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세관 원산지 사후검증 요구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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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시장 ㅣ FTA 미국 세관 원산지 사후검증 요구 늘어난다 실제 제조자 발급서류여야 통과…위반시 협정세율 취소

기사입력2015-03-25 14:00

채송화 기자 (songhwa0123@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한국무역협회는 지난 23일 ‘한미 FTA 발효 3년 평가와 대응 전략세미나’를 개최했다. ©중기이코노미

한미 FTA 관세혜택을 받길 원한다면 원산지증명서는 물론 원산지 증빙서류까지 제대로 챙겨야 한다. 특히 다단계의 제조공정을 거치는 품목의 경우에는 실제 제조자가 발급한 국내 제조확인서가 있어야 원산지 사후검증을 통과할 수 있다.

한국무역협회가 23일 개최한 ‘한미 FTA 발효 3년 평가와 대응 전략세미나’에서 FTA무역종합지원센터 신승원 관세사는 “2013년까지만 해도 미국 세관으로부터 원산지 사후검증을 요구받아 FTA 무역종합지원센터를 찾아온 기업이 하나도 없었지만 지난해 1월~10월까지는 13개 기업이 찾아왔다”고 밝혔다. 그는 또 “지난해 미국이 한국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매년 4000건에 대해 사후검증을 하겠다고 밝혔다”며 “한미 FTA 발효 이후 우리나라 일부 품목의 미국 수출이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올해부터 미국의 FTA 원산지 사후검증 요구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섬유산업·다단계 제조 품목 ‘제조확인서’ 중요해

원산지 관련 전문인력이나 전담부서를 갖추는 것이 버거운 중소기업에게는 원산지 증빙서류를 요건에 맞게 발급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을 수 있다. 한미 FTA의 경우 원산지증명서를 기업이 스스로 작성하고 발급하는 자율발급 방식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에 중소기업의 어려움이 더 크다. 하지만 원산지증명서를 발급하는 과정에서부터 원산지 증빙서류를 꼼꼼하게 챙겨 둬야 사후검증에 쫓기지 않을 수 있다.

한미 FTA 원산지 사후검증 주요 위반내용

<자료=한미 FTA 발효 3년 평가와 대응전략 세미나 자료집> ©중기이코노미

특히 섬유산업 또는 다단계의 제조공정을 거치는 품목군의 경우에는 실제 제조자가 발급한 국내 제조확인서를 반드시 갖고 있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국내 제조확인서는 수출품의 생산에 사용된 재료를 직접 생산한 (1차)생산자 또는 공급자가 제품에 사용한 재료가 국내에서 제조된 것임을 확인해 (2차)생산자 또는 수출자에게 제출하는 서류다.

신 관세사는 “국내 제조확인서를 발급한 자가 에이전트가 돼선 안 된다. 실제 제조를 하지 않고 단순히 물품을 취급한 에이전트가 원산지확인서 또는 제조확인서를 발급한 경우에는 원산지 증명 위반에 해당한다. 해당서류의 증명 주체로서의 요건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다단계 제조공정을 거치는 품목은 실제 제조자가 발급한 서류와 입증자료를 반드시 보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부분 중소기업은 이러한 절차를 제대로 알지 못해 피해를 보는 경우가 발생한다. 실제 제조자가 발급한 제조확인서인지 확인하지 않고 전달받은 그대로 제출해, 적용받았던 협정세율이 취소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밖에 역외산 물품을 혼재하거나 인증 품목 이외의 품목에 대한 협정세율을 적용하는 행위, HS코드가 변경되지 않는 역외산 원재료를 사용한 행위 등의 위반사례가 있을 수 있다. 제3국에 소재하는 당사자가 원산지증명서를 발행하거나 원산지확인서나 제조이력을 보관하지 않을 경우 역시 위반으로 간주된다.

원산지 검증 필요자료 입증기간 30일내 보내야

한미 FTA 원산지 사후검증 절차

*CBP:미국 세관 <자료=한미 FTA 발효 3년 평가와 대응전략 세미나 자료집> ©중기이코노미

원산지 사후검증에서 위반으로 판정된 기업은 적용받았던 협정세율이 취소된다. 대신 기본세율로 다시 산정해 차액을 납부해야 한다.

이같은 피해를 피하기 위해서는 수입자로부터 수령한 ‘정보제공 요청서(CBP Form 28)’에서 요구하는 자료를 정해진 기간내에 제출해야 한다. 미국 세관(이하 CBP, U.S Customs and Border Protection)이 발급하는 정보제공 요청서는 원산지 검증에 필요한 자료를 요청하는 내용을 담은 서류다. 일반적으로 ▲Bills of Materials(원재료 목록) ▲Cost data(원가 자료)▲Production and manufacturing records(생산·제조 관련 기록자료) 등의 자료를 요구한다. 다만 물품에 따라 더 자세한 자료나 샘플을 요청하는 경우도 있다.

CBP가 수입자에게 정보제공 요청서를 송부하면, 수입자는 이를 수출자에게 송부하게 된다. 수출자는 정보제공 요청서에 기재된 ‘Date of Request(자료 요청일)’를 기준으로 30일 이내에 정보제공 요청서에서 요청하는 서류를 모두 보내야 하기 때문에 자칫하면 이 기간을 경과해 검증 기회를 놓칠 수 있다. 제출할 자료가 많아 30일 기한을 지키기 힘들 것으로 판단되는 기업은 기간 연장을 신청하는 등 발빠르게 대처해야 한다.

신 관세사는 “국내의 자동차 부품 수출업체가 수입자로부터 정보제공 요청서를 받았는데 30일 이내에 조치를 취하지 않아 협정세율이 취소됐던 사례가 있다. 한미 FTA의 경우 수입자가 수출자에게 정보제공 요청서를 통해 자료를 요청하면, 수출자는 수입자 또는 CBP에 해당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수입자에게 제출한 경우에는 수입자가 CBP에게 자료를 전달하고, CBP는 이를 검토해 결과를 통지한다”고 설명했다.

기업이 정보제공 요청서에서 요청한 자료를 기한 내에 제출하면 CBP는 해당 자료를 검토해 원산지의 적정성을 확인, 결과 통지서(CBP Form 29)를 통해 그 결과를 알려준다. 이때 CBP는 예비결정 또는 최종결정을 내리게 된다. 예비결정 통지를 받은 기업의 경우에는 통지를 받고 20일 이내에 추가로 소명자료를 제출해 재검토를 받을 수 있다. 재검토에서도 원산지 불충족 판정을 받은 기업이라도 결과에 대한 이의 신청을 할 수 있다. 신 관세사에 따르면 이의신청 횟수 및 기간은 아직까지 규정되지 않았다.

신 관세사는 “원산지 사후검증에서 필요한 원산지 결정기준 충족 여부를 소명하기 위해서는 기업 내에서 원산지 관리대장 등을 통해 자료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좋다”며 “정보제공 요청서를 받았다고 해서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FTA 무역종합지원센터나 지역별 FTA 활용센터 등을 활용해 자세한 설명을 듣고 정해진 기간 내에 자료를 제출하면 된다”고 덧붙였다.