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AI 데이터센터…탄소 배출량도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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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미래 ㅣ HIT! 이 기술 늘어나는 AI 데이터센터…탄소 배출량도 껑충 AI 때문에 지구가 뜨거워진다…기후위기 시대, 지구를 지켜라㊦

기사입력2024-08-12 00:00

안수영 기자 (syahn@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AI 산업이 각광받으면서 데이터센터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데이터센터를 지으면서 온실가스 배출도 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지난 5월 공개한 연례 지속가능성 보고서에 따르면, MS가 AI 및 클라우드 컴퓨팅 시스템 실행을 위해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면서 기존보다 탄소 배출량이 30%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월2일 구글의 연례 환경보고서를 보면, 2023년 구글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1430만톤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9년(970만톤)보다 48%, 2022년(1260만톤)보다 13% 증가한 수치다. 구글은 AI 사용 확대와 데이터센터의 높은 소비 전력량 등을 원인으로 손꼽았다. 최근 각종 제품과 서비스에 AI를 도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데, 이에 따라 처리해야 하는 데이터가 늘어나면서 보다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기 때문이다.

지구를 지켜라…데이터센터 에너지 절감 연구 활발

지속 가능한 AI 개발이 이뤄지려면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재생에너지의 사용을 늘리며, 비수도권에 데이터센터를 준공하는 등 가능한 방안을 총동원해야 한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AI 개발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다. 하지만, 지구의 온도상승 역시 반드시 억제해야만 한다. 이에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지난 7월22일 LS전선과 LS일렉트릭은 세계 최초로 전력 손실이 없는 데이터센터용 초전도 솔루션을 출시했다. LS전선이 개발한 초전도 케이블은 극저온에서 전기저항이 사라지는 초전도 현상을 이용해 송전 효율을 극대화했다. LS일렉트릭이 선보인 초전도 전류제한기는 데이터센터의 서비스 중단을 막고, 데이터 손실 위험을 줄여 안정성을 높인다.

데이터센터 냉각을 위해 해저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시도도 있다. MS가 2015년부터 2024년 6월까지 진행한 ‘프로젝트 나틱(Project Natic)’이 대표적이다. 2018년에는 거대한 원통 구조물에 데이터서버를 밀봉하고 스코틀랜드 바닷속에 가라앉히는 실험을 진행했다. 이때 물 속에 잠긴 855대의 서버 중 6대만 고장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육지에서 진행한 실험에서는 135대의 서버 중 8대가 손실된 것으로 나타났다. 바닷속에서의 손실률이 더 적은 결과를 얻은 것이다. 중국의 기업 하이랜더도 2025년까지 하이난섬 인근 바닷속 35m 지점에 100개의 데이터모듈을 배치할 계획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이 2019년 공개한 ‘데이터센터 폐열의 지역냉난방 활용 사례와 정책적 시사점’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한 폐열을 지역 냉난방으로 재활용하는 사례도 눈에 띈다. 미국 콜로라도에 있는 미국 에너지부 산하 국립재생에너지연구소(NREL)의 에너지시스템통합시설(ESIF) 건물은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회수해 실험실과 사무실 등 건물 내에 난방열로 공급하고 있다. 데이터센터의 폐열을 35°C로 회수해 난방 온수 시스템으로 보내는 방식이다. 글로벌 유통기업 아마존도 미국 시애틀의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난방 에너지로 재활용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데이터센터를 비수도권에 지으면 전력 손실 줄어든다

한편 우리나라의 데이터센터는 대체로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데, 비수도권으로 분산하면 전력 손실을 줄일 수 있다. 전기는 실시간으로 생산, 소비되며 저장하기가 어렵다. 전력을 생산하는 발전소와 소비하는 곳 사이의 거리가 멀수록 송전과정에서 전력 손실이 커진다. 우리나라의 발전소는 대부분 비수도권에 위치해 있다. 수도권에 데이터센터를 짓는다면 비수도권의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력을 보내야 하는데, 송전 시 일부가 손실될 수밖에 없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더 많은 전력을 생산한다면 추가적인 탄소 배출로 이어질 수 있다.

<출처=산업통상자원부, ‘데이터센터 수도권 집중 완화 방안’, 2023년 3월>

산업통상자원부가 2023년 3월 발표한 ‘데이터센터 수도권 집중 완화 방안’을 보면, 데이터센터 입지의 60%, 전력 수요의 70%가 수도권에 집중된 것으로 조사됐다. 오는 2029년까지 전국의 신규 데이터 전력수요는 총 732개로 나타났는데, 그중 601개(82.1%)가 수도권에 쏠린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2029년까지 신청이 들어온 수도권 지역 신규 데이터센터 601곳 중 40곳(6.7%)만이 전력 적기 공급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데이터센터가 수도권에 밀집될 경우 전력계통(전력 생산자가 소비자에게 전기를 공급하기 위해 상호 연결된 네트워크) 수급에 부담을 주며, 송배전망 등 전력 인프라를 추가로 건설해야 하는 부담이 따른다. 수도권 내 사고 발생 시 통신 인프라가 마비될 우려가 있으며, 지역 간 균형발전이 저해되는 문제도 있다.

하지만 데이터센터의 수도권 집중 현상을 해소하기가 쉽지 않다. 많은 기업들이 도심에서 접근성이 좋은 지역을 선호하고, 데이터센터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하며, 데이터센터 운영을 위한 인재 수급이 유리하다는 점 때문에 수도권을 선호한다.

이러한 쏠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6월부터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이 시행됐다. 이 법안에 따르면, 전력수요 공급포화 지역에 대규모 전력 소비자가 입주하는 경우, 반드시 전력계통 영향평가 결과를 제출해야 한다. 이를 통해 데이터센터의 수도권 신설을 제한할 수 있다. 아울러 전기요금을 지역별로 다르게 책정하는 등 기업을 유인할 인센티브를 마련해 지방 균형발전을 꾀할 수도 있다. 최근에는 부산 영도 조선소 자리에 AI 맞춤형 데이터센터가 들어서기로 했다. 이처럼 데이터센터 건립 시 지리적인 요소를 고려한다면 전력 손실을 줄일 수 있고, 궁극적으로는 탄소 배출도 줄이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온난화 끝 ‘지구열대화’…지속 가능한 내일을 위해

이제 지구가 따뜻해지는 지구온난화는 끝났고, 지구가 끓어오르는 지구열대화 시대가 도래했다는 경고가 나온다. 지구의 온도상승을 억제하지 못한다면 결국 인류도 생존에 위협을 받는 만큼 AI도 무용지물이 될 것이다.

지속 가능한 AI 개발이 이뤄지려면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재생에너지의 사용을 늘리며, 비수도권에 데이터센터를 준공하는 등 가능한 방안을 총동원해야 한다. 아울러 정부와 기업의 노력도 중요하겠지만, 일반 사용자들도 지속 가능한 내일을 위해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다. 중기이코노미 안수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