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비 못한 중소기업 위해 ESG 기본법 제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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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지금 중기에선 “대비 못한 중소기업 위해 ESG 기본법 제정을” 국제사회 법률로 규범화되고 있는 ESG 경영 지원·진흥 목적

기사입력2024-10-14 12:0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국제사회에서 법률로 규범화되고 있는 ESG.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 위협요인이 되고 있는데, 이에 대응하기 위해 ESG 경영 지원과 진흥을 목적으로 하는 ESG 기본법을 제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고문현 숭실대학교 교수는 국민의힘 임이자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송기헌 의원이 지난 11일 주최한 ‘한국ITS학회&한국ESG학회 국회 정책세미나’에서 ‘ESG 기본법 제정 방안’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기업 등의 지속가능경영 지원을 위한 환경·사회·거버넌스 ESG 기본법(안)’(ESG 기본법) 제정을 제안했다.

“국내 대기업의 경우 ESG 경영과 관련된 글로벌 규제에 대비하는 준비가 어느정도 돼 있지만, 중소 및 중견기업의 경우 체계적인 대비가 미흡한 상황”이라며, “중소 및 중견기업을 포함해 다양한 경제적, 사회적 주체들이 ESG를 내재화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국가정책의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소·중견기업의 부담 현실화=올해 4월 EU기업지속가능성 실사지침(Corporate Sustainability Due Diligence Directive, EU CSDDD) 최종안이 EU의회를 통과해 올해 7월25일 발효됨에 따라 EU 수출 대기업은 물론 궁극적으로 모든 한국 기업에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 교수는 비록 이 최종안이 EU내의 중소기업 부담을 줄이기 위해 기존안 보다 다소 완화된 측면이 있으나, EU CSDDD가 시행되면 결국 대기업의 공급망 파트너인 중소·중견기업의 책임 부담도 가시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2022년 기준 한국의 명목 국민총소득(GNI) 대비 수출입 비율은 100.5%에 달해, 2020년 기준 미국 31.4%, 일본 37.5%, 프랑스 66.1% 등과 비교해 경제의 대외의존도가 아주 높으므로, 글로벌 공급망 실사규제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지 못하면 수출기반 한국경제에 큰 걸림돌이 될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대비는 여전히 평균 이하 수준=그러나 EU CSDDD에 대한 전체 기업의 인식수준은 2022년 조사를 실시한 이래로 올해까지도 평균 이하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대응 수준 또한 평균 이하 수준을 보이고 있다.

올해 7월 한국중견기업연합회, (사)한국강소기업협회, (사)벤처기업협회 소속 104개사를 대상으로 중소·중견기업의 실사대응 현황을 설문조사한 결과, 원청기업의 58%, 협력사의 61%가 본사의 EU CSDDD 대상기업 여부를 모르고 있으며, EU 수출기업이라고 응답한 49개사 중에서도 30개사(61%)가 EU CSDDD 적용 대상 여부를 모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 기업의 9% 만이 EU CSDDD 내용에 대한 교육을 받은 상황을 고려하면, EU CSDDD 적용 대상 여부를 확인하고 대비할 수 있도록 관련 내용에 대한 교육 및 홍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또 대상 기업의 50% 내외가 EU CSDDD에 대한 내용 및 준비사항 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으며, 협력업체에 대한 실사를 실시한 기업은 4%에 불과했고 실사 시행계획이 있는 기업 역시 14%에 불과했다.

◇정책 방향 담은 기본법 제정을=고 교수는 중소기업 및 중견기업의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한 ESG 경영지원은 중복 및 누락 등의 현상이 이뤄져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으므로, 기본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했다.

지난 21대 국회에서는 조해진 전 국민의힘 의원, 정태호 의원, 더불어민주당 이원욱 의원 등이 ESG 기본법을 발의한 바 있다. 22대 국회에서는 지난 10월2일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소속 44명의 국회의원이 ‘국회 ESG 포럼’을 발족하고 ESG 기본법 제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ESG 기본법 제정과 관련해, 유관부처 및 유관단체는 법률로 규율하는 것이 부적절하고 새로운 규제와 부담으로 인식될 우려가 있다. 따라서 ESG 기본법의 본질은 국내 기업의 국제 경쟁력 강화에 있는 만큼 국내 기업의 ESG 경영 지원과 진흥을 목적으로 한 법률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고 교수는 ESG 확산을 위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기업, 시민, 언론, 교육기관 등 모든 주체들의 동반 노력과 실천이 필요하며, 글로벌 ESG 트렌드의 벤치마킹뿐만 아니라 개도국 대상 ESG 확산을 주도하는 방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