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새출발기금 채무조정 신청액 11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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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소상공인 소상공인 새출발기금 채무조정 신청액 11조 ↑ 올해만 4조원 급증…충격 줄일 사회안전망 확대 시급

기사입력2024-06-06 00:0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채무를 조정하는 ‘새출발기금’의 채무조정 신청액이 11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5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와 신용회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022년 10월 출범한 새출발기금의 올해 5월말 기준 누계 신청인원은 6만8256명, 채무액은 11조524억원을 기록했다. 신청인원은 4월말(6만3782명)에 비해 한달만에 5000명 가까이 늘었고, 채무액 역시 한달전(10조3143억원)보다 8000억원 가량 증가하며 처음으로 11조원을 넘어선 것이다.

새출발기금은 대상 채권을 매입하거나, 금융기관에 금리인하를 중개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전체 새출발기금 채무조정 신청 채무자 중 매입형 채무조정은 올해 5월말 기준으로 2만436명이 약정을 체결했다. 이들의 채무원금은 1조7259억원 규모다. 평균 원금감면율은 약 70% 수준이다. 중개형 채무조정은 5월말 기준 2만305명이며, 채무액은 1조2509억원 규모다. 평균 이자율 인하폭은 약 4.5%p에 달했다.

채무조정 신청이 늘어난 1차적인 원인은 대상자 확대에 있다. 하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내수부진에 따른 경영위기에 내몰린 소상공인들의 처지에서 찾을 수 있다.

코로나19 피해지원에서 모든 소상공인 부실차주로 대상 확대

새출발기금이 처음 출범했을 당시 지원대상은 코로나 피해를 입었으며, 부실차주 또는 부실우려차주에 해당하는 개인사업자 또는 법인 소상공인이었다. 재난지원금 또는 손실보상금을 수령한 경우, 만기연장·상환유예 적용을 받은 경우 등 코로나 피해사실이 객관적으로 입증된 채무자를 대상으로 했다.

대상 채무에도 제한이 있었다. 새출발기금 협약 금융회사가 보유한 채무자의 모든 대출이 가능했지만, 코로나 피해와 무관하거나 채무조정이 어려운 대출의 경우 채무조정 지원에서 제외됐다. 한도는 담보 10억원과 무담보 5억원 등 총 채무액 15억원까지였다.

새출발기금은 당초 코로나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출범했으나, 2024년부터 대상을 확대했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하지만 정부는 2024년 들어 새출발기금의 채무조정 대상에서 코로나로 인한 피해라는 요건을 폐지하기로 했다.

올해 2월1일부터는, 2020년 4월부터 2023년 11월 사이 사업을 영위한 부실차주 또는 부실우려차주에 해당하는 개인사업자 또는 법인 소상공인이면 누구나 새출발기금의 채무조정을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지원내용이나 한도 등은 기존과 동일하게 적용한다.

기준 확대 이후 새출발기금 채무조정 신청인원은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월부터 4월 사이에는 월평균 4690명이 채무조정을 신청했고, 5월에도 이같은 추이가 이어졌다. 지난해까지의 월평균 신청인원(3107명)보다 약 51% 증가했다.

채무액 역시 크게 증가했다. 2023년 12월말 기준으로 채무조정 신청액은 7조4117억원 규모였다. 올해 5월 들어 11조원을 넘어섰으니, 불과 5개월여만에 4조원 가량이 급증한 것이다.

취약차주 가파른 증가세…충격을 줄일 사회안전망 확대 시급

이처럼 소상공인들의 채무조정이 급증한 것은 자영업자 대출 자체도 증가했고, 연체율도 크게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말 펴낸 금융안정보고서에 실린 ‘최근 자영업자 대출 동향 및 연체현황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말 자영업자 대출잔액은 1052조원을 넘어섰다. 자영업자 대출 중 개인사업자대출과 가계대출은 각각 696.7조원과 355.9조원으로 나타났다.

2023년 들어 자영업자 대출 증가세가 둔화됐지만, 연체율은 상승세가 이어졌다. 보고서는 가계부채DB를 통해 추정한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이 2023년 3분기말 현재 1.24%로, 2022년말(0.69%)보다 0.55%p 상승했다고 밝혔다. 2022년 2분기말(0.51%) 이후 업황 부진 및 이자상환부담 증대 등으로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의 상승세가 이어진 것이다.

다만 보고서는 “연체율 수준은 여전히 코로나19 이전 장기평균(1.70%, 2012년 1분기~2019년 4분기)을 하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기관이 보고한 실제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은 전 금융권 기준 1.29%를 기록했다. 전체 자영업자 대출 중 연체차주들이 보유한 대출 비중은 2023년 3분기말 현재 2.47%로, 2022년말(1.35%) 보다 1.13%p 상승했다.

최근들어 향후 경기전망도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데다 고금리와 고물가, 경기침체의 충격이 단시일 내에 끝날 조짐도 보이지 않아, 당분간 소상공인들의 새출발기금 등 채무조정 신청 행렬은 상당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엿보이고 있다. 새출발기금 이외에 소상공인들의 충격을 줄일 사회안전망 확대가 시급한 시점이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