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고 버금가는 가상현실 자전거 타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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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지 ㅣ 우린 중기인 포켓몬고 버금가는 가상현실 자전거 타볼까 실내서 도로달린다…VR자전거 트레이너 ‘비텔리’ EC3 김근우대표

기사입력2016-07-20 00:00

가상현실(VR) 모바일게임 포켓몬고가 연일 화제다. 스마트폰으로 실제 장소를 보며 포켓몬스터를 잡는 게임이다. 뽀로로 캐릭터로 한국형 포켓몬고를 만든다는 소식도 벌써부터 들린다. 여느 때보다 가상현실에 대한 관심이 높은 요즘이다. 가상현실 자체가 새로운 것은 아니다. 이미 많은 국내기업들이 가상현실 하드웨어와 콘텐츠를 시장에 내놨다.

EC3 김근우 대표는 “사업 문제로 힘들던 시절 자전거를 타면서,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실내에서도 자유롭게 탈 수 있는 자전거를 구상하게 됐다”고 말했다.<사진=EC3>

실제 자전거도로를 보면서 실내에서 자전거를 탈 수 있는 ‘비텔리’도 그 중 하나다. 내 방에서, 내 자전거로 북악스카이웨이를 달릴 수 있는 기계와 콘텐츠다. 친구들과 시합도 할 수 있다. 비텔리를 만든 EC3 김근우 대표는 19일 중기이코노미와의 인터뷰에서 “비텔리는 포켓몬고에 버금가는 오락적 요소가 있다”며 자신했다.

경기 성남시 분당 사무실 입구에는 자전거가 가득했다. 직원들의 출퇴근용 자전거다. 김 대표 역시 자전거 애호가다. 김 대표는 “2013년 기술분쟁 문제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자전거를 타기 시작했다. 스트레스도 해소되고 일도 잘 풀렸다”며 “자전거를 타니 자연스럽게 시장이 눈에 보였다.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즐겁게 자전거를 탈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비텔리를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비텔리가 주력한 건 야외에서 자전거를 타는 것과 최대한 비슷한 느낌을 구현하는 것이었다. 원리는 간단하다. 트레드밀(러닝머신)에 자전거를 올려놓고 실제 자전거도로 화면을 보면서 타는 것이다. 자전거타기의 미세한 감각을 구현하는 일은 간단치 않다. 자전거도로 데이터에 GPS정보를 입혔다. 영상 속 도로에서 오르막일 땐 트레드밀 경사도가 바뀌며 오르막을 만들어 낸다. 내리막일 땐 반대다. 야외에서 자전거를 탈 때와 같은 근육을 쓸 수 있게 했다. 기기에는 바람이 나오는 팬도 달려있다. 코스와 사용자의 주행속도에 따라 바람의 세기가 달라진다.

김근우 대표(가운데)와 EC3 직원들.<사진=EC3>

지금까지 구축한 코스는 국내 자전거도로 10곳이다. 사용자는 기기 앞에 설치된 모니터를 보면서 자전거를 탄다. 몰입도는 대형모니터가 뛰어나지만 여의치 않다면 태블릿을 활용해도 된다. 가상현실이라고 하면 기어VR처럼 머리에 착용하는 헤드 마운티드 디스플레이(HMD)를 연상한다. 그러나 HMD를 착용해야 가상현실인 것은 아니다. 비텔리도 HMD를 고려했으나 균형 감각이 떨어져 자전거를 타기 어려운데다 땀이 많이 나 불편하다는 생각에서 단념했다.

지난해 말에 출시했지만 벌써 여러 군데서 반응이 오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성남산업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월드IT쇼 박람회에 나가 관심을 끌었다. 김 대표는 “비텔리 기술을 담은 동영상을 페이스북에 올린 지 이틀 만에 80만뷰를 넘겼다. 해외에서도 많은 관심을 보이며 문의 메일을 보내오고 있다”고 했다.

비텔리는 국가대표 선수들의 훈련용으로도 쓰이고 있다. 비텔리를 눈여겨 본 대한빙상연맹에서 먼저 연락을 해 왔다. 현재 태릉선수촌에 11대의 비텔리가 돌아가고 있다.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선수들의 실내 연습용이다. EC3는 평창올림픽 때까지 제품을 공급할 계획이다.

태릉선수촌의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이 비텔리로 실내 훈련을 하고 있다.<사진=EC3>

기업부설연구소를 짓고 꾸준히 연구를 진행하는 한편 지식재산 확보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자전거 운동장치, 경사로 구현 기능을 가진 자전거 운동장치, 트레드밀을 포함하는 장치로 국내 특허 출원을 해 뒀다. 해외 출원도 했다. 내년에는 해외 자전거도로도 코스로 구축해 해외 진출에 나선다.

비텔리를 갖춘 복합스포츠·문화공간도 짓는다. 전시회와 인문학 강의도 열고 커피도 팔고 사우나와 스파시설도 갖춘다. 이름은 BEC(Bitelli Exclusive Center)로 지었다. 1호점은 분당 본사 바로 앞에 컨테이너 박스 형태로 짓는다. 하반기 중 오픈 예정이다. BEC는 직영으로 시작해 프랜차이즈로 확대해 올해 안에 10개 지점을 낼 계획이다. 김 대표는 “2019년에는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