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하기대↑에도 동결 “가계부채”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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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기준금리 인하기대↑에도 동결 “가계부채” 탓 한은 금통위 “가계대출, 주택관련대출 중심 높은 증가세”

기사입력2024-08-23 00:0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한국은행 기준금리 추이

<이미지=한국은행 웹사이트 캡쳐>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높아졌지만, 한국은행 금통위의 선택은 또다시 동결이었다. 가계부채가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 수도권 주택가격이 들썩이고 있다는 점 등이 금리인하의 발목을 잡았다.

22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시까지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현 수준(3.50%)에서 유지해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기준금리 동결에 대해서는 고심한 흔적이 엿보였다. 금통위는 물가상승률 둔화 추세가 이어지고 내수 회복세가 더디다는 사실을 거론해 금리인하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긍정했지만 “정부의 부동산 대책 및 글로벌 위험회피심리 변화가 수도권 주택가격 및 가계부채, 외환시장 상황 등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을 좀 더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 현재의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봤다.

실제로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상황이었다. 금융투자협회가 8월 중순 채권보유 및 운용관련 종사자 62개 기관 1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번 금통위에서도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이란 응답은 90%로 나타났다. 한달전 조사(99%)에 비해 동결 전망이 감소한 것이다.

반면, 응답자의 10%는 기준금리 0.25%p 인하를 예상했다. 7월 조사 당시의 1%에 비하면 인하 전망이 크게 늘어났다.

금융투자협회는 “9월 미 기준금리 인하 전망이 우세한 상황에 국내 내수 부진 우려가 더해져 8월 금통위의 기준금리 하락에 대한 예상이 전월대비 증가”했다고 배경을 짚었다. 하지만 “가계부채 및 부동산 리스크 우려 등으로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하는 응답자가 여전히 우세”했다고 설명했다. 시장 역시 금리인하의 최대 변수를 가계부채와 부동산리스크로 보고 있다는 의미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은 뚜렷

기준금리 동결이 결정된 배경을 봐도, 금리인하의 가능성이 여러 곳에서 엿보인다.

금통위는 “세계경제는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미국 등 주요국의 경기 흐름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다소 높아졌으며, 인플레이션은 둔화 추세를 지속”했다고 설명했다.

또 앞으로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주요국의 인플레이션 둔화 흐름 및 통화정책 운용, 지정학적 리스크 및 주요국 정치 상황의 변화 등에 영향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경제에 대해서는, 수출 호조가 이어졌지만 소비가 예상보다 더디게 회복되면서 부문간 차별화는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앞으로는 “수출 증가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소비도 점차 회복되면서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성장률의 경우 1분기중 큰 폭 성장에 일시적 요인의 영향이 예상보다 컸던 점을 반영해 지난 5월 전망치(2.5%)보다 소폭 낮은 2.4%로 전망했다. 향후 성장경로는 “소비 회복세, IT경기 확장 속도, 주요국의 경기 흐름 등에 영향받을 것”이라고 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경우 “당분간 2%대 초반에서 등락할 것”이라며, 올해 연간 상승률은 “지난 5월 전망치(2.6%)를 소폭 하회하는 2.5%로, 내년은 지난 전망에 부합하는 2.1%로 예상된다”고 했다.

금융‧외환시장에서는 주요 가격변수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었다가 완화됐지만 미국 경기둔화, 엔캐리 자금 청산 등과 관련한 경계감은 남아있는 상황이라고 봤다.

들썩이는 수도권 주택가격, 높은 가계대출 증가 우려

하지만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하지 못한 최대 요인은 가계대출이다.

금통위는 “주택가격은 수도권에서는 거래량이 늘면서 상승폭이 확대됐으나 지방에서는 하락세가 이어졌다”고 했다. 또 “가계대출은 주택관련대출을 중심으로 높은 증가세를 지속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은행 가계대출은 올해 1분기에 3.5조원이 늘었으나, 2분기에는 16.9조원으로 크게 늘었다. 월간 추이를 봐도 5월 6조원이 늘어난데 이어 6월(5.9조원)과 7월(5.5조원)에 연이어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금통위는 금리인하의 근거로 거론되는 국내경제 상황에 대해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좀 더 커진 가운데 성장세가 완만히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향후 흐름을 좀 더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아울러 “금융안정 측면에서는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세와 가계부채 증가세가 지속되고 외환시장의 경계감도 남아있는 만큼 정부의 부동산 대책의 효과, 국제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의 영향 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신중론을 내비쳤다. 자칫 금리인하가 가계부채 폭증으로 이어질 우려를 고려한 것이다.

따라서 “향후 통화정책은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물가, 성장, 금융안정 등 정책 변수들 간의 상충관계를 면밀히 점검하면서 기준금리 인하 시기 등을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