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 해지위약금 청구액 “근거없고 불투명”

프린트

Live 중기 ㅣ 소상공인 ‘홈플’ 해지위약금 청구액 “근거없고 불투명” 홈플러스 365편의점 시설위약금 세부내역 없이 수천만원 요구

기사입력2016-11-28 20:01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365플러스 편의점 문을 닫기위해 점포정리 세일을 하는 한 가맹점<사진=365플러스가맹점주협의회>

365플러스 편의점을 운영하는 홈플러스㈜가 가맹점과 계약을 해지할 때 과도하고 투명하지 못한 폐점위약금을 요구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홈플러스는 이에대해 “폐점위약금이 높은 것은 초기에 지원하는 비용이 많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서울 종로구에서 365플러스를 운영해온 A씨는 매출액 감소가 계속되면서 한계상황에 직면했다. 지난해 중순부터는 일매출이 평균 70~80만원에 그쳐 영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A씨는 지난해 12월 폐점하기 위해 홈플러스 본사에 폐점비용을 문의했는데 ‘가맹계약 해지에 따른 폐점비용’은 7200여만원이었다. 당시 쉽게 폐점을 결심할 수 없었다. A씨는 이후로도 세차례 더 폐점비용을 문의했다. 그런데 그때마다 폐점비용은 달랐다. 특히 시설위약금은 매번 일관성이 없었다. A씨가 안내받은 폐점위약금에는 가맹계약해지위약금, 시설 감가상각 잔존가액, 일시지원금 반환, 철거비, 폐점수수료 등이 있다.

A씨는 특히 시설위약금 부분에서 투명하지 않고 오류가 있다고 주장한다. 356플러스 가맹점 계약을 할 때 점주가 계약기간 60개월을 유지하는 조건으로 시설 총공사비를 전액 본사가 부담했다. 그런 이유로 점주가 중도에 계약을 해지할 경우 본사는 총공사비의 잔존가치를 남은 계약기간으로 환산해 점주에게 시설위약금을 청구한다.

365플러스 가맹점주가 세차례에 걸쳐 안내받는 폐점위약금을 근거로 산출한 총공사비 추정금액<그래픽=채민선 기자, 자료=365플러스가맹점주협의회> ©중기이코노미

문제는 본사가 지출한 총공사비를 가맹점주가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본사가 일방적으로 정한 시설위약금을 청구한다는 점이다. A씨가 속한 365플러스가맹점주협의회에 따르면, 본사는 개점당시 시설 및 집기비용에 대한 상세내역을 공개하지도 않았으며, 점주가 상세내역 공개를 요청해도 알려주지 않았다. 이 때문에 대다수 가맹점주들은 폐점시 회사가 요구하는 대로 수천만원의 시설위약금을 지불했다.

실제 A씨가 세차례에 걸쳐 안내받은 폐점위약금 중 ‘시설위약금’은 각각 3216만원, 2220만원, 1764만원이었고, 남은 계약기간은 각각 36개월, 31개월, 28개월이었다. A씨는 청구된 위약금을 남은 개월로 나눠 산출된 금액에 계약기간 60개월을 곱하는 방식으로 총공사비를 추산했다. 이렇게 계산한 총공사비는 각각 5360만원, 4300만원, 3780만원으로 제각각이었다. 총공사비 규모도 알 수 없지만 A씨 추산에 따르면 시설위약금 부과 기준도 없다는 것이다.

가맹점주가 홈플러스로부터 세차례에 걸쳐 안내받은 가맹해지시 폐점비용 내역<자료=365플러스가맹점주협의회>

A씨는 “본사에 총공사비의 세부내역을 거듭 요구했지만 회사는 세부내역을 제공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이미 폐점하고 위약금을 다 지급한 매장도 수천만원의 돈을 지불했지만 내역서도 없다”고 했다. 경기도 부천의 365플러스 점주 B씨도 폐점을 위해 예상위약금을 문의해 안내를 받았지만 시설위약금 3850여만원에 대해서는 ‘VMD·목집기·쇼케이스·인테리어·IT 네트워크 공사비’라고 적힌 내용이 전부였다고 밝혔다. 용인의 365플러스 점주 C씨는 “폐점위약금을 산정해 달라며 내용증명을 2회 보냈지만 답변이 없다”며 “본사에서 알려주지 않으면 시설부분 위약금이 어느 정도인지 전혀 알수가 없다”고 말했다.

시설위약금 부과가 부당하다는 이유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한 A씨는 “이유야 어쨌든 중도에 계약해지를 요청한 것은 나 자신이기 때문에 시설위약금을 부담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지만 계액해지에 따른 시설위약금을 청구하려면 총공사비가 얼마고, 남은 계약기간이 이만큼 남았으니 부담해야 할 돈은 얼마라는 구체적인 자료와 함께 시설위약금을 청구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그는 “점주가 책임져야 할 부분을 명확히 하는 한편 홈플러스의 부당한 갑질에 항의하기 위해 소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A씨를 포함 지난 4월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한 가맹점주는 55명이고, 최근 20여명 이상이 2차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홈플러스가 시설위약금의 근거인 시설 및 집기의 잔존가치를 가맹점에 전혀 공지하지 않고 있는 반면 다른 프랜차이즈 편의점의 경우에는 자체 POS시스템을 통해 초기 공사비와 감가상각비를 제외한 잔존가치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다른 편의점 POS시스템 화면. 해당 편의점의 초기 공사비와 감가상각비를 제외한 잔존가치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사진=365플러스가맹점주협의회>

홈플러스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가맹점계약기간은 총 5년이며 5년 연장이 가능하다. 정종열 가맹거래사가 정보공개서 등을 바탕으로 분석한 자료를 보면, 365플러스는 2012년 2개 가맹점으로 시작해 2014년에는 80개, 2015년에는 239개 올해 380여개까지 증가했다. 하지만 가맹점주의 평균 매출액은 50% 이상 하락했다.

365플러스가맹점주협의회 황원선 회장은 “점주들은 아르바이트 직원에게 주는 최저임금보다 적은 수입 또는 적자로 근근히 계약기간 5년을 버티고 있다”며 “소득이 거의 없거나 빚에 시달리는 점주들은 5년간의 지옥같은 의무계약기간을 버티지 못하면 과도한 폐점위약금까지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는 지난해 홈플러스 매각을 앞두고 매출액 및 마진률이 낮은 사업장에 대한 관리없이 가맹점수만 확장한 탓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가맹점주들의 과도한 위약금 주장에 대해 홈플러스 홍보팀 강종호 과장은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365플러스의 경우 후발주자이기 때문에 가맹점 확대를 위해 신규 입점시 인테리어 비용을 본사에서 부담하고 있다”며 “폐점위약금이 높은 이유는 초기에 지원비용이 많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후 시설위약금 산정 기준과 총공사비에 대한 의혹에 대해 해명을 듣고자 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