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건강지표 빨간불인데 정부는 손놓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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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기자수첩 기업 건강지표 빨간불인데 정부는 손놓고 있나 기업 활력을 되살리고, 경기 회복을 위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기사입력2023-06-14 10:3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OECD가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3월 2.5%에서 최근 2.7%로 상향했지만, 우리나라는 1.6%에서 1.5%로 하향 조정했다. 또 우리 기업들의 성장성·수익성·안정성·활동성 지표 모두 코로나가 한창이었던 2020년, 2021년보다도 악화됐다. 대한상공회의소가 12일 발표한 ‘2022년 재무제표로 분석한 한국기업 건강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 기업들의 영업이익은 3분의 1로 줄었지만 이자비용은 31.9% 늘었고, 기업이 이자를 갚을 능력은 반토막으로 떨어졌다. 기초체력이 바닥난 상황이다.

지난해 4월 이후 무역수지는 15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전체 수출의 약 18%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의 수출 감소가 두드러진다. 올해 4월 기준 중소기업 수출액은 92억9000만 달러로 지난해 동월 대비 5.9% 줄었다. 정부가 잇따라 수출 지원전략을 내놨지만 수출부진은 계속되고 있고, 향후 중소기업의 생산활동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중소기업의 자금조달 가능성은 어떤가.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상장기업 중 대기업의 49.6%가 회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한 반면, 중소기업의 9.4%만이 회사채 발행 조달실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과 비교해 회사채 발행실적은 대기업이 4.7%p 줄었지만, 중소기업은 9.5%p나 줄어든 것이다.

여기에 하반기에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지난 2021년 이후 지속된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 만기연장 및 이자 상환유예 조치가 종료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기준 국내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0.45%로, 대기업 연체율 0.09%의 다섯배에 이른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하면, 이러한 위기 상황은 우리 경제 전체의 위기로 이어진다. 기업활력을 회복시키고 경기를 진작시킬 수 있는 정책이 시급한 것이다. 한정된 예산에 그나마도 올해는 세수 부족으로 이미 마련된 기업 지원정책마저도 제대로 집행될 수 있을지 우려가 적지 않다. 민생과 국가 경제가 나락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들의 경영 여건을 향상시키고 활력을 되찾을 수 있는 방안을 서둘러 찾아야 한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