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국경세 대비해 기업 친환경 투자 서둘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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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산업뉴스 탄소국경세 대비해 기업 친환경 투자 서둘러야 세계 환경정책과 발 맞추려면, 韓 정부 기업지원책 속도를

기사입력2021-01-18 00:0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탄소중립은 전세계가 함께 동참하는 길이지만, 새로운 갈등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되는 정책도 있다. 탄소국경세다.

탄소국경세는 제작 과정에서 탄소가 많이 배출되는 상품을 수입할 때 탄소비용을 세금으로 매기고, 수입쿼터를 부과하는 제도다. 탄소배출량이 많은 산업이 국경을 넘어 규제가 심한 나라에서 약한 나라로 옮겨가기만 하면, 전지구적인 탄소배출량에 차이가 없다는 문제의식에서 나온 제도다.

EU는 이미 2023년 탄소국경세를 시행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지난해 9월 ‘유럽 그린딜이 한국 그린뉴딜에 주는 정책 시사점’ 보고서에서, “EU의 탄소국경세에 대비한 구체적인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바이든 행정부 출범으로 미국도 탄소국경세에 동참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당장의 타깃은 중국이 될 전망이다. 2018년 기준으로 세계 최대의 이산화탄소 배출 국가는 29%의 중국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에 대한 환경규제 준수 압박과 동시에, 탄소국경세와 수입쿼터 도입 등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런데 이것을 단순히 미중 무역분쟁의 수단으로만 볼 수는 없다. 탄소배출이 많은 모든 국가에 공통적으로 적용될 것이기 때문이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만약 탄소배출이 많은 국가나 기업제품에 관세를 매기는 탄소국경세가 도입 된다면, 탄소배출이 많은 우리나라의 석유화학·철강 등 주력 수출사업의 제품 가격이 상승할 수 있고, 장기적으로 탄소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추가 기술·설비 투자가 이루어질 경우 생산단가 상승으로 인한 경쟁력 하락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탄소국경세는 제작 과정에서 탄소가 많이 배출되는 상품을 수입할 때 탄소비용을 세금으로 매기고, 수입쿼터를 부과하는 제도다. EU는 이미 2023년 탄소국경세를 시행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여기에 바이든 행정부 출범으로 미국도 탄소국경세에 동참할 가능성이 높아졌다.<이미지=이미지투데이>

한국 정부도 탄소국경세 도입에 대비하기 위해 기업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 미 대선 이후 발표한 ‘미 대선에 따른 경제 파급영향 및 대응방향’에서, 탄소국경세 도입뿐만 아니라 해외투자자들의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투자 강화 추세에 대비해 국내 고탄소 기업들의 친환경 전환을 지원하기로 했다.

RE100(기업 사용전력의 100% 재생에너지 전환을 목표로 하는 자발적 캠페인)에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환경정보를 공시 확대하며, 녹색분류체계(녹색투자의 대상인지를 밝히는 분류체계) 마련 등을 통해 기후재원 투자를 촉진할 방침이다.

또, 전통 에너지산업에 대한 규제가능성을 검토하고 유가변동 등 영향점검을 통해 선제적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석탄발전 비중을 낮추고, 태양광과 풍력 관련 국내 산업생태계 조성을 통해 신재생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환경기준 강화를 위한 대응으로는, 자동차·건설·화학 등 분야별 환경기준 정보공유·협의를 위한 민관 협의채널을 구축해 미국의 환경기준 강화에 대비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와 동시에, 미국의 환경투자 확대를 기회로 삼고자 양국의 그린뉴딜 투자 분야를 중심으로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먼저 R&D협력 강화를 위해, 태양광·연료전지·친환경차·탄소포집기술 등 핵심분야에 대한 공동 R&D와 시범사업 발굴을 추진한다.

국내기업의 미국 진출도 지원한다. 대·중소기업 컨소시엄 구성 등을 통해 국내기업이 미국내 청정에너지 실증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탄소중립 이행에 따른 미국 시장 확대를 수출 기회로 삼겠다고도 했다. 신재생에너지, 친환경차, 연료전지 등 주요 수혜 품목의 미국 수출 확대를 지원한다.

정부지원책이 아니더라도 기업들이 미국과 전세계의 변화에 발맞춰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점은 거듭 강조할 필요가 없을 터다. 바이든 행정부 시대를 미리 준비한 기업들은 이미 앞서가고 있다. 시간이 지나고 격차가 눈에 띈 이후에는 이미 늦다. 먼저 변화하고 먼저 투자하는 기업들의 경쟁은 이미 치열하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