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 기업 61% “중국발 저가공세에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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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산업뉴스 이차전지 기업 61% “중국발 저가공세에 영향” 단가하락·거래감소에 국내 제조기업 ‘위기감’

기사입력2024-08-06 13:47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이차전지 기업 10곳 중 6곳 이상이 중국기업들의 저가 밀어내기 공세에 피해를 입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가 6일 발표한 ‘중국산 저가 공세가 국내 제조업에 미치는 영향’ 자료에 따르면, 전국 제조기업 2228개사 대상 조사에서 응답기업의 27.6%가 중국제품의 저가 수출로 인해 실제 매출·수주 등에 영향이 있다고 답했다. 현재까지는 영향이 없으나 향후 피해가능성이 있다며, 우려를 나타낸 기업도 42.1%에 달했다.

중국기업의 저가공세에 따른 피해는 국내 내수시장보다 해외 수출시장에서 더 많이 발생하고 있었다. 수출기업의 37.6%가 실적에 영향이 있다고 답해, 내수기업(24.7%)을 크게 웃돌았다. 반면 내수기업 중 32.5%는 향후 피해 영향이 적거나 없을 것이라고 답해, 수출기업(22.6%)보다 영향을 적게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업종별로 보면, 전기차 수요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배터리 기업들이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경영 실적에 영향이 있다고 응답한 기업은 이차전지(61.5%)가 압도적인 비중을 보였다.

이 밖에 섬유·의류(46.4%), 화장품(40.6%), 철강금속(35.2%), 전기장비(32.3%) 등도 전체 평균(27.6%)보다 높았다.

반면 자동차(22.3%)를 비롯해 의료정밀(21.4%), 제약·바이오(18.2%), 비금속광물(16.5%), 식음료(10.7%) 등은 피해 영향이 상대적으로 낮은 업종인 것으로 조사됐다.

단가하락부터 거래감소까지…피해 다양

저가공세로 인해 우리 기업들이 겪고 있는 피해는 판매단가 하락과 내수시장 거래 감소가 가장 많았다. 이미 실적에 영향이 있거나 향후 피해가능성 있다는 기업을 대상으로 피해 유형을 조사(복수응답)한 결과, 판매단가 하락이란 응답이 52.4%에 달했다. 또 내수시장 거래 감소(46.2%)도 많았다.

이차전지 기업 10곳 중 6곳 이상이 중국기업들의 저가 밀어내기 공세에 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든 업종 중 가장 비중이 높았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이밖에도 해외 수출시장 판매 감소(23.2%), 중국시장으로의 수출 감소(13.7%), 실적부진으로 사업 축소 및 중단(10.1%) 등의 피해도 발생했다.

중국의 저가공세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에 대한 질문(복수응답)에는 고부가 제품 개발 등 품질향상(46.9%)이란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서 제품 다변화 등 시장저변 확대(32.4%), 신규 수출시장 개척 및 공략(25.1%), 인건비 등 비용절감(21.0%), 현지생산 등 가격경쟁력 확보(16.1%) 등의 순이었다. 대응전략이 없다는 기업도 14.2%가 있었다.

최근 5년간 중국 경쟁기업과의 기술력 및 품질경쟁력 차이를 묻는 질문에서는 우위에 있으나 기술격차가 축소됐다는 응답이 47.3%로, 계속 우위에 있다(26.2%)는 평가를 크게 웃돌았다. 비슷한 수준까지 추격당했다(22.5%)는 경우까지 합치면 중국과의 기술격차는 이미 근소하다는 인식이 대세를 이루고 있었다.

기술력에서 우위에 있는 기업들도 중국의 기술 추격에 대한 우려가 매우 컸다. 현재 중국기업보다 기술력이 우위에 있거나 비슷한 수준이라고 응답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향후 중국기업의 추월시점 전망을 물어본 결과, 4~5년 이내라고 응답한 기업이 39.5%로 가장 많았고, 2~3년 이내를 꼽은 기업이 28.7%로 그 뒤를 이었다. 1년 이내라고 응답한 기업까지 합하면 응답기업의 73.3%가 5년 이내에 중국기업이 기술력에서도 앞설 것으로 예상했다.

문제는 이같은 중국의 저가공세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우려된다는 점이다. 중국기업들이 과잉생산된 재고를 해외에 저가로 수출하며 처분하기 시작하면서 중국의 완제품 재고율은 1.68%(2023년 11월)까지 떨어진 바 있다. 하지만 대한상의는 중국이 좀처럼 경기 둔화세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최근 완제품 재고율이 4.67%(24년 6월)로 상승했다고 짚었다.

우리 기업들은 중국의 저가공세 장기화에 대응하기 위해 필요한 지원정책으로 국내산업 보호조치 강구(37.4%)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서 연구개발(R&D) 지원 확대(25.1%), 신규시장 개척 지원(15.9%), 무역금융 지원 확대(12.5%), FTA 활용 지원(6.3%) 등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우리기업이 해외수입품에 대해 신청한 반덤핑 제소 건수가 통상 연간 5~8건인데 비해 올해는 상반기에만 6건이 신청됐다”며, “글로벌 통상 분쟁이 갈수록 확대되는 상황에서 정부의 대응기조도 달라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