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PP ‘서두르는 한국 vs 후퇴없는 협상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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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산업뉴스 TPP ‘서두르는 한국 vs 후퇴없는 협상 일본’ 日 쌀·쇠고기 예외 요구…“참여조건에 우리 여건 반영해야”

기사입력2014-05-26 00:00

한국이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참여를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이미 참여를 결정한 일본이 참여조건에서 후퇴없는 협상을 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TPP 참여로 인해 산업별, 분야별 심층영향분석을 올 상반기 안에 완료하고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 종합적으로 검토해 신중히 결정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TPP 참여를 위한 사전단계인 ‘참여선언’을 시작으로 TPP참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1월부터 3월 사이에는 TPP에 참여한 12개국과 3월까지 제1차 예비양자협의를 진행했으며, 4월에는 미국과 캐나다 등 6개국과 제2차 예비양자협의를 진행했다.

지난 4월 오바마 미국 대통령 방한 당시에는 “미국은 한국이 환태평양동반자협정 참여에 관심을 표명한 것을 환영하고, TPP의 높은 수준을 달성하는데 있어 한국과 긴밀히 협의하며 구체적인 관심사항을 논의해 나갈 것”이라는 입장이 ‘한·미 관계 현황 공동 설명서’에 포함되기도 했다.

TPP는 일본, 베트남, 싱가포르 등 아시아 국가들과 미국, 캐나다, 멕시코, 칠레, 페루, 호주, 뉴질랜드 등 태평양 연안 12개국이 참여하는 거대 FTA다. 기존 FTA가 양자간에 이뤄진 것과 달리 TPP는 여러 나라가 참여하는 자유무역협정이라는 점에서 파급효과가 더욱 클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상공회의소, 중소기업중앙회 등 4개 경제단체는 공동으로 지난 23일 ‘TPP 기업설명회’를 개최했다. ©중기이코노미

TPP의 또다른 특징은 상품에 국한하지 않고 서비스, 투자, 정부조달을 포괄하는 거대하고 수준이 높은 무역협정이라는 특징이 있다. 지난 23일 대한상공회의소, 중소기업중앙회, 전국경제인연합회, 무역협회 등 4개 경제단체가 공동으로 개최한 ‘TPP 기업설명회’에서 우태희 산업부 통상교섭실장은 “다자간에 개방을 하는 메가 FTA를 추진하자는 흐름이 있다. 이런 흐름을 따라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양적이 아니라 질적이며 포괄적인 FTA라는 흐름이 있다. 기존 FTA보다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일본 등 다른 나라에서는 부담을 갖기도 한다. 한미FTA라는 높은 수준의 FTA를 체결한 바 있는 한국 역시 이런 높은 수준의 개방에 도전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장성길 산업부 TPP대책단 과장 역시 “참여시 국내 부품산업의 수출 확대가 기대된다”면서 “불참 시 일본제품의 가격경쟁력 개선으로 주요 소재산업의 피해가 예상된다”며 불참시의 불이익이 더욱 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관심표명 후 예비양자협의 단계인 한국은 이후 공식 참가선언과 공식 양자협의를 통해 승인을 받은 뒤 가입과 공식협상참여를 시작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미 TPP 참여선언을 한 일본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자국에 유리한 조건을 요구하며 미국과 후퇴없는 협상을 진행 중이다.

쇠고기 관세 등 쟁점에서 후퇴없는 일본

지난 5월 TPP 참여 12개국 장관들이 참석한 각료회의가 싱가포르에서 개최됐다. 이 자리에서는 7월 수석대표회의를 열고 향후 규정에 대한 심도깊은 논의를 하자는 내용이 결정됐다.

이를 두고 실질적으로 협상이 공전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으나 일본은 자신들에게 유리한 조항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고 알려졌다.

미국과 일본의 주요 쟁점은 5대 민감품목에 대한 관세 철폐 여부다. 일본은 쌀, 밀, 쇠고기 및 돼지고기, 설탕, 유제품에 대한 관세철폐에서 예외를 인정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관세철폐가 원칙이라는 입장이다.

양측이 쇠고기 등 일부 품목에서 한자릿수 관세에 합의했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가 나오기도 했으나 공식적으로는 양측이 합의에 접근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대통령의 방일 당시 미국이 비공식적으로 관세철폐를 장기적으로 추진하고, 일부 품목에 대해서는 정부의 허용물량에 대해서만 저율 관세를 매기고 나머지 물량에 대해서는 고율의 관세를 적용하는 저율 관세할당을 검토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였다는 관측도 제기됐지만 이 역시 공식화된 입장은 아니다.

자국에게 유리한 참여조건을 이끌기 위해 협상을 전개하는 것은 일본 뿐만이 아니다. 미국과 아시아 중심의 여타 참여국들 간에는 의약품에 대한 접근성, 저작권 보호기간 등에서 쟁점이 남아있다.

ASEAN 국가들을 중심으로 국영기업에 대한 보호조치를 줄여야 한다는 미국의 요구에 반대하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이밖에 노동과 환경사안을 TPP 일반 분쟁해결절차의 대상으로 둘 것인지 등 다양한 쟁점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하는 실정이다.

한국 역시 최대한 유리한 조건으로 TPP에 참여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진면 산업연구원 산업통상분석실장은 한국의 TPP참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주장하면서도 “개도국과 선진국간 입장 차이를 활용하는 전략적 협상을 강구해 참여조건에 우리 여건을 최대한 반영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