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M 품명-품번 불일치 HS Code 변경 애먹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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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시장 ㅣ FTA BOM 품명-품번 불일치 HS Code 변경 애먹어 FTA 원산지 사후검증 대응 ②세번변경기준-HS Code

기사입력2016-01-21 00:00

이가영 기자 (young@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세번변경기준

FTA특혜관세를 적용하고자 하는 물품이 2개국 이상에 걸쳐 생산돼, 완제품의 HS Code와 완성품의 생산에 사용된 비원산지 재료의 HS Code가 일정단위 이상 다른 경우, 해당 완성품을 생산한 국가를 원산지로 인정하는 기준. 다시말해 외국의 원료가 국내에서 상이한 제품으로 만들어져 세번(물품분류 기호)이 변경된 경우 국산 제품으로 간주한다. HS Code 2단위(류)가 변경되는 경우를 CC, 4단위(호)가 변경되는 경우 CTH, 6단위(소호)가 변경되는 경우를 CTSH라 한다.

유모차의 각종 부분품과 부속품을 생산하는 B업체는 처음으로 한·미FTA를 활용해 자사의 물품을 수출했다. 관세혜택과 관련된 원산지결정기준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미국 수입자가 제공한 원산지증명서에 서명만 해서 발급했다. 한·미FTA의 경우 원산지증명서에 특별한 서식이 없고 수출자, 생산자, 수입자가 협정에서 정한 필수기재사항만 적으면 원산지증명서를 자율적으로 발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원산지 사후검증에 대한 지식이 전무했던 B업체의 담당자는 국내에서 제조한 제품이므로 특별한 서류가 없어도 당연히 한국산으로 인정될 것이라 생각했다. 미국의 수입자도 원산지 검증을 경험해 본 적이 없어 미국관세국경보호청(CBP)으로부터 정보제공요청서(CBP Form 28)를 받고도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지 못해 10일이 지난 후에야 B업체에 원산지 소명자료를 급하게 요청하게 됐다.

이 사례는 수출자와 수입자 모두 FTA 원산지검증을 처음 경험하고, 미국의 수입자가 원산지 검증 요청사실을 수출자에게 10일정도 지난 후 알려줘 자료 준비기간이 충분치 않았던 경우다.

FTA 원산지검증이 시작되면 1차로 30일이내의 기간 안에 모든 소명자료를 준비해 CBP에 제출해야 한다. 정보제공요청서(CBP Form 28) 제1란 ‘Date of Request’에 정보요청일이 쓰여 있는데, 이 날로부터 30일이내 제공하면 된다.

우선 B업체의 경우 자료 준비기간이 충분치 않아 기한연장을 요청했다. 한·미FTA 협정문에는 별도로 원산지를 검증할 때 기간을 연장하는 규정은 없지만, CBP의 재량으로 약 20일이내의 기간을 정해 연장을 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수입자가 10일이 지난 시점에서 검증사실을 통보했다는 이메일을 증거로 첨부해 통보받은 날을 증명한 후 10일의 기간을 연장할 수 있었다.

문제는 부속품(accessory)이었다. 부속품을 만들때 사용된 섬유에 수입된 원사가 포함돼 있었다. 섬유제품으로 분류되지 않고 제8715호의 유모차 부분품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자국의 원사를 사용해야 역내산 제품으로 인정하는 원사기준(Yarn-Forward)은 고려하지 않아도 됐지만, 원자재의 세번이 바뀐 것을 인정해야 완제품도 역내산으로 인정받을 수 있었다. B업체가 미처 생각지 못했던 원산지결정기준은 4단위(호) 세번변경기준(CTH)이었으며, 한·미FTA 협정을 활용하면 4.4%의 관세가 인하되는 품목이었다.

HS Code

원산지검증은 거래 당사자들의 정보를 통해 FTA의 ‘당사자요건’(협정 당사국에 거주하는 수출자, 수입자 또는 생산자의 거래에 한해서만 FTA특혜관세가 적용된다)에 충족하는지 여부를 파악하는 것부터 시작된다. 따라서 검증 당사자는 자사의 일반적인 기업현황 및 원산지관리 현황 등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회사소개서를 소명자료 첫 부분에 배치하며 ▲회사연혁 ▲임직원수 ▲매출규모 ▲회사 전경 및 주소 ▲주요 생산품 등의 정보를 제공해 실제 제조능력을 보여줌으로써 CBP 검증요원에게 신뢰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 B업체는 회사와 제조공장의 사진, 사업자등록증 및 공장등록증 영문본을 첨부해 실제 제조시설을 갖춘 제조자임을 증명했다.

이와함께 원산지 증명을 위해 HS Code가 적절한지, 세번변경기준을 충족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B업체가 수출한 제품의 경우 한국과 미국이 동일한 HS Code를 사용하고 있어 별다른 문제는 없었으나, 품목분류가 정확히 이뤄졌음을 입증하기 위해 제8715호의 관세율표 해설서를 기반으로 품목분류의견서를 작성했다. 또 해당물품의 4단위 세번변경기준을 기재하고 HS Code가 변경됐음을 입증해야 하므로 자재명세서(BOM)의 원재료와 완성품의 HS Code를 요약해 작성하고 변경됐음을 알렸다.

B업체의 경우 담당자가 작성한 BOM과 각 원재료의 BOM 품명과 품번이 일치하지 않아 HS Code가 변경됐음을 증명하는데 애를 먹었다. 어떠한 원재료를 사용했다고 BOM에는 표시돼 있는데 거래명세서에 나타나지 않으면 해당 원재료를 구매해 사용했는지 직접 생산했는지 모호해지기 때문이다. 이 경우에는 사용된 원재료의 수가 많지 않아 별도의 입증서류로 품명과 품번 정보를 일치시키지 않고, BOM 내부에서 관리하는 품명과 BOM에 기재된 품명을 함께 배치해 CBP 검증요원의 이해를 도왔다.

B업체는 제조능력이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생산기록도 제출했다. 공정수행 사진을 첨부했으며 공정명과 투입원재료, 사용설비 등의 정보를 함께 기재해 제조공정도만으로 전체 공정을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작업지시서와 일일·주간·월간 생산량보고서, 검수보고서 등 실제 국내에서 생산됐음을 증명하는 모든 서류를 동원, 수출품 제조에 필요한 원재료의 구매부터 여러 단계의 제조과정을 거쳐 최종 완성품이 되기까지 일목요연하게 보여줬다.

아울러 B업체의 담당자는 소명자료가 완성될 때마다 그 내용을 미국 수입자에게 보내 영문번역과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는지 점검했다. 수입자가 자료를 검토해 부족한 부분에 대해 알려주면 담당자는 보완해 재작성했다. 이로인해 이해하기 쉽고 설득력있는 자료가 완성될 수 있었고, 원산지 충족으로 판정돼 FTA 협정 관세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 통상적으로 자료제공에 대한 요청을 받아 검증결과 통보까지 두달이상이 소요되는데, B업체는 2주만에 원산지검증을 받은 이례적인 경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