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요금’과 ‘국제유가’가 내년 물가상승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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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공공요금’과 ‘국제유가’가 내년 물가상승 변수 한은 “물가상승률 당분간 5% 내외, 점차 둔화되지만 불확실성 커”

기사입력2022-12-21 00:0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11월까지의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1% 상승을 기록하고 있다. 한은의 물가안정목표인 2%보다 크게 높은 수준이다. <사진=뉴시스>

한국은행이 “앞으로 소비자물가는 당분간 5% 내외의 상승률을 이어가겠지만, 석유류가격 오름폭이 축소되고 국내외 경기하방압력도 커지면서 오름세가 점차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20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에서, 한은은 그러나 “둔화속도와 관련해서는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향후 물가에 대해서는, “근원물가 상승률은 수요측 물가압력 약화 등으로 점차 둔화”될 것이라면서도, “개인서비스물가의 하방경직성, 일부 품목의 수급차질 해소 지연 등이 둔화폭을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향후 물가경로의 불확실성이 높은 원인으로 유가 및 환율 흐름, 전기료 등 공공요금 인상 정도, 국내외 경기둔화 정도 등을 들었다.

특히, “단기적으로는 공공요금 인상에 따른 상방압력과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하방압력이 상당부분 상쇄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최근 5%대의 물가상승률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하는 이유다.

물가가 오를 수 있는 요인과 내려갈 수 있는 요인으로 다수의 항목이 중복해서 지목된 점도 불확실성이 높은 결과다.

한은은 물가의 상방리스크로 ▲국제유가 반등 ▲예상보다 강한 소비 회복세 ▲원달러 환율 재급등 ▲전기료 등 공공요금 인상폭 확대를 꼽았다. 반대로, 하방리스크로는 ▲국제유가 하락세 심화 ▲국내외 경기 둔화폭 확대 ▲공공요금 인상 억제를 제시했다. 국제유가와 공공요금은 물가를 끌어올릴 수도, 끌어내릴 수도 있는 요인이란 의미다. 특히 전기료 등 공공요금 인상이 유력시되는 상황에서, 내년 물가가 상승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로 읽힌다.

공공요금부터 가공식품까지 들썩이는 물가 끝없다

올해 소비자물가는 연간 기준으로 2008년 금융위기 당시의 4.7%를 넘어서 1998년(7.5%)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일 전망이다.

11월까지의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1% 상승을 기록하고 있다. 한은의 물가안정 목표인 2%보다 크게 높은 수준이다. 연초에 3%대였던 물가상승률은 5월들어 5%대로 뛰어오른 뒤, 6월에 6%대까지 올랐고 7월들어 6.3%로 정점을 기록했다. 이후 5%대로 다소 둔화한 모습이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연초 2%대 중반에서 11월중 4%대 초중반으로 오름세가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올해 연간 상승률은 지난 2008년 수준(3.6%)을 나타낼 전망이다. 여기서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기준으로는 11월중 4%대 후반까지 상승했다.

하반기중 소비자물가는 석유류가격 오름폭 축소 흐름이 지속됐으나, 가공식품 및 외식 물가가 높은 오름세를 이어가고 전기·도시가스요금도 인상되면서 반기 기준으로 1998년 하반기(6.5%)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7월부터 11월까지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7%였는데, 품목별 기여도를 보면 개인서비스(+1.91%p), 공업제품(+1.63%p), 석유류(+0.80%p) 순으로 크게 나타났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급등했던 국제유가가 하반기 들어 글로벌 수요둔화 우려 등으로 하락세를 이어갔지만, 공업제품(석유류 제외)은 가공식품가격이 높은 상승세를 이어간 가운데 섬유제품, 화장품 등도 원재료비 인상 등으로 오름폭이 점차 확대됐다. 10~11월중 가공식품가격 상승률(9%대 중반)은 2009.5월(10.2%)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여기에 전기·가스·수도요금은 10월 들어 전기료와 도시가스요금이 상당폭 인상되면서 오름폭이 확대됐다.

그간 개인서비스물가 상승세를 주도해온 외식물가 상승률은 최근 다소 낮아지고 있다. 9월들어 9.0%까지 치솟은 외식물가는 10월(8.9%)과 11월(8.6%) 소폭 하향세를 그리고 있다.

한은은 향후 유가 흐름에 대해, 최근 글로벌 경기둔화로 하방압력이 커졌으나 대러제재(러시아산 원유 수입 제한 및 가격상한제), OPEC+의 대규모 감산 등 공급측 불안요인도 상존해 있어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수요 측면에서는 글로벌 통화긴축에 따른 국내외 성장세 둔화 영향으로 물가상승압력이 약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유류세 인하폭 단계적 축소, 전기·가스요금 인상 정도 등 정부정책도 향후 물가흐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