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PF 리스크 증대”에도 기준금리는 동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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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부동산PF 리스크 증대”에도 기준금리는 동결 통화당국, “금융안정 유의”에도 “통화긴축 기조 충분히 장기간 지속”

기사입력2024-01-11 14:0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한국은행 기준금리 추이

<자료=한국은행 웹사이트>

“주택가격은 수도권과 지방 모두에서 하락 전환했으며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과 관련한 리스크는 증대됐다.”

11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시까지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현 수준(3.50%)에서 유지해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결정에 대한 설명자료에서, 부동산PF 리스크가 증대됐다는 언급이 등장했다. 개별 기업을 거론한 것은 아니지만, 통화당국이 최근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한데 따른 여파에 주목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금통위는 부동산PF 리스크 확대뿐만 아니라 가계대출이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주택관련 대출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실제로 은행 가계대출은 고금리 정책이 시작된 2022년 들어 1년 전에 비해 2.6조원 감소했으나, 고금리 정책이 이어진 2023년에 오히려 37조원이 증가했다. 특히 2023년 주택담보대출은 1년만에 51.6조원이 늘어나, 기타대출(14.5조원↓)의 감소를 크게 웃돌았다.

이와 함께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동결하는 결정에 대해 “앞으로 성장세를 점검하면서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해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동산PF가 금융기관의 건전성을 해칠 가능성을 기준금리 결정에 반영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하지만 당장 금리를 인하한 것은 아니다. 향후 금리인하를 시작할 시점을 시사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긴축기조를 유지한다는 메시지를 동시에 내놓았다. 물가대응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금리를 올리지도 내리지도 않으면서 고금리를 유지하는 결정이 지난해 2월 이후 11개월 연속으로 이어졋다.

“물가 여전히 높은 수준…현재의 긴축기조 유지”

금통위는 “국내경제는 성장세가 개선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물가상승률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전망의 불확실성도 큰 상황인 만큼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통화긴축 기조를 충분히 장기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충분히 장시간”이란 표현을 통해, 단시일 내에 기준금리를 인하하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또, “인플레이션 둔화 흐름, 금융안정과 성장 측면의 리스크, 가계부채 증가 추이, 주요국의 통화정책 운용 및 지정학적 리스크의 전개양상을 면밀히 점검해 나갈 것”이라며, 기준금리의 결정요인을 열거했다.

부동산PF 리스크 증대에도 불구하고, 긴축기조를 유지하기로 한 가장 큰 이유는 역시 물가상승률이다.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석유류 가격의 하락 지속 등으로 12월중 3.2%로 낮아진 바 있다. 근원인플레이션율(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과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율도 각각 2.8%와 3.2%로 둔화됐다.

하지만 물가 안정세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란 관측이다. 금통위는 “앞으로 국내 물가는 둔화 흐름을 지속하겠지만 누적된 비용압력의 파급영향 등으로 둔화 속도는 완만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당분간 3% 내외에서 등락하다가 점차 낮아질 것으로 보이며, 연간 상승률은 지난 11월 전망치(2.6%)에 대체로 부합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향후 물가경로에는 국제유가 및 농산물가격 움직임, 국내외 경기 흐름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세계경제에 대해서는 “주요국의 통화긴축 기조 지속 등의 영향으로 성장과 인플레이션의 둔화 흐름이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다만 “주요국의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며 목표수준으로 안정되기까지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앞으로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국제유가 및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흐름, 주요국의 통화정책 운용 및 파급효과, 지정학적 리스크의 전개양상 등에 영향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경제에 대해서는 “소비와 건설투자의 회복세가 더디겠지만 수출 증가세가 지속되면서 개선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2024년 성장률은 “지난 11월 전망치(2.1%)에 대체로 부합할 것”으로 봤다. 향후 성장경로에 대해서는 “국내외 통화긴축 기조 지속의 파급영향, IT경기의 개선 정도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