포에 대해 정부와 정치권에 얘기해 봐도 실질적으로 해결방안이 나오기 힘든 것 같아요. 그렇다면, 자영업자들이 스스로 힘을 갖는 것이 더 빠르다고 생각합니다.”

굿딜리버리는 지난 약 2개월간 운영하면서 배달속도나 라이더의 수익 면에서 주문플랫폼의 단건 배달에 가까운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최 이사장은 지금은 미미하지만 규모가 커질수록 수익도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자영업자 스스로 참여하는 배달대행 플랫폼인 만큼 차별성을 갖고 홍보에도 유리하다고 말했다.

앞으로 분당지역에서 규모를 확대하고 이후 다른 지역으로 굿딜리버리를 확산시킬 계획이다. 분당의 주민신협과 협약을 맺고 전국적으로 주민신협이 생길 때마다 굿딜리버리를 함께 확대하기로 했다.

자영업자의 영업환경을 개선하고 스스로의 경쟁력을 기른다는 점에서 경기도 공공배달앱인 ‘배달특급’과의 접점도 찾아 시너지를 낼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도 했다. 배달대행 서비스가 어느 정도 자리 잡으면 주문 플랫폼 운영도 병행할 계획이다.

“규모를 더 키우면 사회적협동조합으로 전환할 계획입니다. 굿딜리버리에서 생기는 수익을 나눠가져가는 것이 아닌 새로운 사업에 투자하고 자영업 생태계를 건강하게 발전시키는데 사용하기 위해서죠. 요즘 전국 각지에서 많은 분들의 문의전화가 옵니다. 전국의 자영업자들이 협동조합을 통해 스스로의 힘을 키울 수 있다면, 배달대행 서비스문화 또한 더 좋은 방향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