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일가 이익, 회사 피해’ 사익추구행위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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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파트너 ㅣ 대기업·공기업 ‘총수일가 이익, 회사 피해’ 사익추구행위 막는다 다중대표소송제 도입…집중투표제·전자투표제로 전횡 못하게

기사입력2017-05-25 14:09

김성화 기자 (rukawasss@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재벌저격수’ 김상조 한성대 교수가 공정거래위원장으로 내정되면서, 대기업의 불공정거래 행위 근절을 포함한 재벌개혁에 대한 기대감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김 후보자는 지난 24일 제출한 인사청문회 답변자료를 통해 “카르텔 등 불법행위가 적발돼 당하는 불이익이 매우 커지는 방향으로 과징금제도를 개선할 계획”이라며 “행정제재만으로 기업의 불법행위에 대응하는 것이 한계가 있어 집단소송제, 징벌적손해배상제 등 민사적 수단으로 보완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재벌해체론자’가 아님을 스스로 언론을 통해 거듭 밝힌바 있어, 새 정부가 추진하는 재벌개혁은 다중대표소송제·집중투표제·감사위원 분리선출제 등 정치권과 시민사회단체에서 이미 논의됐던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해 볼 수 있다.

<그래픽=김성화 기자> ©중기이코노미

◇상법개정을 통한 총수일가 지배력 견제=모회사 주주가 (손)자회사의 이사에 대해 책임을 추궁하는 다중대표소송제가 도입된다. 다중대표소송제는 총수일가의 이익을 위해 회사에 피해를 끼치는 ‘일감몰아주기’와 같은 사익추구행위를 견제할 수 있는 유력한 방안이다. 20대 국회에 발의된 상법개정안에 따르면, 모회사가 자회사 지분 50%(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 또는 30%(채이배 국민의당 의원) 이상을 보유한 경우 다중대표소송제가 적용된다.

주주가 다른 주주들을 대표해 회사에 손실을 끼친 임직원에 대해 제기하는 대표소송제도 개선방안도 20대 국회에 발의돼 있다. 현행법에서는 6개월 이상 전체 주식의 0.01% 이상을 갖고 있는 주주가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경우, 올해 1월 기준 0.01%의 주가는 275억원에 달해 소액주주들에게 대표소송제는 실효성이 떨어진다. 이에 따라 지분율 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회사의 잘못을 입증하기 위해 회계장부를 열람할 수 있는 조건도 완화된다. 또 모회사 주식을 일정지분 이상 가진 주주가 (손)자회사의 회계장부를 열람할 수 있는 ‘다중장부열람권’ 도입도 함께 추진한다.

◇집중투표제와 전자·서면투표제의 도입=‘1주1표’ 주주총회 투표권은 총수일가를 비롯한 대주주들이 사실상 마음대로 회사를 경영할 수 있는 현실적인 근거다. 집중투표제와 전자·서면투표제의 도입을 통해 총수일가 또는 대주주의 전횡을 제한해야 한다는 지적이 계속되는 이유다. 집중투표제는 선임되는 이사 수만큼 의결권을 부여하는 제도다. 소액주주와 대주주가 동일한 수의 투표권을 가지는 것이다. 하지만 집중투표제가 도입돼도 소액주주들이 주총에 참석하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 이를 보완하기 위한 방안이 전자·서면투표제다.

총수일가들이 다수 주주의 의사와 무관하게 때론 주주이익에 반한 결정을 할 수 있는 것은 내부 견제장치가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현행법에서는 주총을 통해 사외이사를 선출하면, 선출된 사외이사 중 감사위원을 다시 선출하도록 하고 있다. ‘1주1표’에 따라 선출된 사외이사는 총수일가와 이해관계를 같이 하고, 이들 중 누가 감사위원이 되더라도 자신을 뽑아준 총수일가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을 낼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하다. 문재인 정부는 상법 개정을 통해 감사위원을 사외이사와 분리선출해, 감사위원의 독립성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지주회사의 자회사 지분율 요건 강화=계열사를 통한 경제력 집중에 대한 비판이 커지자, 재벌그룹이 차선책으로 선택했던 지주회사 설립 요건도 강화된다. 현행법에 따르면 지주회사체제를 유지하려면 모회사가 상장 자회사 주식의 20% 이상, 비상장 자회사 주식의 40% 이상을 보유해야 한다. 또 지주회사의 부채비율은 200%를 초과하지 않아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주회사의 자회사 지분율 요건과 부채비율을 강화함으로써 편법적 지배력 강화를 방지할 것이라 밝혔다.

더불어 계열공익법인에 주식을 증여해 경영권을 승계하거나, 인적분할시 자사주 활용, 우회출자 등 법의 사각지대를 악용한 지배력 강화도 개선대상이다. 산업자본의 금융계열사에 대한 의결권 규제를 강화하고 금융그룹 통합감독 시스템을 도입하는 내용도 공약에 포함돼 있다.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 ‘3·5법칙’ 사라질까=재벌총수들이 구속되는 가장 흔한 죄명은 배임 또는 횡령이다. 하지만 보통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고 풀려나기 일쑤다. 또 특별사면도 다반사다. 총수일가들의 반복되는 경제범죄에 대해 문재인 정부는 집행유예 불가 및 사면권 제한을 추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