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형 소비” 전망까지…경기부양 추경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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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사설 “불황형 소비” 전망까지…경기부양 추경 시급 각계가 재정정책 역할 강조하는 이유 있다

기사입력2025-01-09 00:0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경기 사이클이 하강하는 상황에서 취약계층 지원과 민생안정을 위한 시의적절하고 충분한 재정정책의 역할은 중요하다고 판단된다.”(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

“환율이 1500원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고, 이로 인해 가뜩이나 고물가로 신음하는 소상공인들은 이번 대책이 경기보강과 민생 신속지원을 축으로 민생경제 회복의 신호탄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소상공인연합회)

지난 2일 정부가 발표한 2025년 경제정책방향에 대한 경제계의 반응에서, 경기부진과 민생회복이란 키워드가 공통적으로 드러난다. 새해 들어 경기가 계속해서 부진할 것이란 우려가 크다보니, 정부의 재정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엿보인다.

경기부진에 대한 우려는 새해 유통시장에 대한 분석에서도 나타난다. 불황형 소비가 새해의 트렌드가 될 것이란 분석까지 나온 것이다. 7일 대한상의가 펴낸 ‘2025 유통산업 백서’는 소비시장 키워드를 5가지 제시했는데, 그 중 하나가 가격중시 소비트렌드다. 미국에서 초저가 슈퍼마켓 등이 성행하고, 한국 역시 생필품 중심의 할인행사가 크게 늘어난 사실을 들며, 저렴한 상품과 생필품 위주의 소비가 늘고 비식품 소비는 줄이는 “불황형 소비”가 강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물가부담에 심리까지 얼어붙어 소비자들이 허리띠를 졸라매는 경기부진이 기업에 좋을 리 만무하다. 소비가 회복될 때까지 기업들마저 투자나 고용을 뒤로 미뤘다가는 경기침체의 악순환이 발생할 수도 있다. 수요부진의 영향을 줄이기 위해 정부가 재정정책으로 수요를 견인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국민들도 추경을 통해 정부가 적극적인 재정정책으로 경기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가 12월 하순 전국 만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민생안정과 복지확대를 위한 추경 편성에 대해 57%가 찬성한다고 답했다. 반대(20%)보다 찬성이 2배 이상 많았다.

복지확대를 위한 정부의 적극 재정 정책에 대해서도 찬성이 49%로 반대(25%)를 웃돌았다. 민생안정을 위한 적극적인 재정정책에 대한 공감대를 폭넓게 확인할 수 있다.

추경 편성이 필요한 이유 중에 소비위축만 주목해서도 안된다. 지난 2024년 12월 ‘비상계엄 사태 이후 금융‧경제 영향 평가’ 보고서에서 한국은행은 “추경 등 주요 경제정책을 조속히 여야가 합의해서 추진함으로써 대외에 우리 경제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는 모습을 가급적 빨리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추경은 통상 연말연초 부진한 소비를 정부가 재정정책으로 뒷받침하는 것이 목적인데, 한은은 대외 신인도에 초점을 두고 설명했다. 환율이 급등하고 대외신인도가 악화된 상황을 만회하기 위해서라도, 추경을 통해 적극적인 경기대응에 나설 필요가 있다.

이처럼 경제계부터 국민들까지 각계의 공감대가 형성됐으니, 정부는 경기회복과 민생지원에 재정정책을 적극 활용하기 위해 추가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추경예산 편성을 비롯해, 소비활성화와 복지정책까지 손댈 곳이 많다. 특단의 대책 마련을 위해 정부와 국회가 조속히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정부가 소극적인 대응으로 일관하기에는 경제상황이 극도로 엄중하다는 점에 유념해야 한다. 가계와 기업은 오늘도 경기부진의 찬바람에 떨고 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