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커머스 확장에 맞서 유통생태계 보호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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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산업뉴스 C-커머스 확장에 맞서 유통생태계 보호책 필요 제품 안정성 확보할 인증제도 등 국내 소비자 보호는 필수

기사입력2024-08-09 11:38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국내에서 중국 직구플랫폼의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국내 중소유통업 및 제조기업이 어려움에 직면해 있는데, 이에 대응하기 위해 소비자를 보호하고 국내기업 역차별을 해소하기 위한 제도 개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또 국내 소상공인 판매자 및 중소 제조사의 역량을 강화하고, 해외판매 증대를 위한 역직구 플랫폼 역량을 강화하도록 지원하는 등 종합적인 대응전략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연승 단국대학교 교수는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이 최근 개최한 ‘중국 유통플랫폼 급성장에 따른 국내 중소기업의 대응전략’ 심포지엄에서 이를 제안했다. 정 교수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네이버, 쿠팡, 신세계그룹 등이 속한 선두그룹과 롯데온, 11번가, 카카오, 티몬, 위메프 등의 추격그룹 그리고 마켓컬리, 무신사, 인터파크 등의 전문그룹으로 나뉘어 경쟁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최근에는 C-커머스 플랫폼인 알리, 테무, 쉬인 등이 진입해 국내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전세계 전자상거래 절반 이상 점유 ‘C-커머스’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은 전세계 전자상거래 8800조원 시장의 절반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시장규모는 1700조원으로 중국 크로스보더 이커머스는 전체 시장의 20%를 차지하고 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한국경제인협회가 지난 6월 발표한 최근 5년간(2018~2023년) 글로벌 이커머스 시장현황 분석에 따르면, 글로벌 온라인 유통산업 규모는 2018년 2조9280억 달러에서 2023년 5조7840억 달러로 연평균 14.6%성장했는데, 중국의 빅3 온라인 유통사업자인 알리, 테무, 징동은 같은 기간 연평균 41% 성장하며 글로벌시장에서 중국 유통사업자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1월 기준 국내 온라인 유통 월간 사용자수 227만명으로 4위였던 중국 알리익스프레스는 올해 5월 830만명으로 2위를 기록했으며, 지난해 1월 순위에 없었던 중국 테무는 올해 5월 797만명으로 4위를 기록했다. 틱톡샵과 쉬인 등이 국내에 본격 상륙하면 중국 4대 온라인 쇼핑업체인 ‘알테쉬톡’ 사용자수가 4000만명 수준이 되면서 온라인 쇼핑시장의 지각변동이 나타날 전망이다.

C-커머스 진출로 국내 중소유통업·제조업 위기

중국 직구플랫폼이 국내에 정착하면서 국내 산업에도 적지 않은 파장을 미치고 있다. 쿠팡,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패션 플랫폼 등 저가 상품을 함께 취급하는 플랫폼들이 타격을 입었으며, 유사한 품목을 판매하는 한국 판매자 및 구매대행업자와 중소 제조업에도 위협이 되고 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중국 직구플랫폼 판매품목 중 의류·패션 비중이 가장 높아 향후 국내 의류·패션 수입업체 또는 온라인 패션 플랫폼과 이러한 제품을 생산하는 국내 제조업체들의 어려움이 예상된다. 실제 최근 지그재그와 브랜디는 판매량 감소를 경험하고 있다.

향후 중국 직구플랫폼이 PB브랜드를 자체 개발해 특정 카테고리를 공략하며 시장점유율을 확대할 가능성도 높다. 중국 상무부는 ‘알테쉬’로 대표되는 C-커머스의 해외 물류창고 건설을 촉진해 수출을 확대한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중국 직구플랫폼은 한국 브랜드와 판매자 입점을 확대하고 신선식품 등 카테고리도 확장하고 있다.

소비자 보호, 역차별 해소…제도 개선 필요하다

정 교수는 소비자를 보호하고, 국내기업 역차별을 해소하기 위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어린이 제품, 인체에 유해하거나 화재 등 사고 위험이 높은 생활·전기용품 등이 직구를 통해 안전인증 없이 국내로 반입되고 있고, 또 가품·불량품 유통, 반품·환불 미비 등 피해가 증가하고 있음에도 중국 이커머스는 피해구제에 소극적인데 제재수단마저도 미흡해 소비자 피해가 커진다는 것이다.

올해 4월 대한상공회의소 조사결과를 보면, 해외플랫폼 이용자 중 80.9%는 피해를 경험했다. 또 해외 직구제품의 낮은 생산원가, 소액 물품에 대한 관·부가세 면제 등으로 국내유통 소상공인과 제조업체 경쟁력도 위축되고 있다.

정 교수는 국가별 인증마크 상호인정 제도를 통해 중국 직구의 안전성을 확보하고, 국내 산업계를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직구상품에 대해 중국의 강제인증마크(CCC) 획득을 의무화 하고, KC인증과 상호인증 연계를 통해 품질을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 소상공인과 판매자(셀러) 및 중소 제조사의 역량 강화도 필요한 과제로 제시했다. 또한 소상공인과 중소제조사의 해외판로를 다양화하고, 소상공인 전용 통관체계를 구축하며, 인증비용을 지원하는 것도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정 교수는 유통업체, 제조업체, 물류업체 뿐만 아니라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까지 유통생태계는 모두를 고려한 예측과 판단이 필요하다며, 정부는 중소플랫폼, 중소제조업, 소상공인·판매자 모두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정책방향을 제시하고 환경을 조성할 것을 주문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