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위메프 미정산 대금 “3배 이상 커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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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티몬·위메프 미정산 대금 “3배 이상 커질 것” 1조원대 추산…정부 유동성 공급 5600억원으론 부족할 가능성

기사입력2024-08-03 00:0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티몬·위메프의 미정산 금액이 1조원 이상이 될 것이란 추산이 나왔다. 정부의 5600억원대 유동성 공급 계획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어서, 지원이 부족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일 김범석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열린 위메프·티몬 사태 관련 관계부처 TF 회의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에서 파악한 위메프·티몬의 판매대금 미정산 규모는 지난 7월말 기준으로 2745억원이다. 지난 7월 25일 기준으로 2134억원이 잠정집계됐으나 한주 사이 규모가 크게 늘었다.

문제는 미정산대금이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란 점이다. 정부는 “정산기일이 다가오는 6~7월 거래분까지 포함하면 미정산 규모는 3배 이상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대금정산 기일은 통상 서비스·재화 판매일로부터 약 50~60일 후이기 때문에, 현재 미정산 금액은 사실상 5월까지의 거래만 반영됐다고 본 것이다. 정부 예상대로라면 미정산 금액 규모가 1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정부는 티몬과 위메프의 6~7월 거래분까지 포함하면 미정산 규모가 3배 이상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 데이터분석기업은 이 기간 티몬과 위메피의 카드결제 금액이 1조20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기도 했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정부 예상 역시 실제 피해규모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다. 2일 데이터분석기업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가 신용카드 결제데이터 표본을 토대로 추정한 결과에 따르면, 티몬과 위메프의 지난 6월과 7월 카드결제 금액 추정치는 총 1조1967억원에 달했다. 두 회사의 카드결제 금액 추정치는 올해 1월부터 3월 사이 5600~5700억원대였으나, 4월(6049억원)과 5월(6138억원)에는 6000억원대를 기록했고 6월에는 6588억원까치 치솟았다. 7월에는 카드결제가 정지된 23일까지의 추정치가 5378억원 규모였다.

7월에는 하루평균 카드결제 금액이 더윽 늘어났을 것이란 추정도 내놓았다. 7월 1일부터 12일까지는 ‘위메프데이’ 행사가 있었고, 같은 달 14일까지는 티몬이 ‘몬스터메가세일’을 진행했기 때문이다. 7월 6일에는 두 회사의 하루 카드결제금액이 897억원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이전부터 판매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났던 두 회사의 정산지연이 대외적으로 공공연히 알려진 것도 바로 이 시점 직후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는 이것이 카드결제에 대한 추정치이기 때문에 “실제 미지급된 대금은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계좌 입금, 휴대폰 소액결제, 상품권 등등의 결제방식을 택한 경우까지 파악하려면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게다가 6월 이후부터는 그 이전과 달리 사실상 전체 결제대금이 미정산될 가능성이 높다. 티몬과 위메프에 입점한 판매자들의 피해규모가 정부 추정치보다 크게 높을 것이란 예상이 나오는 이유다.

정부 지원은 5600억원대 유동성 공급인데

정부의 유동성 공급 대책은 총 5600억원 규모다. 먼저 정책금융기관인 중진공과 소진공에서 2000억원 규모의 긴급경영안정자금을 지원한다. 정산지연액이나 일정 대출한도 내에서 저금리로 대출을 해줄 계획이다. 또 신보와 기은의 협약을 통해 우대금리와 보증을 제공하는 형식으로 미정산 피해기업에 3000억원 규모의 대출도 지원한다. 이와 별도로 여행사 등 관광사업자의 대출 총 600억원에 대해 이자도 지원한다.

이는 5월 현재 미정산 금액보다는 큰 규모지만, 정부가 추정한 6~7월 미정산대금에 턱없이 못미치는 수준이다. 티몬과 위메프의 미정산으로 피해를 입은 중소기업들을 위한 추가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기존의 대출에 대한 지원책 역시 미진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피해기업 대상으로 기존 대출·보증에 대해 최대 1년 만기연장 및 상환유예를 지원할 계획이다. 특히 선정산대출 취급은행(SC, 국민, 신한)에 대해서는 선정산대출에 대해 연체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출 만기연장 지원을 요청하기로 했다.

하지만 조국혁신당 신장식 국회의원은 티몬월드 미정산 사태 관련 디지털가전 피해업체와 긴급 현장간담회를 가진 뒤 “정부 대책은 최대 1년 만기 연장 및 상환유예 지원 요청에 머물고 있다. 판매자들은 대금을 못 받은 상태에서 추가 이자를 지불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며 “선정산 대출에 대한 이자는 즉각 유예해야 하며 대출만기 연장기한을 대폭 확대하고, 장기저리 또는 장기무이자로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만기연장 결정이 난 선정산대출에 대해서도, 이미 채권추심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들며 “연체에 따른 채권 추심이 이뤄진다면 경제적 압박은 물론 영업활동을 지속하기 어렵다. 정부는 은행권과 협의해 연체에 따른 추심이 진행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