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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강도 센 물류업계…로봇으로 혁신 꿈꾼다
입·출고부터 배송까지 스마트 물류…SCM 페어 2024
- 기사입력2024-09-13 11:30
김범규 기자 (bgk7@junggi.co.kr)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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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면서 최근 물류센터 대부분이 대도심이 아닌, 변두리나 외곽으로 빠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가뜩이나 물류업무는 노동강도가 세다는 인식이 있는데, 출퇴근에 대한 부담감까지 맞물려 사람을 구하기가 힘든 것이 현실입니다.”자율주행로봇 전문기업 트위니(TWINNY) 홍보실 강우성 매니저가 중기이코노미와의 인터뷰에서, 인력을 유지·고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물류업계의 현실을 얘기하며 로봇 솔루션이 시급한 이유를 설명했다. 집값과 인건비의 상승은 기업에 부담을 주기 마련이고, 높은 노동 강도와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업무 환경은 근로자가 회사를 선택하는 데 장애요소가 되곤 한다.
트위니의 오더피킹 자율주행 물류 로봇 시스템을 적용한 물류창고 전경 ©중기이코노미지난 4일부터 6일까지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SCM 페어(유통·물류 공급망관리 산업전)에는 물류업계와 창고업종이 겪고 있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신기술들이 대거 선보였다. 특히 작은 아이디어 하나로 혁신을 도모해 근로자와 기업 양측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솔루션들이 눈길을 끌었다.물류 로봇…구조 변경 없이 즉시 도입 가능하고, 가격까지 저렴대형 물류센터든 좁은 창고든 공통으로 고민하는 부분은 적재적소에 물건을 구분해 쌓고, 나르고, 옮기는 일이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쿠팡 같은 대형 물류센터의 역할이 중요해지면서 물류업계에서는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기술에 주목하고 있다.로봇솔루션을 개발·공급하는 트위니는 물류센터 같은 넓고 복잡한 환경에서 물건을 나르는 오더피킹 업무를 위한 자율주행 물류 로봇을 들고나왔다.이 기업의 강우성 매니저는 “3D 라이다 센서 기반의 자기 위치 추정 기술이 강점으로, 마커와 같은 별도의 인프라 없이 목적지를 원활하게 찾아갈 수 있다”며, “기존의 인프라 기반 로봇의 경우 인프라를 훼손하면 전체 시스템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이 제품은 그럴 가능성이 없고, 기존의 창구 구조변경 없이 즉시 도입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즉, 인프라 초기 설치비용이 필요하지 않은 데다, 적재물이나 움직이는 사람 등 환경의 변화에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어 장애물을 알아서 회피해 목적지까지 잘 찾아간다. 특히 이 로봇은 물류창고에서 일하는 근로자의 업무 강도를 낮추는 데 큰 도움을 준다. 주문품을 일일이 찾아다니는 수고를 할 필요가 없고, 로봇 내 디스플레이를 통해 상품명과 수량을 알려주기 때문에 업무 속도뿐만 아니라 작업 정확성도 높아졌기 때문이다.
트위니의 오더피킹 자율주행 물류 로봇 ©중기이코노미
강우성 매니저가 오더피킹 자율주행 물류 로봇에 물건을 담기 위해 바코드를 찍고 있다. ©중기이코노미강 매니저는 “이전에는 직원이 직접 고객이 주문한 물건을 담기 위해 종이 지시서를 보면서 손수레, 카트 등을 끌고 담아야만 했다. 만약 잘못 담았을 경우에는 해당 구역으로 다시 찾아가 되돌려놔야만 했다”며, “로봇 시스템을 도입하면 WMS(Warehouse Management System, 창고관리시스템)에 들어온 주문에 따라 로봇이 알아서 물건이 있는 위치로 간다. 그러면 각 구역의 담당자가 로봇의 바코드 리더기로 물건을 찍기만 하면 된다”고 강조했다.작년 5월에 출시한 오더피킹 로봇은 용마로지스, 한익스프레스, 커버로지스 등 국내 8개 물류센터와 130 수주계약을 체결했다. 강 매니저에 따르면, 제품 하나의 피킹 시간이 20초에서 11초로 단축되고, 차수당 평균 27분이 기존보다 감축되는 등 기존 대비 피킹 시간이 45% 이상 절감하는 효과를 얻었다.그는 “대당 4000만원대로 부담이 될 수 있는 가격이지만, 렌탈제로 제품 사용의 문턱을 낮췄다”며, “올 연말부터 북미시장 진출도 본격화할 계획”이라고 했다.좁은 창고에 특화한 로봇도 관람객의 관심을 받았다.레인보우로보틱스(RAINBOW ROBOTICS) 기업부설연구소 한건 연구원은 중기이코노미에 “오래된 제조 현장이나 좁은 통로, 레이아웃 변경이 힘든 장소에서 물류 이동과 자재 수급 등에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며, “100kg까지 안전하게 물건을 옮길 수 있어 건설 현장에서도 활용성이 높다”고 지난 달에 출시된 새 모델에 대해 소개했다.이족 보행 로봇과 협동 로봇으로 이름을 알린 레인보우로보틱스는 로봇에 들어가는 부품부터 모터까지 자체 기술로 만들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이 높다. 최근에는 기존 협동 로봇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사람처럼 팔이 두 개인 모바일 로봇을 선보이기도 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좁은 창고에 특화한 로봇을 선뵀다. ©중기이코노미
안다미로 조두용 팀장이 창고 자동화 관리 시스템을 설명하고 있다. ©중기이코노미기본 4m, 8m 크기의 철판으로 이뤄진 판금을 다루는 공장에서는 물건을 옮기고, 나르는 과정에서 인력 사고가 많이 일어나곤 했다. 즉, 안전성, 공간의 효율성, 재고관리 투명성 등을 위해 자동화 관리는 필수인 셈이다. 이에 메카인더스트리의 시스템은 버튼만 누르면 10m 이상의 높이까지 올라가 패널을 올려주고, 내려주는 작업을 해준다.메카인더스트리 시스템을 들고나온 안다미로 조두용 팀장은 중기이코노미에 “철로 만들어진 판금은 용접 과정을 통해 다양한 장비들로 변신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판금을 보관하고, 꺼내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이어 “기존에는 사람들이 직접 판금을 꺼내서 장비 위에 올려놓고, 납품까지 다 진행했다. 그러다 보니 창고에 쌓인 수만개의 철판 중에서 특정한 철판을 빼내기 위해 밑에서부터 하나하나 다 꺼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고, 이에 따라 위험성이 뒤따랐지만, 자동화 시스템을 통해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택배·트럭 기사의 안전과 건강까지 책임지는 시스템·서비스하루에도 수십번씩 트럭을 오르락내리락하며 짐을 쌓고, 꺼내고, 날라야 하는 택배기사들은 높은 업무 강도도 문제지만, 무릎이나 척추 등 건강에 직접적인 위해가 가해지기도 한다. 이에 ‘화물칸에는 화물만 들어가자’를 모토로 화물차 자동 상·하차 시스템을 선보여 운송업계와 택배업계 등의 주목을 받은 업체가 있다.
스피드 플로어 윤성용 선임연구원이 화물차 자동 상·하차 시스템으로 짐을 싣기 위해 버튼을 누르고 있다. ©중기이코노미스피드 플로어(SPEED FLOOR) 연구개발팀 윤성용 선임연구원은 “적재함 하단부에 컨베이어벨트를 설치해 적재한 화물을 밀고, 당기며 상·하차할 수 있는 장치를 개발했다”며, “창업한 지 2년밖에 안 됐는데, 이 기술로 2022년 해양수산부에서, 2024년에는 국토교통부에서 물류 신기술 우수 제품으로 선정됐다”고 중기이코노미에 소개했다.현재 1톤과 25톤 화물에 활용되고 있고, 올해에는 2.5톤과 3.5톤 차량에 적합한 시스템을 개발해 양산 전 박람회에 처음 들고나왔다고 한다.윤 연구원은 “택배기사의 과로사가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실제로 택배기사들은 하루에 200~300번씩 물건을 나르기 위해 수십번씩 트럭을 뛰어내린다. 이는 63빌딩 높이까지 걸어 올라가고 뛰어 내려가는 충격에 버금간다”며, “고객 중 한 분은 나이가 30대 중반밖에 되지 않았는데 연골이 다 나가고, 허리가 아파서 통증 주사를 맞아가며 일했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 시스템을 적용한 후 3~4개월 후부터는 병원비가 나가지 않는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뿌듯해했다.
맵퍼스 김세웅 부장이 아틀란 트럭을 소개하고 있다. ©중기이코노미도로 위 화물차 기사를 위한 서비스도 있다. 전자지도와 GIS 솔루션으로 유명한 맵퍼스는 화물차주를 위한 아틀란 트럭(ATLAN TRUCK)을 선뵀다.맵퍼스 김세웅 부장은 중기이코노미에 “화물차를 위한 제한 속성들을 피해 갈 수 있는 서비스”라며, “중량, 높이 제한, 시간대별 통행 제한 등 도로 위의 모든 속성을 회피할 수 있도록 경로를 제공해 주고, 고속도로 심야 할인율, 입구까지 정확히 안내 경로를 설정해 주는 등 실제로 트럭기사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준다”고 했다.특히, 물류회사나 화물차 기사들이 요구하는 개념들도 추가했는데 최저가 주유소, 화장실, 편의점에 대한 정보 등이 대표적이다. 이뿐만 아니라 차량 배차를 해주고, 그 결과를 아틀란 트럭 계정의 사용자에게 공유해 실제 운행까지 이어지도록 하는 솔루션도 개발했다.김 부장은 “1톤이나 2.5톤 등의 차들은 도로 위에서 큰 제약을 받지 않지만, 5톤 이상의 대형차들은 이런 부분들이 실제 손해로 이어져 화주에게도 가중이 되기도 한다”며, “이런 부분 때문에 물류회사부터 개인 트럭기사까지 사용하고 있고, 실제 만족감도 크다”고 전했다. 중기이코노미 김범규 기자<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