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력 강화 없는 금융지원 채무 악순환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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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소상공인 “경쟁력 강화 없는 금융지원 채무 악순환 우려” 기존 지원 프로그램 재원 투입 규모·성과 분석해 정책 효율성 높여야

기사입력2022-07-22 10:0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우리 정부가 시행한 다양한 소상공인 금융정책들이 소상공인들의 갑작스런 매출감소 상황에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했다는 평가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감염병 위기에 신속하게 대처하다보니 정책의 대상이 중복되거나 시행된 정책의 집행률이 낮은 경우도 발생해, 추후 정책에 대한 정확한 분석을 통해 정책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금융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코로나19 관련 소상공인 금융지원정책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는 코로나19라는 초유의 감염병 위기 상황에서 우리 정부는 소상공인에 대한 금융지원정책으로 사실상 업종 등의 제한 없이 누구나 대출 및 보증을 지원받을 수 있는 형태로 신속하게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특히 지원규모 측면에서 볼 때 38조원 이상을 책정한 점은 감염병 위기에 맞서 정부가 소상공인을 충분하게 지원하겠다는 강력한 의사 표시로 받아들여져 코로나19로 인한 예상치 못한 경영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소상공인들이 큰 어려움 없이 자금을 조달하는데 기여한 것으로 판단했다.

◇전례없는 재정·통화·금융지원정책=2020년 1월 코로나19 팬데믹이 선언되면서 우리 정부는 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장기적인 피해를 막기 위해 전례없는 규모의 재정·통화·금융지원정책을 신속하게 시행했다.

특히 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1·2차 소상공인 금융지원프로그램 ▲중·저신용자 특례보증 ▲브릿지보증 ▲희망대출플러스 등 금융지원정책에 집중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2020년 2월7일부터 집행된 1차 및 2차 소상공인 금융지원은 22조6000억원이다. 같은 해 12월31일 종료된 1차 금융지원프로그램은 목표금액 16조4000억원의 90.2%에 달하는 14조8000억원이 집행됐다. 2020년 5월25일부터 시행된 2차 금융지원 프로그램은 목표금액인 7조원이 100% 집행됐다.

반면 2021년 1월18일부터 시행된 집합제한업종 임차 소상공인 특별지원 프로그램은 목표금액 3조원의 26.7%인 8000억원 집행에 그쳤다.

2021년 8월 시행된 중·저신용 소상공인 특례보증은 공급목표 1조원의 64.6%에 해당하는 6457억원이 공급됐고, 2021년 7월 출시된 브릿지 보증은 올해 6월17일까지 공급 목표액의 33.1%인 1984억원이 공급됐다. 올해 1월 시행된 희망플러스 특례보증의 경우 6월17일 기준 공급 목표액의 27.8%인 1조552억원이 공급됐다.

보고서는 코로나19 감염병 위기 발발 이후 지금까지 공급된 금융지원액은 최소 24조5000억원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올해 2차 추경안에 따라 총 40조7000억원 규모의 자금이 소상공인에게 추가로 지원될 예정이다.

◇경쟁력 강화없는 금융지원, 채무만 증가=그러나 보고서는 이러한 적극적인 금융지원이 장기적으로 매출증가 등 소상공인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소상공인의 상환능력이 좋아지지 않는 상황에서 채무만 증가하는 악순환이 이어지면서 금융지원이 회상불가 소상공인의 폐업시기를 지연시키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업소득이 없는 자영업자의 비중이 숙박음식점과 교육서비스업을 중심으로 2019년 7.6%에서 2020년 8.6%로 증가한 반면, 이들의 폐업률은 같은 기간 12.1%에서 10.9%로 크게 하락했다는 한국은행의 분석이 이같은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주장했다.

또, 코로나19 감염병 위기 이전 시기에도 금융지원 수혜업체의 사업주는 비수혜업체에 비해 금융지원을 받은 이후 신용도가 낮아지고, 부채상환부담이 높아졌다는 기존 연구를 감안하면 코로나19 위기 기간 금융지원을 받은 소상공인의 신용도도 악화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융자 및 보증을 중심으로 한 금융지원은 소상공인의 매출 감소를 일시적으로 상쇄시켜주지만 언젠가는 상황해야 하는 한시적 수단이라는 제약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채무상환 고려한 지원방식 채택해야=보고서는 향후 소상공인의 채무상환능력과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선별적인 지원방식을 채택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체계적인 소상공인 지원을 위해서는 그동안 지원된 프로그램에 대한 충실한 정보제공과 정책평가가 이뤄져야 한다.

보고서는 지원 대상 및 규모가 적정한지에 대한 분석도 미진한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일례로 중·저신용자 특례보증, 희망대출플러스 프로그램의 경우 지원대상이 처음에는 방역지원금 수혜자였으나 각각 소상공인 전체, 손실보전금 수혜자로 확대됐기 때문에 올해 2차 추경에 따른 코로나 피해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신보의 특례보증 프로그램과 겹칠 수 있다. 따라서 도입 예정인 프로그램의 지원대상과 규모가 적정한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와함께 지원대상의 확대에도 불구하고 집합제한업종 임차 소상공인에 대한 특별지원 등 소진율이 낮은 기존 지원 정책의 원인을 분석해, 추후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설계할 때 수요 예측 정확도를 높이는 것도 필요하다.

보고서는 기존 지원 프로그램에 대한 재원 투입 수준과 성과를 파악하고 정책 함의를 도출한다면 예산 집행 효율성을 높이고 정책 효과를 최대화 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