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밥, 혼영…1인 가구 경제변화 가늠 지표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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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혼밥, 혼영…1인 가구 경제변화 가늠 지표 되다 무엇 선호하고 어떻게 사는지…통계 보면 1인 가구 이런 면이 다르다

기사입력2021-12-15 00:00

2010년대 초반 처음 ‘솔로이코노미’라는 단어가 알려질 때만 해도, 1인 가구를 대상으로 한 새로운 마케팅 트렌드라는 인식이 적지 않았다. 유통업종의 홍보·마케팅 분야에서 이 단어에 민감하게 반응한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제 의미가 많이 달라졌다. 1인 가구가 경제의 중심으로 떠오르는 현상을 지칭하거나, 이런 경제변화에 대응하는 기업들의 전략을 가리킬 때도 솔로이코노미란 표현을 쓰곤 한다. ‘혼밥’, ‘혼영(혼자 영화 감상)’ 마케팅을 넘어서서, 앞으로의 경제변화를 가늠할 때도 중요한 지표가 되고 있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21 통계로 보는 1인 가구’를 보면, 각종 국가승인통계에 담긴 1인 가구의 모습을 생생히 볼 수 있다. 전체 가구를 대상으로 한 조사와 1인 가구의 생각이 눈에 띄게 다르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예를 들어, 1인 가구가 원하는 주거지원 프로그램의 순위는 전체 가구와 크게 달랐다. 전체 가구가 가장 많이 원하는 주거지원은 주택구입자금 대출(34.6%)이었는데, 1인 가구는 15.8%만이 주택구입자금 대출을 원한다고 답했다. 전체 가구에서 선호도 1위였던 정책이 1인 가구 대상 조사에서는 4위로 내려앉았다.

반대로 1인 가구가 가장 원하는 주거지원은 전세자금대출(32.4%)이었는데, 전체 가구(24.5%)보다 응답률이 7.9%p 높았다. 또, 1인 가구의 선호도 2위 정책인 월세보조금(19.5%)은 전체 가구에서 9.8%로 4위에 머물렀다.

질문은 주거지원 프로그램에 대한 것이었는데, 정책 이외의 분야에서도 이 선호도 조사결과를 활용할 수 있어 보인다. 선호도 차이를 반영해 주거 관련 금융상품을 맞춤형으로 개발하거나, 소비자층 발굴에 활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1인 가구는 누구이며, 무엇을 선호하고 어떤 경제활동을 하는지 파악하는 것이 미래시장의 핵심 키워드임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시다.

◇1인 가구 주거면적 점차 늘어=주거지원 프로그램의 선호도 차이는 1인 가구의 주거유형이 전체 가구와 다른 결과일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1인 가구의 주거는 유형과 면적 등 많은 면에서 전체 가구와 차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인 가구의 주거유형은 단독주택이 44.0%로 가장 많았고, 아파트(32.0%), 연립·다세대(11.3%) 등의 순이었다.

전체 가구의 아파트 거주 비중은 51.5%였다. 1인 가구의 아파트 거주 비중이 전체 가구의 약 0.6배 수준임을 알 수 있다. 반면 주택 이외의 거처 거주 비중은 1인 가구가 전체 가구의 2.1배에 달한다. 단독주택 비중은 고령층 1인 가구의 영향일 가능성이 있다.

통계청은 “1인 가구의 아파트 거주 비중은 증가 추세이나, 단독주택 거주 비중은 감소 추세”라고 덧붙였다. 단독주택에서 사는 고령층 1인 가구가 감소하는 반면, 아파트나 원룸 등에 사는 젊은 1인 가구가 증가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지난해 1인 가구의 평균 주거면적은 46.2㎡로, 전체 가구 평균 주거면적 68.9㎡의 67.1% 수준이었다. 40㎡ 이하가 50.5%로 가장 많았는데, 전체 가구의 40㎡ 이하 주거가 19.5%에 그친 것과 큰 차이를 보였다. 이 밖에 60~85㎡(16.7%), 40~50㎡(13.5%) 등의 주거 비율도 전체 가구보다 더 높았다.

특히, 통계청은 “2018년 이후 1인 가구 중 주거면적 40㎡ 이하에 거주하는 가구의 비중은 감소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단순히 1인 가구의 주거면적이 전체 가구보다 좁다고 볼 것이 아니라, 선호하는 면적에 변화가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1인 가구의 1000만원 미만 소득 비중은 매년 줄어든 반면, 나머지 구간의 비중은 모두 늘어났다. 경제사정의 변화가 주거면적이나 생활양태의 변화로 연결될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이미지=이미지투데이>

◇저소득층 비중↓…생활양태 변화=소규모 거주 1인 가구 비중의 감소는 1인 가구의 경제사정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도 있다. 2019년 1인 가구의 연소득은 2162만원으로 이전 해보다 2.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가구(5924만원)의 36.5% 수준이다.

1년새 연소득 증가율은 1인 가구가 2.2%로, 전체 가구(1.7%)보다 0.5%p 더 증가했다. 유형별로 보면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은 감소했으나 재산소득, 공적이전소득, 사적이전소득이 보다 크게 증가했다.

소득분포를 보면, 전체의 77.4%는 가구소득이 3000만원 미만이었다. 1000만~3000만원 미만이 46.6%로 가장 많고, 1000만원 미만(30.8%), 3000만~5000만원 미만(14.7%) 등의 순이었다.

1인 가구의 1000만원 미만 소득 비중(30.8%)은 전체 가구(7.8%)의 약 4배 수준이었다. 하지만 2017년부터 2019년까지 1000만원 미만 소득 비중은 매년 줄어든 반면, 나머지 구간의 비중은 모두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경제사정의 변화가 주거면적이나 생활양태의 변화로 연결될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부채 증가율 전체 가구 4.7배=2020년 1인 가구 월평균 소비지출은 132만원으로, 전체 가구(240만원)의 55.0% 수준이었다.

지출 항목에서도 순위가 전혀 달랐다. 전체 가구는 식료품·비주류 음료(15.9%)의 비중이 가장 높은 반면, 1인 가구는 주거·수도·광열(19.5%) 비중이 1위였다. 이어서 음식·숙박(16.7%), 식료품·비주류 음료(13.7%) 순이었다.

1인 가구의 자산은 1억7600만원으로 전체 가구(4억4500만원)의 39.4% 수준이었고, 부채는 약 2500만원으로 전체 가구의 30.5% 규모였다. 1인 가구의 1년새 부채 증가율은 20.7%로, 전체 가구(4.4%)의 약 4.7배 수준이다. 항목별로 보면 금융부채가 23.8%, 임대보증금이 13.9% 늘어났다. 모두 전체 가구보다 크게 높다.

1인 가구의 소득과 소비생활에 대한 만족도는 전체 인구에 비해 낮았다. 올해 기준으로 현재의 소득과 전반적인 소비생활에 만족하는 1인 가구는 각각 18.1%, 14.9%로 조사됐다. 전체 19세 이상 인구에 비해 각각 5.4%p, 3.8%p 낮았다. 소득과 소비생활 만족도의 추이는 엇갈렸다. 1인 가구의 소득에 대한 만족도는 2년 전에 비해 6.7%p 증가한 반면, 소비생활에 대한 만족도는 2년 전에 비해 1.3%p 감소했다.

만족도 조사는 여가활동에서도 주목할 만한 추이를 보였다. 지난해 1인 가구의 월평균 여가활동 비용은 15만원 이상이 31.4%로 가장 많고, 3만원 미만(21.0%), 9~15만원(17.2%), 5~7만원(15.7%) 순이었다.

전체 인구는 월평균 여가활동 비용 15만원 이상이 40.4%로 1인 가구보다 9.0%p 높은 반면, 3만원 미만은 1인 가구가 전체 인구보다 11.3%p 높았다.

올해 기준 1인 가구의 여가생활 만족도는 2년 전보다 4.3%p 낮은 22.8%를 기록했다. 1인 가구의 여가생활 만족도는 전체 인구보다 낮은 경향이 있었고, 불만족 원인은 경제적 부담(48.8%), 건강·체력 부족(18.5%)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1인 가구의 여가활동에 대한 불만은 여가시장 발굴에 중요한 참고사항이 될 수 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