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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용·대중교통 출퇴근 재해, 산재 가능?
입법 가능성 높아…일상경로 일탈, 중대한 과실의 경우 적용예외 변수
- 기사입력2016-07-27 14:10
김성화 기자 (rukawasss@junggi.co.kr)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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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이코노미공무원인 근로자가 출근중 재해를 당한 경우 ‘산재(공무원연금법)’로 처리되고, 공무원 신분이 아닌 근로자는 출근하다가 재해를 당해도 산재(산업재해보상보험법)로 인정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이러 저런’ 이유가 있겠지만 외관으로만 보자면 명백한 차별이다. 이 같은 차별을 해소하기 위해 19대 국회에서 여야 모두 산재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국회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공은 20대 국회로 넘어왔고,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은 지난 5월 새누리당 122명의 의원들과 함께 산재법 일부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이 의원 등은 개정안 제안이유를 통해 “현행법은 사업주가 제공한 교통수단이나 그에 준하는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등 사업주의 지배관리하에서 출퇴근 중 발생한 사고에 대해서만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여 산재보험급여를 지급하고 있다. 그러나 사업주가 제공하는 통근버스를 이용할 수 없는 근로자는 산재보험급여가 지급되지 아니하여, 공무원·교사·군인 등은 통상적인 경로와 방법으로 출퇴근 중 발생한 사고를 업무상 재해로 보호하고 있는 것과 대비하여 형평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며 “통상적인 경로와 방법으로 출퇴근 하던 중 발생한 사고에 대하여 산재보험으로 보호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의원의 대표발의한 이번 산재법 개정안은 19대 국회 원유철 의원 안과 동일하다.산재법 개정안에 따르면 통상적인 경로와 방법으로 출퇴근 중 발생한 사고도 업무상 재해로 인정된다. 다만 통상적인 출퇴근 경로를 벗어나거나 출퇴근과 관계없는 행위로 재해가 발생한 경우에는 산재로 인정되지 않는다. 또 자동차 사고로 인한 출퇴근 재해의 경우 재해근로자는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에 따른 보험금을 보험사에게 우선 청구해야 하고, 근로복지공단은 재해근로자가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에 따라 지급받을 수 있는 보험금 등을 제외하고 보험급여를 지급한다. 이외 통상적인 경로와 방법으로 출퇴근 중 사고가 발생했으나, 재해근로자에게 중대한 과실이 있는 경우 대통령령에 따라 보험급여가 제한될 수 있다.19대 국회에서 발의된 산업재해보상보험법률 개정안 비교
<자료=국회환경노동위원회>신분에 따른 차별이란 논란에도 불구하고 공무원이 아닌 근로자의 출퇴근 중 재해에 대해 산재법을 적용하지 않은 ‘이런 저런’ 이유가 무엇인가는 헌법재판소 결정문이 말해주고 있다(헌재 2013. 9.26 선고, 2012헌가16 결정).◇5대4의 팽팽한 결정, 모든 쟁점 담긴 헌재의 판결=자가용으로 출근 중 재해를 당한 근로자가 근로복지공단에 요양급여(산재) 신청을 했다가 불승인 처분을 받았다. 근로자는 법원에 불승인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했고, 소송 도중 법원을 통해 위헌법률심판을 청구했다. 9명의 헌재재판관이 심리에 참여했고, 헌재재판관 5명은 헌법불합치, 4명은 헌법합치 의견을 내 합헌결정을 내렸다. 헌법에 위반된다는 의견이 다수였지만 위헌결정 정족수인 6명을 채우지 못해 근로자의 위헌청구는 인용되지 못했다.헌법불합치 의견을 낸 헌재재판관 5명의 의견을 종합하면, ▲업무상 재해로 인정되는 출장행위와 통상적 출퇴근행위가 다르지 않고, 이로부터 근로자를 보호하는 것이 산재보험의 생활보장적 성격에 부합한다는 점, ▲출퇴근 재해에 대해 산재적용을 받는 혜택근로자와 비혜택근로자를 차별하는데 합리적 근거를 찾을 수 없다는 점, ▲출퇴근 재해에 대해 산재적용을 받는 공무원과 받지 못하는 근로자의 출퇴근 행위가 사실적 측면에서 동일하다는 점 등을 이유로 출퇴근중 재해를 당한 근로자에게 산재법을 적용하지 않도록 한 법률규정은 위헌이라고 판단했다.반면 헌법합치 의견에 따르면 ▲대법원이 업무상 재해로 인정되는 출퇴근 재해 범위를 탄력적으로 해석해 권리구제하고 있다는 점, ▲출장의 경우 사업주의 구체적 지시에 따라 이뤄진다는 점에서 통상적 출퇴근과는 구별해 보상하는 것이 맞다는 점, ▲사업주가 보험료 전액을 부담하는 한국과 달리 외국은 일부를 근로자가 부담하기에, 현행법에 따라 출퇴근시 도보나 본인 소유 교통수단 또는 대중교통 수단 등을 이용하는 근로자에게 산재적용을 하지 않는 것이 불합리하고 자의적으로 차별 취급한다고 볼 수 없다는 점 ▲공무원과의 차별성의 경우 공무원연금제도와 산재보험의 근거법령, 목적, 성격과 급여의 종류, 내용, 재원형성 주체에서 차이가 나는 만큼 공무원의 출퇴근 재해를 공무상 재해로 인정해 준다는 점 등을 이유로 제시했다.헌법재판소의 합헌 결정 이후 3년, 당시에도 헌법에 맞게 산재보험법을 개정하라는 헌재재판관 의견이 다수였다. 또 이번 20대 국회에서 개정안에 서명한 의원의 숫자가 새누리당만으로도 122명이라는 점에서 입법화 가능성은 그 어느 때 보다 큰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보험금 지급이 늘어나게 됨에 따른 보험재정의 문제, 경영계의 반대 등 앞길이 순탄한 것만은 아니다.◇사업주 지배력 미치지 않아 vs 당연한 결과, 빨리 입법화 해야=한국경영자총협회 산업보건본부 임우택 팀장은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출퇴근 재해는 사업주가 예방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며 개정안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럼에도 그는 “현행법에서 출장 등에 업무관련성을 인정하고 있고, 영업직과 같은 업종의 특수성도 인정하고 있는 만큼 업종 확대 등 적용범위를 확장해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국노동조합총연맹 김준영 홍보선전본부장은 “출퇴근 재해 산재적용은 당연히 업무연장선에서 처리해야 될 문제다. 사측에서도 출퇴근 재해적용은 합의한 부분이다. 20대 국회에서 조만간 법안이 통과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최대 1조의 사업주 부담 vs 사측 부담 기우에 가깝다=개정안이 통과되면 보험료 지급 대상자가 늘어날 수밖에 없어 보험재정 문제 역시 논란거리다. 임 팀장은 “정부 추계에 따르면 출퇴근 재해로 인한 비용이 적게는 8000억원에서 많게는 1조원까지 들어간다. 이는 사업주들에게 부담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그렇기에 “비용을 부담함에 있어 누가 얼마나 부담할 것인가도 함께 논의돼야 하는데 정부 부처간 협의가 되지 않은 것 같다. 자동차보험과 산재보험 중 무엇을, 얼마나 적용할지도 결정되지 않았다. 출퇴근 재해에 대해 산재를 적용하려면 이 부분도 정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김 본부장은 “현재 나와 있는 비용추계는 정확하다고 볼 수 없다. 제대로 조사가 이뤄진 적도 없다. 또 사측의 부담은 그리 크지 않다. 자동차보험과 산재보험의 선택 적용 역시 문제가 되지 않는다. 가령 출퇴근 재해에 대해 자동차보험보다 산재보험을 조금 적게 보상하도록 해 근로자가 선택하도록 한다면 많은 경우 자동차보험을 택할 것이다. 사측의 걱정은 기우”라고 일축했다.◇산재보험 적용 제외 대상=통상적인 경로 이탈 또는 출퇴근과 관계없는 행위로 산재 적용 예외를 규정한 개정안에 대해 김 본부장은 “비용문제가 해결되면 예외를 둘 필요성도 없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김 본부장은 “혹여 민사소송으로 가더라도 사측 주장대로라면 사업주 지배력이 미치지 않으니 사업주가 책임을 물을 일도 거의없다”고 덧붙였다.<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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