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중국발 우회수출 제재…한국 피해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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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시장 ㅣ 아메리카 미국의 중국발 우회수출 제재…한국 피해 우려 무협 “베트남·멕시코 진출기업, 중간재 원산지 유의해야”

기사입력2024-05-08 00:0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중국이 미국의 제재를 피해 베트남·멕시코 등지를 경유한 우회수출을 늘리자, 미국이 이에 대해 제재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 기업들의 피해도 우려되고 있다.

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중국의 대미국 우회수출 추이 분석’ 보고서는, “지난 4월17일 바이든 대통령은 미 무역대표부(USTR)에 중 철강기업의 멕시코 경유 대미국 수출을 제재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을 지시한 바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베트남·멕시코 진출 우리 기업이 미국 수출 시 피해를 입지 않기 위해서는 중국 우회수출 규제 가능성이 높은 품목이나 산업을 사전에 파악하고, 중간재 사용 시 원산지에 유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구체적으로는 “베트남·멕시코를 통해 중국이 미국으로 수출 시 미 세관의 원산지 적용기준 및 검사방식, 미국 정부에서 각 산업보호를 위해 추진하는 정책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필요”가 있으며, “베트남과 멕시코에 소재한 우리 기업이 생산공정에 수입 원자재·중간재를 투입하는 경우, 해당 상품의 원산지와 미국 수입기준 충족 여부를 면밀히 확인할 필요”도 있다고 했다.

미중분쟁 이후, 베트남·멕시코의 대중수입·대미수출 ↑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미중 분쟁이 시작된 이후 미국의 수입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21.9%에서 2023년 14.1%까지 빠르게 감소했다.

그러나 중국은 제재 이후 제3국을 통해 미국으로 우회수출을 지속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미국의 대중 관세 부과 이후, 베트남·멕시코의 대중국 수입과 대미국 수출이 동시에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이 중국의 우회수출에 대한 규제를 한층 더 강화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특히 베트남과 멕시코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사진=이미지투데이>

베트남의 대중국 수입비중은 2017년 27.5%에서 2021년 33.2%로 늘었고, 멕시코 역시 같은 기간 17.6%에서 20.0%로 증가했다. 또 미국의 대베트남 수입비중은 2015년 1.7%에서 2023년 3.8%로, 대멕시코 수입비중은 같은 기간 12.9%에서 15.2%로 늘었다.

중국 기업이 미국으로의 수출이 용이한 베트남과 멕시코로 적극 진출하는 모습도 포착되고 잇다. 보고서는 베트남의 경우 “저렴한 인건비를 활용할 수 있는 섬유·의복, 전자부품 생산·조립 등 노동집약적 산업”에서 중국 기업이 다수 진출해 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으로 의류는 베트남의 기존 주력 수출품목이기 때문에, 세계 최대 면화 수출국인 중국이 진출하기에 유리한 환경이다. 게다가 베트남은 미국의 FTA 미체결국 중 미국으로 전기전자제품을 가장 많이 수출한 국가기도 하다.

멕시코에도 중국 기업이 “USMCA·IRA 등 북미 지역내 생산 시 제공하는 인센티브 수혜를 위해 자동차 기업을 중심으로 다수 진출”해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은 멕시코·캐나다와 무역협정(USMCA)을 체결해 역내 자동차에 낮은 관세를 적용 중이며,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해 북미 내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에 한해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또 중국의 중장비, 태양광 패널, 가전 등 기계 및 전기전자 기업도 멕시코에 제조기지를 건설한 상황이다.

“베트남·멕시코 진출 기업, 업종별 대비 필요하다”

보고서는 “미국이 중국의 우회수출에 대한 규제를 한층 더 강화할 가능성이 있어, 중국의 우회수출 추이를 산업별로 분석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 “베트남·멕시코에 진출한 우리 기업의 대미 수출 피해를 사전에 예방하고 중국산 제품을 대체해 수혜가 가능하도록 업종별로 대비”할 것을 제언했다.

자동차와 자동차부품의 경우, 미국 내 완성차 기업과 멕시코 소재 우리 부품 기업간 투명하고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이 중요하다고 했다. 전기차와 배터리 등 차세대 부품은 물론, 일반 자동차 부품도 중국산 이외 제품으로 대체하며 공급망을 다변화할 필요성도 제기했다.

철강의 경우 올해 미 대선까지 여러 철강산업 보호정책이 시행될 가능성이 높다며, “우리 기업은 미국 역내 기업과 경쟁하기보다는 지분인수, 제휴 등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현지화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아울러, 중장비·가전(멕시코)이나 전자부품·광학기기(베트남) 등은 제조 생태계를 고려해 최적의 지역별 생산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으며, 건설장비·항공기부품·고압케이블·변압기 등 미국의 수요가 증가하는 분야에서 적극적인 연구개발을 추진해 미국 시장에서 중국산 대비 입지를 강화하고 시장점유율을 높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