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가계대출 10조원 늘었다…주담대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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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2분기 가계대출 10조원 늘었다…주담대 급증 가계대출 잔액 1749조원…금융당국, 가계부채 확산세 촉각

기사입력2023-08-23 00:0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2분기 들어 가계대출이 10조원 넘게 늘었다. 가계대출이 급격히 증가하자 금융당국도 상황을 주시하며 은행권에 가계대출 관리를 주문하고 나섰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2023년 2/4분기 가계신용’에 따르면, 2분기 가계대출 잔액은 1748.9조원으로 1분기말에 비해 10.1조원이 증가했다.

분기별 가계대출 변화액을 보면, 지난해부터 올해 1분기까지 가계대출은 지난해 2분기를 제외하고 계속해서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해 1분기 0.8조원 감소한 가계대출은 2분기 들어 0.8조원 증가했지만, 3분기에 다시 0.3조원 감소한 뒤 4분기에는 7조원으로 감소폭이 더 커졌다. 올해 1분기에는 11조원이 줄어들면서 가계대출이 크게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2분기 들어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2분기들어 가계대출이 10조원 늘어났다. 주택담보대출의 증가가 가장 큰 원인이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원인은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의 증가에 있다.

예금은행의 경우 2분기 가계대출이 4조원 늘었는데, 기타대출이 줄어든 반면 주택담보대출은 5.8조원 가량 증가했다.

보험사와 증권사 등이 포함된 기타금융기관은 주택담보대출이 10.4조원이나 늘었고, 기타대출 역시 함께 증가해 전체 가계대출이 1분기보다 12.6조원 가량 뛰어올랐다.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은 주택담보대출과 기타대출이 모두 줄어들면서 2분기 가계대출이 6.5조원 줄어들었다. 상호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 새마을 금고 등이 속해 있다. 하지만 1분기 9.7조원 감소한 것에 비하면 감소폭이 줄었다.

이처럼 금융기관의 유형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전체 가계대출 상승세는 주택담보대출 급증에서 비롯됐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금융당국, 가계부채 확산세에 촉각=가계부채를 방치해둘 수 없는 이유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찾아볼 수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촉발한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는 결국 가계부채 관리 부실이 금융불안정으로 확산된 사례였다.

최근의 가계부채 확대가 당장 금융기관에 위협이 될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가 중론이다. 한국은행의 ‘장기구조적 관점에서 본 가계부채 증가의 원인과 영향 및 연착륙 방안’ 보고서는, “가계부채로 인해 금융불안정이 확대될 위험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하지만 가계부채 문제를 방치해서도 안된다. 보고서는 해외의 실증분석 연구를 근거로, “가계부채가 GDP의 50~80%를 초과할 경우 가계부채가 누적될수록 경제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런데 지난해 4분기 기준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05.0%까지 치솟았다. 가계부채가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섰다는 의미다.

지난해 한국은행이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 이후 주춤하던 가계부채가 2분기 들어 급등세로 전환하면서, 금융당국도 추이를 예의주시하기 시작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7일 17개 시중은행 은행장과 간담회를 개최한 자리에서, 최근 증가세가 빨라지고 있는 가계대출이 급격히 확대되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관리할 것을 주문했다. 일선 영업현장에서 DSR 등 현행 대출규제 및 여신심사절차 등이 제대로 준수되는지 철저히 점검·관리하고, 가계대출 증가 규모·속도가 은행의 여신정책, 리스크관리정책 등에 부합하는 범위 이내로 유지되도록 관리할 필요성이 있다는 취지였다.

이보다 앞선 지난 10일에는 금융위원회가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은행연합회 등 유관기관과 함께 가계부채 현황 점검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결과, 금융위는 최근 다수 은행들이 출시한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등이 DSR 규제 등을 우회하는 수단으로 활용되는 측면이 없는지를 중점 점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일정 연령 이상이면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을 이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나이 제한의 도입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한은이 가계부채 문제를 이유로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하는 등 강도 높은 대응에 나서기에는 경기침체 우려가 부담이다. 결국 금융당국의 금융기관에 대한 관리감독이 가계부채 급증세에 제동을 걸 유일한 수단일 가능성이 높다. 만일 관리감독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면, 가계부채와 경기침체 사이에서 어느 한쪽도 포기하기 힘든 선택의 기로에 몰리게 될 전망이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