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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사설
재난지원금 환수…세수부족에 소상공인 잡나
나라살림 부담 떠넘겨선 안돼…소득감소·소비위축 소상공인에 가혹
- 기사입력2023-08-26 00:0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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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코로나19 유행 초기에 지급한 재난지원금을 환수하기로 했다. 전대미문의 세수부족으로 나라살림이 위기인데, 그 부담을 소상공인에게 떠넘기겠다는 발상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게다가 지금은 실질소득 감소에 따른 소비위축이 나타나고 있는 시기다. 소비위축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을 소상공인들에게 재난지원금 환수는 가혹한 조치다.이영 중기부 장관은 지난 22일 국회 상임위에서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지급했던 재난지원금, 환수계획이 있다고 보도됐는데 맞느냐”는 더불어민주당 박영순 의원의 질의에 맞다고 답했다.이영 장관은 시기상으로 지금이 적절하냐는 질의에도, “상임위에서 (환수가) 늦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여러 차례 저희 부처에 하신 걸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대상은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2020년 9월 지급한 새희망자금과, 2021년 1월 지급한 버팀목자금이라고 했다. 두 재난지원금 모두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지급됐다. 그런데, 과세자료가 없거나 부족한 간이사업자나 영세사업자에게도 긴급하게 지원이 이뤄진 바 있다.이영 장관은 “그때 공고문에다가 사후에 환수할 수 있다라는 조항을 넣자는 협의가 됐다”고 재난지원금의 환수 근거를 들었다. 또, “그 시기와 방식, 예를 들면 분할 상환할 것이냐 이런 부분을 어떻게 할 것인지는 지금 협의중에 있다”면서, 3분기 안에는 가시적인 결과를 내놓겠다고 말했다.정부부처가 과거의 보조금이 적절히 지급됐는지 과정을 살피고 결과를 평가하는 것은 이해가 가지만, 2020년에 지급한 재난지원금을 지금 와서 환수하겠다고 나선 데에는 의문이 든다. 코로나19 유행은 개인이 피할 수 없는 사회 전체의 재난이었다. 게다가 기간도 장시간 이어졌고, 일시적이고 가시적인 충격 여부는 물론 직간접적이고 폭넓은 피해가 발생한 사안이다.새희망자금 지급시기는 지금으로부터 3년 전인데, 지금까지 사후정산과 회수가 이뤄지지 않은 이유도 명백히 있다. 이영 장관 스스로 “코로나 기간이 좀 길었고 계속 경기상황이 안 좋아서 사실 차일피일 미룬 바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 정부 탓만 할 수도 없는 것이,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게 벌써 1년이 훌쩍 넘었다.이영 장관의 말처럼 코로나19 유행이 잦아든 이후에 물가급등과 실질소득 감소, 소비위축이 이어지면서 소상공인들이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에 시달렸다. 이런 와중에 재난지원금을 환수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정부의 도리가 아니다.문제는 지금도 상황이 달라진 바가 없다는 데 있다. 당장 24일 통계청이 발표한 2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만 봐도, 2분기 가계 월소득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8% 감소했다. 여기에 물가를 고려한 실질소득은 3.9%나 감소해, 가계 살림살이가 어려워졌다는 사실이 확인된다. 처분가능소득은 2.8% 줄었고, 가계수지 흑자액은 13.8%나 감소했다.이러다보니 소비지출은 2.7% 증가했는데, 물가를 고려한 실질 소비지출은 오히려 0.5% 감소했다. 소비량을 줄였음에도 물가가 치솟아 지출액은 더 증가했다는 의미다. 가계가 소비를 줄이면 제일 먼저 타격을 입는건 소상공인이다.이렇게 어려운 시기에 재난지원금 환수가 거론된 배경 중 하나가 어려운 나라살림이란 짐작이 든다. 실제로 올해 6월까지 정부의 총수입은 지난해보다 38조원이 줄었고, 기금수지 등을 제외한 나라의 관리재정수지는 83조원 적자를 기록 중이다. 물론 정부가 세수부족을 재난지원금 환수의 직접적인 이유로 든 적은 없다. 재난지원금 환수를 지금 시점에서 강행할 이유가 나라살림 위기 때문은 아니길 바란다. 소상공인에게 나라살림 위기의 부담을 떠넘겨서는 안 된다는 점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지금까지 환수를 미뤄온 이유, 이영 장관 스스로 말한 이유 대부분이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따라서 지금이 코로나19 재난지원금을 환수하는데 적합한 시기가 아니란 결론을 명확히 도출할 수 있다. 정부는 재난지원금 환수 논의를 즉각 중단하고, 오히려 소비위축과 경기침체에 따른 소상공인들의 고통을 줄여줄 대책을 마련할 때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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