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한 경쟁질서를 강조한 검찰총장의 취임 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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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키워드이슈 공정한 경쟁질서를 강조한 검찰총장의 취임 일성 세상이 조금은 더 공정해질 수 있기를 바라는 국민 염원 기억하길

기사입력2019-07-29 10:05

안호덕 객원 기자 (minju815@hanmail.net) ㅣ다른기사보기

지난 25일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으며 2년의 임기를 시작한 윤석열 검찰총장. 박근혜 정권에서 좌천성 인사로 한직에 머물다가, 문재인 정부들어 서울지검장이라는 파격인사에 이어 2년여만에 검찰총장으로 발탁된 그다. 본인의 입장에서 보면 지옥과 천당을 오가는 롤러코스터 같은 인생이라 할 수도 있겠고, 승승장구의 관운이 열렸다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국민들이 검찰총장 지명 소식에 그렇게 환호했던 건 영화같은 인생에 대한 찬사이기보다는 그를 통해 세상이 조금은 더 공정해질 수 있다는 기대를 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과거, 정권의 부패지수나 검찰의 부패지수나 같았다. 정권과 재벌의 부패를 눈감아 주고 비호하면서, 권력을 나눠가졌고 일명 떡값을 받아 챙겼던 검찰이었다. 정권을 비판하던 인사들을 표적수사하고 없는 죄도 만들어 씌운 것도 검찰의 어두운 과거다. 검찰이 국가와 국민을 지키는 파수꾼 역할만 제대로 했다면 정치권력과 경제권력 심지어 사법권력까지 한통속이 되어 국정을 유린하는 초유의 사태는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국민들이 검찰을 보는 차가운 냉소, 되짚어 보면 검찰 스스로 국민을 등지는 삶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은 취임 일성으로 경제분야의 공정한 경쟁질서를 강조했다. 사진은 지난 25일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는 윤석열 검찰총장.<사진=뉴시스>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던 윤석열 검찰총장. 그는 국정농단 수사에서 박영수 특별검사팀 일원으로 활동했고, 서울지검장으로서 적폐수사를 잘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국정농단이나 적폐수사는 여전히 국민의 눈높이보다 아래에 있다. 정치, 경제, 사법의 권력을 틀어쥐고 온갖 탈법, 범법을 자행했던 수많은 권력자 중 일부를 제외하고는 수사 선상에 오르지 않은 인물도 부지기수다. 검찰 내부도 마찬가지다. 국정농단을 돕고 방패막이 역할을 했던 검찰 인사들의 죄는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이 별로 없다. 국민들이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지지와 응원을 보내는 것은 이 소임을 끝까지 다해 달라는 당부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취임 일성으로 경제분야의 공정한 경쟁질서를 강조했다고 전해진다. 취임식에서 삼성바이오 사건을 수사 중인 검사들에게 ‘흔들림 없이 수사하라’는 특별지시를 내렸다고도 한다. 검찰에서 예전에 볼 수 없었던 법의 수호자다운 의지의 표명이다.

우리 사회를 짓누르고 있는 경제적 불평등, 그 치유책은 정치적으로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이어나가는 것과 공정경쟁 질서를 법으로 보장하는 것이다. 대기업도 죄를 지으면 처벌받고 중소기업, 프랜차이즈 가맹점, 자영업자들이 대기업의 먹잇감으로 전락하지 않을 수 있다면 국민들의 삶은 지금보다 한층 나아질 것이다.

임기를 시작하는 윤석열 검찰총장, 잘하길 기원한다. 초심을 지켜가며 좌고우면하지 말고 국민만 보고 가기를 당부한다. 살아있는 권력에게도 엄정하라는 건 대통령 뿐만 아니라 국민 모두의 부탁이다. 쉽지 않은 길일 것이다. 남아있는 국정농단세력과 적폐세력들의 견제와 질시가 지금보다 더 커질 것이다. 살아있는 권력들도 검찰을 과거처럼 정권의 하수인으로 부리려는 못된 버릇을 보일수도 있다. 취임 일성의 패기가 어느 순간 충성의 서약으로 바뀐 예는 숱하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그런 길을 걷지 않았으면 한다.

법이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서고, 그래야 국민이 산다. 검찰에 의해서 법이 만인 앞에 평등하다는 사실이 증명되길 희망한다. 우보천리라 했다. 소걸음처럼 뚜벅뚜벅 천리를 간다면 국민들은 언제까지 그의 옆을 지킬 것이다. (중기이코노미=안호덕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