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일가의 불공정 거래로 증권시장 신뢰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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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기자수첩 오너일가의 불공정 거래로 증권시장 신뢰 추락 신풍제약 사태 엄벌하고 상법 개정으로 신뢰성·투명성 강화해야

기사입력2025-02-19 12:43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금융당국이 미공개중요정보를 이용해 369억원의 손실을 회피하고, 약 1562억원의 매매차익을 얻었다는 의혹으로 신풍제약 창업주 2세 장원준 전 대표를 검찰에 고발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개미투자자들의 커뮤니티에서는 ‘이러니 국장을 떠나지’, ‘국장이 국장했네’라는 푸념이 쏟아졌다. 최근 조금씩 회복되고 있는 국내 증권시장에 악재를 쏟아부었다는 비판도 크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시기, 신풍제약은 코로나-19치료제 개발을 위한 임상을 진행 중이었다. 그러나 2상에서 시험 주평가지표의 유효성 목표를 충족하지 못했고, 이를 알게 된 장 전 대표는 해당 정보가 공개되기 전인 2021년 4월 자신과 가족들이 운영하는 회사가 보유한 신풍제약 주식 1282만1052주 가운데 200만주를 주당 8만4016원에 블록딜(시간외매매)로 처분했다.

신풍제약이 개발 중이던 코로나-19 치료제 임상 시험계획이 알려지면서 6000원 대에 거래되던 신풍제약의 주가는 2020년 9월 최고 21만4000원까지 급등했었다. 장 전 대표의 블록딜 당시 주가는 9만4400원이었으며, 블록딜 이후 6만200원까지 급락했다. 2상 실패 후에도 무리하게 강행한 3상도 실패하면서 주가는 추락했고, 이번 장 전회장의 검찰 고발 소식이 알려지면서 18일 현재 신풍제약의 주가는 9010원으로 곤두박질 쳤다.

11조원까지 증가했던 신풍제약의 시총은 4000억원 대로 내려앉았고, 이 사태로 인한 손실은 신풍제약의 기술력에 희망을 품고 투자를 했던 개미투자자들에게 전가됐다.

장 전 대표의 주식 매각 사건은 단순한 개인의 도덕적 문제를 넘어, 자본시장에서의 공정성과 투명성에 대한 신뢰를 크게 훼손하는 사례다.

회사의 대표나 임원 등 내부자의 주식 매수매도는 향후 주가 변동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일반투자자들이 참고하는 중요한 정보 중 하나다. 때문에 경영진이나 오너가 비공식적으로 정보를 취득하고 이를 이용해 부당하게 이익을 취했다는 사실은 일반투자자들에게 충격적인 일이다.

현행 자본시장법은 미공개중요정보이용, 시세조종, 부정거래 등 3대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해 형사처벌과 함께, 부당이득의 최대 2배까지 과징금 부과가 가능하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 처벌이 미흡하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금융위원회는 17일 보도자료를 통해 “상장사는 최대주주, 대표이사, 임직원 등 내부자의 불공정거래로 인한 투자자 신뢰하락을 방지하기 위해 내부통제에 만전을 기해줄 것”을 당부했지만,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일반투자자들의 불신은 더욱 뚜렷해졌다.

이와같은 사례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떠나는 원인을 제공하기도 한다. 한국 시장이 안정성과 성장 잠재력을 제공한다고 평가되더라도, 반복되는 내부자거래나 불공정거래와 같은 문제가 지속된다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국시장에 대한 투자를 망설이게 되고 결국 자본 유출로 이어져 한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수 밖에 없다.

우리 자본시장의 신뢰 회복을 위해서는 이번 신풍제약 사건에 연루된 오너 일가의 불공정거래에 대한 엄벌이 필요하다. 이와함께 상법 개정을 통해 내부자거래 금지와 이를 위반할 경우 강력한 처벌 조항을 마련해야 한다. 또, 이사의 주주 이익 보호 의무를 명확히 하고, 경영진이 중요한 결정을 내리기 전 공시 의무를 강화하는 등의 조치를 마련해 기업경영의 신뢰성과 투명성을 강화해야 한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